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어버이날을 맞아 고향인 보령에 다녀왔다. 본가와 처가가 1km 남짓 거리에 있어서 고향에 가면 대부분 양가를 모두 들린다. 매년 어버이날이 되어도 변변한 선물 한번, 용돈 한번 드린 적이 없어서 이번엔 큰 맘먹고 선물도 드리고 함께 식사도 할 생각으로 고향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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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한쪽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튜립이 활짝 피어 있었다. 얼마만에 보는 튜립인지 한참을 바라보았다.
외양간 앞에는 언제나 거미줄이 즐비하다. 소 때문에 파리나 온갖 벌레들이 날아다니기 때문이다. 오늘도 언제 잡혔는지 모르는 벌 한마리가 거미줄에 걸려있다.
시골에서 자랐는데도 창피하게도 꽃 이름을 잘 모른다. 마당 입구에도 많은 꽃이 피어 있다.
이름 모르는 연분홍빛 몽실몽실한 꽃이 탐스럽다.
꿀벌 한마리가 꽃들을 옮겨다니며 분주히 꿀을 모으고 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고추 모종이 자라고 있다. 이 모종이 자라서 고추를 수확할 때 까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실 지 눈앞에 선하다.
비닐하우스 뒤켠에는 멍에(?)가 자라고 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잎이 모두 축 늘어져 있다.
이미 깊어진 봄날이 너무나 따사롭다. 이날 사진을 찍고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사랑방에서 낮잠을 늘어지게 잤다. 나른한 봄날의 오후는 눈을 뜨고 있어도 자는 것 같고 자고 있어서 눈을 뜨고 있는 듯한 나른함이 있다. 오늘은 어쩌면 올해 보는 마지막 봄일 수 있겠다. 봄이 모두 가기 전에 좀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텐데 자꾸만 포근한 봄날이 힘없는 눈꺼풀을 지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