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적 행위의 대표가 블로거? 공정위 대답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표시광고 고시 지침 관련하여 블로거와 담당자 들의 토론할 수 있는 간담회가 열려 참석했다. 해당 간담회는 강기정 의원과 전병헌 의원의 주최로 열렸으며 한국블로거협회가 패널로 참석하여 공정위, 미래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담당자와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정위가 개정하여 발표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 지침(예규 제 155호)'은 온라인 상에 노출되는 광고성 컨텐츠에 정확한 경제적 이해 관계를 밝혀 소비자에게 피해를 가지 않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런 좋은 취지의 지침이 여러 온라인 대상 중에서 유독 블로거에게 칼날을 드리우고 있는 것으로 보여 형평성 문제를 언급되고 있으며 그런 의문을 해소하고자 간담회를 열게 된 것이다.
이날 간담회는 주최자인 강기정 의원과 전병헌 의원, 공정위 김호태 과장, 미래부 정진관 사무관, 블로거 최재영 님이 참석하여 발표를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본 행사를 주관한 강기정 위원실에서 여러 자료를 준비하였고 이날 발표 및 토론에 기초로 사용이 되었다. 흔히 이런 행사는 의원실에서는 형식적으로 주최 및 참석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나 강기정 의원실 및 전병헌 의원실 관계자 분들은 패널로 참석한 블로거 들보다도 해당 사안에 대해 더 많은 이해가 있었다.
또한, 상당한 수준의 자료를 가지고 참석하여 토론 중간에 조금은 언성을 높여서 날카로운 질문까지 하여 패널들을 놀라게 하였다.
시작 시간인 오후 7시가 가까워오자 간담회가 열린 제9간담회 회의실이 가득 차고 뒤의 예비 의자까지 사용해야 만 했다.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평일 밤 시간에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국회의원은 항상 약속이 있는 분들이고, 공무원들은 당연히 퇴근을 해야하니 이렇게 늦은 시간에 간담회를 열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날은 국회의원 분들이 직장에 다니는 블로거들까지 좀 더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퇴근시간 이후로 배려를 해 준 덕분에 오후 7시 간담회라는 흔치 않은 행사를 할 수 있었다.
국회의원 두분을 비롯한 대부분의 발표자 들은 7시 이전에 자리에 앉아 발표 준비를 하였다. 이날 주제의 대상이 되는 공정위 김호태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아무래도 많이 긴장한 듯 웃음기 없는 긴장한 듯한 얼굴로 자리를 지켰다.
<한국블로거협회, 공정거래위원회 표시광고 고시 관련 간담회 - 01, 각 참석자 발표>
행사가 시작되고 간단하게 두 분의 국회의원이 취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 후 곧바로 각 발표자의 발표가 이어졌다. 블로거 대표로 참석한 닉네임 컥군을 사용하는 '최재영'님이 블로거의 입장에서 본 지침에 대한 형평성을 언급하였다.
김호태 과장이 해당 지침의 취지 및 형평성 문제에 대해 반박, 그리고 3년간 지켜보면서 지침을 개정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였다. 이어서 미래부 정진관 사무관은 인터넷 문화 진흥을 위한 인터넷정책과의 입장을 이야기하였다. 또한, 최민식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인터넷 광고 및 저작권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한국블로거협회, 공정거래위원회 표시광고 고시 관련 간담회 - 02, 토론>
각 발표가 끝나고 바로 질문이 이어졌다. 블로그를 규제 대상으로 만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과 언론은 규제하지 않으면서 블로그 만 규제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
이에 공정위 담당자는 블로그 만 규제하려는 지침이 아니라 이터넷 어떤 매체도 해당하는 지침이라는 답변을 하였다. 또한, 먼저 블로그를 규제한 이유는 블로그에 대한 민원이 많아서 였다는 조금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했다.
강기정 의원도 더 막강한 힘과 파급력을 가진 언론은 그냥 두고 힘없는 블로그 만 먼저 손본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면서 공정위 담당자의 답변을 기다렸다.
이렇게 블로거 패널 및 의원 까지 공정위의 표시광고 지침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자 공정위 담당자는 '같은 기준으로 블로그 및 모든 온라인 매체를 규제하고 있다', '언론은 이미 다른 법으로 규제를 잘 하고 있다' 등의 말을 반복하다 심지어 '여력이 없어서 모든 곳을 다 단속할 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두번째 영상 35:00 부터)
'여력이 없어서..'라는 말을 다시 해석하면 지금 가진 적은 힘으로 단속할 수 있는 것은 힘이 없는 블로그 라는 말이 되기도 한다. 이 말이 끝나자 강기정 위원은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고 바로 지적을 하기도 했다.
지역을 살리기 위한 좋은 취지의 홍보 포스트, 계약이 종료된 제품에 대한 자율적인 포스트 등에 대해서도 표시광고 지침에 따라 광고 표시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해다. 이런 면을 보면 본 지침은 여러 변수에 대해 치밀하게 고려하지는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래부 인터넷정책과 정진관 사무관에게 인터넷 발전을 위해 블로거를 위한 진흥에 관련되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해당 사무관은 인터넷은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펴 나가고 있다는 답변으로 블로거 들에게 기대했던 것에 대한 실망을 주기도 했다.(두번째 영상 35:35 부터)
간담회가 마무리되면서 강기정 의원과 전병헌 의원꼐서는 좀 더 면밀히 검토하여 해당 지침이 보편타당한 법이 될 수 있도록 살펴보겠다는 말을 하였다. 전병헌 의원은 간담회 내용 전체를 다시 리뷰하며 공정위 담당자 답변에 대한 지적, 지침에 대한 재 논의 등에 해대 요약을 하고 마무리를 하였다.
끝으로 강기정 의원은 '오늘 포스팅하는 분들은 평창수 협찬했다는 문구를 넣으셔야 한다'는 말로 공정의 지침에 대해 풍자하여 웃픈 미소를 짓게 하였다.
공정위가 바라보는 블로그는 규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정작 온라인 및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힘은 블로그 보다 언론이 훨씬 강하다. 그렇다면 1차로 규제를 하고 있는 블로그가 제대로 정비가 되면 언론은 그것을 보며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어떤 정책이든 넓은 대상을 염두에 두고 첫번째를 단속하는 경우 그것이 모델이 되어 전체에 영향을 미쳐야 하는데 지금 공정위가 손을 대고 있는 '블로그'는 아무리 쳐 봤자 거기서 끝나버릴 가능성이 매우 크고, 언론 등 더 큰 영향력을 가진 전체로는 파급되지 못할 것이므로 블로그럴 먼저 손대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 잘못된 시작이다.
공정위가 이런 점들을 보완할 수 있도록 개선사항을 정리하기 위해 '한국블로거협회'에서는 법률 자문을 포함하여 TF를 구성하려 한다. 또한 이번 간담회를 정리한 후 2차 간담회도 준비하여 진행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