나에게 스마트폰은 참 재미있고 멋진 기기이다. 그 전에는 스마트폰없이 어떻게 생활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일을 도와주고 의지하게 되었다. 삼성의 옴니아 까지의 핸드폰은 PDA에 가깝기 때문에, 내가 처음으로 사용한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폰인 LG 옵티머스Q가 되겠다.
이젠 두번째 스마트폰인 옵티머스2x를 사용하게 되었고 그동안 정들었던 옵티머스Q를 깨끗하게 수리하여 며칠전 아내에게 줬다. 그동안 내가 스마트폰 가지고 뭔가를 하는 것을 보며 한심하듯 바라보던 아내가 옵티머스Q를 사용하면서 몇가지 변화가 생겼다.
■ 좋은 변화, 잔소리가 적어졌다.
주말이든 언제든 집에 있으면 내게 무엇인가를 말한다. 나한테 말하는 것이지 혼자말인지 애매한 것이 많고 귀찮은 주문도 많다. 원래 여자 사람은 그러니하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스마트폰을 갖게 되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스마트폰 들여다보고 있는 시간이 늘어서인지 잔소리가 많이 줄었다.
드라마를 보다가, 뉴스를 보다가, 책을 보다가, 심지어는 전화통화를 하다가도 옹알이하듯 잔소리하던 아내였는데 어쩜 그렇게 잔소리가 줄어들 수 있는 지 신기할 따름이다.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보니 신기한 모양이다. 아무튼 이전보다 편하긴한데.. 며칠이나 갈 지..
월요일이 두려운 회사원의 일요일밤처럼 불안하다. -_-;;
■ IT기기인 스마트폰에 대해 궁금해하다.
내 아내는 IT기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TV를 삶의 일부라 생각하고 사는 아내지만 TV 리모콘은 채널과 음량 버튼 외에는 누르지 않는다. 몰라도 된다는 것이지. 그런 아내가 스마트폰에 대해 궁금하다고 여러가지 질문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벨소리는 어떻게 추가해? 어플로 깔면 돼? ^^
타이머는 없네? 이것도 어플이 있어? ^^
영어사전은 어딨어? 이것도 무료야? ^^
타이머는 없네? 이것도 어플이 있어? ^^
영어사전은 어딨어? 이것도 무료야? ^^
벨소리 어플을 다운받아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타이머가 있는 훌륭한 어플을 설치하고 사용법을 알려주고, 옵티머스Q에 기본 설치되어 있는 사전 기능을 알려주고...
자꾸 질문하는 것이 미안한 지 겸손한 자세로 묻는다. 이것도 변한 것 중 하나네^^ 조금 무기력해보였던 아내의 생활에 스마트폰이란 기기가 들어오면서 궁금한 것도 생기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려는 모습이 무엇보다도 좋아 보인다.
■ 밥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다...
아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좋아진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다보니 이전에도 변변치 않았던 밥상이 더욱 좋지 않아졌다. 오늘도 점심을 먹자고 하니까 아내가 하는 말, '일요일인데 점심도 먹어? 그냥 뒹굴거리다 저녁이나 먹자~ ^^' 으이구..
기기에 관심조차 없던 아내에게도 스마트폰은 재미있는 기기인가 보다. 밥 한끼 안먹어도 어떻게 되지는 않으니까 부디 스마트폰에 대해 좀 더 흥미를 가졌으면 좋겠다.
■ 아내와 새로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변화!
달력에 적어 두었던 가족의 생일이나 제사 등의 일정을 모두 스마트폰으로 옮기고 있다. PC로 구글에 접속해서 하면 편하다고 말해도 스마트폰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하나 하나 입력하는 아내를 보면서 기특한 생각마저 든다.
집안일하는 것도 귀찮아 대충하고, TV 보면서 뒹굴뒹굴하는 아내를 보면서 왠지 아까운 세월을 그냥 보내는 것 같아 안타까웠는데 스마트폰으로 뭔가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새롭기도 하고 흐믓하다. 아직 스마트폰을 사용한 지 며칠 되지 않아서 모든 것이 신기하겠지만 곧 궁금한 것도 없어질 것이다. 그래도 새로운 어플을 알려주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생겼다는 것!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화가 가능해졌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쁘다. 글 제목을 '엄청난 변화'라고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