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츠의 꿈

한 여름에 찾은 내 고향집, 언제나 그리운 보령시 내집. 본문

여행과 일상

한 여름에 찾은 내 고향집, 언제나 그리운 보령시 내집.

명섭이 2012. 8. 7. 12:30


한참을 뛰어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만큼 힘들 때 생각한다. '왜 뛰고 있지?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 이게 지금의 나인 것 같다. 갈망하고 있고 마지막을 그리면서 뛰고 있지만... 이 갈망이 진정 내가 원해서 만들어진 갈망인지, 정말 그 끝이 내가 바라는 끝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거칠어진 숨을 차분히 가라앉히면 내 고향집이 보인다. 온 사방이 산이고, 들에서는 언제나 땀 냄새가 나고, 내가 어릴적 걸어서 학교를 가던 내 고향. 이젠 20년도 넘는 세월을 고향을 떠나 살고 있지만 언제나 그립고 아련한 곳이 보령시의 작은 시골 내 고향이다.

며칠전 여전히 무더운 어느날 아이들과 함께 고향에 갔다. 항상 바쁘게 지내다보니 마음놓고 며칠을 고향에서 쉰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언제나 반겨주시는 부모님이 계시고 내방도 그대로 있는 고향집은 언제나 포근하다.

집에서 내 머리에만 걸리는 거미줄. 부모님은 키가 작으셔서 다니며 거미줄을 치워도 나는 항상 거미줄에 걸린다. 하도 많이 걸리니 대수롭지도 않고 그저 고향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저 거미줄은 도대체어 어떤 나무에 걸쳐져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스파이더맨인가? ㅋㅋ

족히 수십년은 되었을 마당 바닦은 여기저기 금이 가고 이렇게 조그만 풀들이 자라나고 있다. 조금 더 자라면 독한 풀약으로 멸종시키고는 하지만 이런 것이 있으니 고향이겠지. 시멘트 질 좀 해야겠구만.

우리 동네에 제일 흔한 지붕은 빨간색 함석 지붕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부터 항상 지붕은 빨간색이었다. 오늘따라 짙푸른 여름 하늘과 잘 어울린다.

얼마전 들고양이가 우리집에 와서 새끼를 낳았다고 한다. 새끼가 서너마리 되는 것 같고, 어미나 새끼나 아직 사람 손을 타지 않아서 도망을 다닌다. 이렇게 지내다보면 들고양이도 집고양이가 된다. 그러다가 싫으면 또 나가고... 들고 나는 것을 막지 않는 것은 부모님이 그런 것을 구별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대문 앞 처마 밑의 포도가 올해는 많이 달렸다. 딱 지금이 먹기 좋을 때인데... 송이송이 달린 포도알 만큼 내 몸과 내 기억은 아직도 고향에 머물어 있는 듯 하다. 부모님은 자꾸 나이를 먹어가시고 고향은 자꾸만 자연이 되어간다. 오래도록 두고 볼 수 있는 고향이었으면 좋겠는데.. 아마도 내가 자연이 되어야 가능할 것 같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