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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국회' 처음 언급? 빅데이터 분석으로 본 웃픈 정치

명섭이 2019. 5. 7. 04:24

'동물국회'를 바라보는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고민은?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 및 야3당의 행동을 날치기라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얼마 만에 본 광경인지 이 장면이 이젠 낯설고 치가 떨린다.

이런 장면을 모든 언론은 '동물 국회'라 한다. 아무 생각없는 동물들이 몸으로 싸우는 장면을 빗대어 말하는 것이다.

일견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듣는 동물은 얼마나 기분이 나쁠까! 그리고 동물들은 생존이라는 명분을 위해서 싸우지, 덩치인들처럼 자기 세력 집결을 위해서 싸우지는 않는다. (특히 배부르면 잘 안싸우는데 자유한국당은...)

 

이번 국회 몸싸움은 오래전 일이 아련하게 떠오르기도 한다. 2008년 12월 18일 특정 집단에 유리한 내용을 담은 한미 FTA를 통과시키려던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은 국회 회의실 문을 잠갔고, 민주당은 국회에 들어가려고 문을 부수는 등 몸싸움이 격렬했다.

그 때는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기 때문이고, 이번에는 토론 참여를 거부하다가 민주당 및 야3당이 상정하려니 물리력을 행사한 것이다. 어찌보면 자유한국당이 예나 지금이나 문제의 시작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이 때의 난투극을 보면서 '동물국회' 라는 말을 많이들 했을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그렇지는 않다. 그럼 언제부터 동물국회라는 말이 만들어졌을까?

봄마루 빅데이터 서비스 에스트리(www.s-tree.co.kr) 분석을 통해 알아보았다.


 

'동물국회' 언급의 시작

실제 동물의 국회를 언급한 번역 글

2004년 1월부터 뉴스,블로그,지식인 채널의 글을 살펴보니 정확하게 '동물국회'라고 언급한 글은 2007년 8월 21일  모 블로그의 번역문에서 '동물국회'가 등장한다.(바로가기) 하지만, 지금의 동물국회와는 의미가 다르다.

 

백무현 화백의 서울경제신문 만평에서의 '동물국회' 언급

2008년 7월 2일 서울경제신문에 실린 백무현 화백의 만평에서도 '동물국회'가 언급된다.(바로가기) 이 또한 지금의 '동물국회' 의미와는 다르게 사용되었다.

 

임현진 교수의 내일신문 기고 기사, '동물국회' 언급

2008년 12월 24일 임현진 서울대 교수의 내일신문 기고 기사에서 비로소 지금의 의미와  같은 '동물국회'가 언급된다. 

'요즘 국회의원들의 식물원과 동물원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제 18대 국회를 두고 나온 얘기다. 정기국회를 연지 ㅣ석달 가까이 식물국회로 머물더니, 가까스로 예산안 처리를 마치고 동물국회로 바뀌는 모습을 빗댄...'

동물국회 언급 추이 분석

한미FTA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력 행사를 빗대어 말한 것이다. 즉 '동물국회'라는 지금의 의미를 갖는 용어는 임현진 교수가 처음 말한 것으로 보인다. 


 

'동물국회'의 역설로 관심 대상이 된 국회선진화법

2011년 11월 22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한미 FTA 비준안을 강행 처리하려하자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터트렸고, 이를 계기로 폭력국회를 막겠다며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주도해 지금의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다.

'동물국회'는 이때 가장 많은 많은 관심을 받았을까? 그러지 않다. 역설적으로 새누리당이 주도해 만든 법을 다시 스스로가 문제가 있다며 개정하다고 주장하던 시기에 상당한 이슈가 되었다.(2016년 1월 동물국회 관련 기사 보기)

이때는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이다. 다수당이었던 새누리당이 원하는 법안 처리가 어려워지자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며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을 통해 무제한 토론 방식인 '필리버스터'가 도입되었고, 직권상정이 가능했던 국회의장의 권한도 축소되었다. 이것은 국회에서 법안을 통화시키지 못하는 식물국회를 만든다는 비판도 있지만 양면이 있어서 쉽게 개정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했던 자유한국당은 스스로 국회 내 폭력사태를 주도해 '동물국회'를 가장 많이 언급하게 만들었고, 국회선진화법으로 처벌 받을 처지가 되고 말았다. 

 

'동물국회' 이슈는 누가 주도할까?

동물국회 채널별 언급 점유율

이번에 조사를 한 뉴스/블로그/지식인 채널의 언급 점유율을 보면 뉴스가 블로그의 2배 가량 많이 다루고 있다. 즉 '동믈국회'는 언론사가 주로 사용하는 단어다.

동물국회가 궁금하다면 지식인에 질문도 많이 등장할 것으로 봣지만 거의 언급이 없다. 국민은 동물국회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던가 아니면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 언론이 '동물국회'라는 단어가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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