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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일상

봄날 오후의 나들이, 개나리꽃과 갈대가 공존하는 봄의 사진

명섭이 2014. 3. 31. 04:01

이미 와 버린 봄날 개나리꽃과 아쉬운 갈대가 공존하는 시간

 

언제부터일까.. 제대로 봄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렇고 벚꽃이 피었는지 개나리꽃이 피었는지 모르게 봄을 지나친다.

문득 고개들어 하늘보다 다 져버린 벚꽃을 보며 아쉬운 마음을 도닥인다. 올해 까지만 이렇게 살자 다짐하며...

올해도 또 그렇게 봄을 맞이하고 있다. 오후에 잠시 외출을 하다 아파트에 피어 있는 벚꽃을 보며 이제 핀 건가? 하고 아이에게 물으니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이미 져 가고 있다고...

 

아이와 함께 아파트 주변을 산책을 하자고 했다.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지도 궁금하고 잠시 여유가 필요한 것도 같아서 카메라 들고 집을 나섰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참 좋은 곳이다. 청계산과 백운호수, 안양천, 관악산이 빙 둘러 위치해 있는 곳이다. 집 바로 옆에는 학의천이 흘러서 조용히 산책하기에도 좋다.

 

학의천 길에는 개나리꽃이 만개해 있다. 그러고보니 이 길에서 개나리꽃을 본 것이 몇년은 된 것 같다. 2007년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사업을 시작할 무렵에 본 것이 마지막인 것 같다. 참 화사하고 예쁘네.

개나리꽃은 이미 파란 싹을 드러내며 지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개나리꽃이 필 때는 푸른 잎이 없어서 더 예쁘고 화사하게 보이고 꽃이 지면서 파란 새 잎이 자라기 시작한다.

 

개울가 옆에 떼를 지어 살고 있는 버들강아지도 겨울 잎을 벗고 새 싹을 틔우려 애를 쓰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솜털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와~ 쑥이다. 어릴 적 시골에서는 쑥이 나면 모두들 덤벼들어 캐고는 했었는데 여기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네. 그 당시 쑥과 달래 등을 캐서 밥도 해 먹고 비벼먹고 했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언덕 위에 그늘진 곳에 자라난 벚꽃나무에는 아직 만개한 벚꽃이 있다.

 

개울가 옆을 걷다보니 물 속에서 무엇인가 불쑥 나왔다 사라지는 것이 보여 가까이가서 보니 물고기들이 숨을 쉬려는 지 벌레를 잡아 먹으려는 지 물 위로 볼록 솟았다 가라 앉고는 한다.

 

이 나무도 버들강아지인가? 아까 보았던 것과는 조금 다른 모양이다. 아니면 좀 더 자란 싹이어서 이렇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한겨울 동안 눈 바람에 시달린 갈대는 몸이 일정하게 휘어져 있다. 이 녀석들도 이제 얼마지 않아 사라지고 이 곳에 봄이 자라나겠지. 그래도 갈대들이 개울가 옆을 지켜줘서 지나는 이들이 바람을 덜 맞았을 것이다.

 

잠깐 산책을 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벌써 해가 빨간 노을을 만들고 있다. 

 

빡빡하게 살아가는 날, 편히 숨쉬기 어려운 날들이 많다. 그렇다보니 계절 바뀌는 것은 '춥다', '덥다' 등 원초적인 감각으로 밖에는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이런 개울이 있어서 보지 못하고 살아 가는 날이 아쉽기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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