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크롬OS를 탑재한 고해상도 터치스크린 노트북 ‘크롬북 픽셀(Chromebook Pixel)’을 공개했다. 12.95인치 디스플레이에 인텔 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메모리 4GB를 탑재했으며, 와이파이 모델은 출시했고 LTE 모델은 4월에 출시한다고 한다.
이름에 픽셀(Pixel)이라는 것을 붙인 이유는 아래 동영상에서도 강조하는 바와 같이 화면의 픽셀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고해상도를 구현했다는 자신감에 근거한다. 239PPI(PPI=인치 당 픽셀 수)의 2560×1700의 고해상도를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니 충분히 그런 말을 할 만하다. 220PPI의 맥북, 264PPI의 뉴 아이패드 등과 견줄만큼 상당하다. 얼마전 공개한 LG 옵티머스G 프로(400PPI)를 비롯한 스마트폰들은 PPI가 더 높은 제품이 여럿 있지만 화면 크기와 근접 이용성이 다르므로 동급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번 제품은 전작에 비해 하드웨어 사양이 무척 높아졌다. 인텔 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메모리 4GB를 탑재했다. 그래서 인지 가격대가 엄청나다. 인텔 1.8GHz 코어 i5 프로세서 제품으로 와이파이를 내장한 32GB SSD 모델 이 1299달러, 버라이즌 LTE에 64GB SSD 모델이 1499달러이다.
기존의 크롬북이 2~400달러대였는데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구글 관계자는 '클라우드를 자주 이용하는 파워 유저용'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 자리 잡지 못한 크롬북이 과연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깊게 드는 대목이다.
아무리 초고해상도를 지원한다고해도 크롬북을 사용하기 위해 습관을 바꿔야 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단지 기존 노트북의 기능 일부를 담은 ‘크롭(crop)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특히 구글 사용자게에 최적화되다보니 국내 사용자 환경(국내에 판매를 할지는 모르겠으나)에는 더더군다나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크롬북 픽셀'에는 크롬북 최초로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8이 터치에 최적화하여 출시하였고 크롬북 또한 같은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앞으로 휴대용 기기 대부분은 터치 스크린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구글 관계자는 크롬OS와 안드로이드OS를 애써 구분하고 있지만 지금 추세로 간다면 두 OS의 경계가 허물어져 가는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쩌면 통합되는 게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3년간 1테라바이트의 구글 드라이브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이것 마저도 국내에서는 업/다운로드 속도 문제로 매우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용량이 아무리 많아도 속도가 느리면 동기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 크롬북 구 모델(좌) vs 크롬북 픽셀(우) >
디자인은 어느 정도 점수를 줄 만하다. 상판 앞 부분의 구글을 암시하는 4색의 띠가 좀 그렇긴하지만 기존 크롬북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직선을 강조했고 아주 깔끔해졌다. 제조사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대만의 중소기업으로 추측하는 글들이 있다.
이런 저런 문제가 있음에도 관심이 가는 구글에서 만드는 노트북이고 OS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여전히 건재하게 인터넷 세상을 지배하고 있고, 안드로이드OS로 모바일로의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고 이젠 국내에서도 충분히 해볼만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런 구글이 새로운 방식을 채택한 노트북을 내놓으니 어찌 무시할 수 있을까. 게다가 애플이 걸어온 길을 가는 듯한 인상까지 주고 있으니 새로운 제품의 발표에는 충분히 호들갑스러울 만 하다. '크롬북 픽셀'이 크롭북인지, 실험용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꾸준히 만들어가고 있다는 자체가 의미있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