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족 여행을 생각하면 겨울 바다 또는 스키장 정도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다. '춥다'라는 것 때문인데 역으로 생각하면 괜찮은 장소가 떠오를 수 있다. 설악산 자락에 위치해 있는 한화 리조트 ‘설악 쏘라노’와 워터피아는 그럴 때 아주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화콘도 설악 쏘라노는 설악산과 속초 바다 가까이에 있어서 워터피아 외에도 여러가지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이다. 겨울이라서 동해안 고속도로도 막히지 않으니 여름 휴가철과 같은 교통혼잡이 없어서 서울에서 3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우리가 가족이 방문한 날짜가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맞게 아름다운 트리와 전구 들로 콘도를 장식하고 있었다. 이런 것들이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것 같다.
콘도에 들어서면 2곳의 식당이 있다. 사진은 내일 아침 식사를 하게 될 '라 갤러리아'다.
우선 짐을 풀고 여행을 시작하려고 방에 들어섰다. 바깥의 매서운 겨울 바람을 맞다가 들어와서 그런지 무척이나 포근해서 짐 만 풀고 나간다는 것이 2시간을 자 버렸다. ㅠㅠ
지난번 이곳에 왔을 때는 방이 2개인 곳에 묶었는데 오늘은 같은 평수에 방이 하나인 객실을 얻었다. 훨씬 넓고 좋다는 생각을 했다. 혹시라다 4인 가족이 여행할 계획이라면 방이 하나인 곳을 추천하고 싶다.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좋아 우리집도 이런 방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화장실에는 비데가 있다. 완전 좋아~~
아이들은 들어오자마자 TV를 켠다. 빨리 나가서 놀아야 하는데 엄마가 자고 있으니 못마땅한 모양이다.^^
조금 후에 가게 될 ‘설악 워터피아’다. 겨울이다보니 실외 시설들의 이용이 어려울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칼바람 부는 겨울에 즐기는 온천이 무척 기대가 된다.
멀리 설악산과 울산 바위가 보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점심식사를 하러 맛집으로 소문난 '88생선구이'에 갔다. 생물 그대로를 굽는 특이한 생선구이 가게이다. 이미 TV에도 여러번 나와서 늦으면 자리가 없단다.
맛나게 식사를 했다. 1인분에 12,000원으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한번 정도는 먹을 만 하다. 그리고, 나중에는 좀 느끼하기도 했다. 혹시라도 생물을 보는 것이 불쾌하게 생각하는 분이라면 이 가게는 자제할 필요가 있겠다. 우리 아이들도 보기가 좀 그렇단다.
식사를 마치고 속초 등대 전망대를 찾았다.
속초 등대 전망대는 높은 곳에서 탁 트인 속초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좋은 장소이다. 하지만 이날은 너무 춥고 바람이 거세서 맨 위에 올라가서는 사진 찍기 조차가 어려웠다. 춥긴 해도 가슴이 뻥 뚤리고 머리가 개운히지는 느낌이 무척 좋았다.
이제 다시 설악 쏘라노로 고고~!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 안에는 '설악 씨네라마'라는 영화 촬영소가 있다.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는 몰랐던 곳이다. 알았으면 당연히 들어갔을 텐데.
이용요금은 한화리조트 투숙객이나 설악 워터피아 이용객은 성인 3,500원, 소인 2,500원이다.
지도를 보니 내부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넓다. 아이들은 들어가자고 하는데 너무 추어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다음에 오면 가자고 약속을 하고 후퇴.
영화 촬영소 옆에는 움막 처럼 생긴 솔내음 쉼터라는 카페가 있다. 차 한잔하며 몸을 녹이려고 들어섰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2,500원이다.
여름에 보았던 설악 쏘라노와 겨울의 느낌은 무척이나 달랐다. 앙상한 나무와 멀리 보이는 눈 쌓인 설악산의 풍경은 곧 신나게 놀게 될 워터피아를 보면서도 차분해진다.
설악 워터피아는 씨네라마 앞에 있다. 아이들이 흥분하기 시작한다. 달팽이처럼 보이는 큰 소용돌이 라는 뜻의 '메일스트롬'의 위세가 당당하다.
워터피아에는 신나게 놀다가 밤의 풍경까지 즐길 생각으로 오후 4시쯤 들어갔다. 매서운 날씨에 워터피아 안에서의 따뜻함이 대조되어 무척이나 야릇한 느낌을 받았다.
야외에 설치되어 있는 온천에 도전~! 수영복 차림으로 문을 열고 나가기가 두려웠지만 온천에 몸을 담그니 기분이 더 좋았다. 머리는 차갑고 몸은 따뜻하고~
밤까지 놀기는 했지만 추워서 야외 풍경은 그리 즐겁게 바라보진 못했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의 설악 쏘라노는 노란 불빛으로 옷을 갈아 입고 있었다.
입구의 '라 갤러리아' 식당 옆에서는 현악합주 를 하고 있었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몸이 노곤해진다.
방에 들어와서 밖을 내다보니 낮에 보았던 그 곳이 이젠 낯선 곳으로 변해 있다. 멀리 보이는 곳이 조금 전 까지 놀았던 설악 워터피아 인데 마치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처럼 느껴진다.
방에 들어와서도 한참 동안을 아이들과 TV도 보고 식사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시간이 늦어서야 잠이 들었다. 다음날은 속초 바다에서 아침 해를 보고 난 후 미리 예약해 둔 스키장으로 이동한다. 노란 세상에 들어선 쏘라노의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아이들의 작게 쌔근 거리는 소리가 마음을 녹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