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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아련한 숨결 ‘미륵리사지’ - 한화 수안보 겨울 여행 본문

여행과 일상

천년의 아련한 숨결 ‘미륵리사지’ - 한화 수안보 겨울 여행

명섭이 2012. 12. 16. 15:51


가을이 끝나가고 겨울이 막 시작될 무렵 한화리조트 수안보 온천의 여행은 마음에 여유를 담고 긴 호흡을 담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한화 수안보 콘도 근처에 여러 관광지가 있어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한화 수안보 콘도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던 ‘하늘재’와 하늘재에 오르는 입구에 있던 ‘미륵리사지’는 차가운 바람과 함께 바라보던 느낌이 지금도 피부에 느껴지는 듯 하다. 쓸쓸함과 고즈넉한 모습이 가족과 함께 있었지만 가슴을 아리는 듯한 기운이 느껴졌다.

 

 

미륵사지 입구에 큰 주차장이 있어서 그 곳에 차를 주차하였다. 안내도를 보니 이곳 수안보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곳을 알 수 있었다. 여러곳을 둘러보거나 등산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아쉽다.

 

주차장 근처에는 관광지다운 가게들이 있었다. 날씨가 좋지 않고 가을이 지나서인지 사람이 별로 없고 대부분의 가게들은 문을 닫았다. 김장을 하는 아주머니와 길가에서 더덕 파는 할머니가 있어서 조금이나마 사람의 온기가 있었다.

 

몇분을 걸으니 '미륵리사지'가 보인다. 이 곳까지 차를 가지고 올 수 있긴 하지만 공간이 넉넉치는 않았다. 여기서 하늘재로 오르는 길이 시작된다.

 

미륵리사지에 들어서자 먼저 보이는 것이 거북 모양의 비석 받침대였다. 정식 명칭은 '충주 미륵리사지 귀부'이며 국내 최대 규모의 거북모양 비석 받침돌이라고 한다. 외모에서 풍기는 깊이가 범상치가 않았다.

 

미륵리 5층 석탑은 아주 오랜 세월을 견디고 거기에 서 있는 듯한 모습이 보는이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이 5층 석탑과 뒤의 석등, 그리고 거대한 석불입상이 북쪽을 항해 나란히 서 있다. 마지 무엇인가를 말하련는 듯, 무엇을 지키려는 듯.

 

5층 석탑 뒤에는 미륵리 석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5층 석탑과 거대한 석불입상을 환한 불빛으로 연결해주려는 듯하다. 설명에는 균형이 잘 잡힌 우수한 작품이라고 되어 있는데 내 눈에는 어쩐지 불안한 모습으로 보인다.

 

가장 깊은 안쪽에 높이 9.8m에 이르는 거대한  석불입상이 서 있다. 불상 3면에는 석굴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져 있으며, 화재로 인해 석굴 대부분에 새겨진 형태를 알아보기 힘드나 미륵 입상의 얼굴 부분은 전혀 손상이 없다. 이 부분이 미스테리하다고 한다.

 

미륵사지 오른쪽에는 절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건물이 있으며 그 사이에 있는 바위가 있다.

 

미륵리사지와 미륵대원터 사이에는 작은 연못이 있고, 이끼 옷을 덮은 나무가 연못을 비추고 있다.

 

미륵대원터는 말 그대로 터 만 남아 있는 곳이다. 이 곳은 하늘재로 넘어 다니던 사람들이 말을 묶어두고 쉬던 원터로써 사찰과 원터의 기능을 함께 하던 중요한 유적이라 한다.

 

미륵리사지는 기나긴 세월동안 수많은 역사를 품고 이 곳에 머무르고 있다. 어쩌면 처음 이 곳에 많은 이들이 지나고 머물던 그 시절이 그대로 정지되어 있는 것일지로 모른다. 겨울이 시작되는 시간에 쓸쓸한 바람 만큼이나 아련하다. 지금 내 머리속에 있는 고민이 대체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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