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파격과 섹시 가희·박형식의 재발견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는 미국 중서부에서 강도 행위를 저지르는 갱으로 살았던 '보니 엘리자베스 파커(Bonnie Elizabeth Parker)'와 '클라이드 체스트넛 배로(Clyde Chestnut Barrow)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극은 그들의 짧지만 격정적인 삶을 다이나믹하게 그리고 있다. 이야기 자체가 미국의 우울한 대공항 시절의 실화이다보니 보는 내내 아픔이 있었다.
보니앤클라이드는 BBC아트센터 BBC홀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클라이드 역의 남자 주인공들 '엄기준, 에녹, 장현승, Key, 박형식' 등 매우 핫한 스타여서 더욱 관심이 높다. 물론 공연을 보고 나오면 보니 역의 가희와 오소연 또한 뇌리게 박힐 것이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공연장에 도착해서..
내가 관람한 공연은 보니 역에 '가희', 클라이드 역에 '박형식'이었다. 솔직히 둘 다 아이돌 스타여서 공연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강했다.
또한 A석 초대권을 가지고 가서 무대가 안보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 입장권은 R석으로 주어서 무엇인가 운이 따라 주고 있음을 짐작하고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
주인공들 면면이 상당하다. 특히 오늘 남자 주인공인 '박형식'은 '진짜 사나이'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어서인지 많은 학생들이 관람하러 온 것을 볼 수 있었다.
공연장 입구에는 해당 뮤지컬을 모티브로 한 여러가지의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주인공들의 포스트가 걸린 포토존에는 연신 여러 관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도 한장 찍고 싶었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서 패쓰~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블라인드 형태의 독특한 무대
무대의 구성이 특이했다. 3개의 블라인드 형태로 구성된 무대는 각각 시간적 공간적 변화에 맞춰 바뀌었고, 실화라는 사실을 말하듯 중간 중간 실제 보니와 클라이드의 사진을 비춰주기도 한다. 이렇게 무대와 배경에 변화를 주면서 극에 몰입도를 높여 갔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제대로 보여드릴 수 없음이 안타깝다.
극은 매우 빠르고 다이나믹하게 흐른다. 박형식과 가희의 섹시하고 멋진 외모가 빛났고 노래와 연기 등 뮤지컬 배우로써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다만 극 초반에 특정 종교를 너무나 강조하고 그것으로 긴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아무리 그 시절의 종교라지만 부흥회 수준으로 이끌어 가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클라이드 역의 '박형식'
박형식은 '진짜 사나이'에서 나오는 허당으로 만 생각했는데, 극 중에서는 매우 섹시하고 멋진 외모를 가졌고 그에 더해 주체할 수 없는 끼를 가진 배우였다. 우울한 대공황 시절을 살아 간 '클라이드'를 박형식 만의 해석으로 강렬하게 연기했다.
제국의아이들에 속해 있는 아이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노래나 연기 등 기대보다 훨씬 더 잘 소화했다. 다만, 아픔과 기쁨의 표현이 모호하다는 것, 뮤지컬 가수로써의 아찔함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기는 했지만 충분히 가능성있는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남자가 봐도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보니 역의 '가희'
애프터스쿨 출신의 '가희'는 이번 뮤지컬이 첫 무대라고 한다. 노래는 어느 정도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 무대에서의 가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너무나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아름다운 댄스는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TV로 볼 때는 얼굴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전혀 그렇지 않고 완벽한 몸매를 가진 아름다운 배우였다. 몇차례에 걸쳐 보여 준 거침없는 파격적인 노출 씬에 깜짝 놀리기도 했다. 어쩌면 그런 장면까지 멋지게 소화해내서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지도 모른다.
얼마전 관람한 뮤지컬 위키드의 옥주현과 비교해보면 표현의 날카로움과 무게감은 옥주현이 앞서지만, 매력적인 모습과 가창력 만큼은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또한, 애프터스쿨 시절부터 보여준 댄스 실력은 가희 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실제 살았던 보니와 클라이드
처음 입장할 때는 몰랐는데 보니와 클라이드의 이야기와 사진이 입구 쪽에 전시되어 있었다. '악명 높은 갱'이라는 말과 '세기의 연인'이라는 말이 묘하게 배치된다. 그들이 살았던 세상이 지금과는 달랐고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삶은 선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영화가 만들어지고 뮤지컬이 만들어지는 것이겠지.
슬픈 시절을 살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모습이 안타깝고 애처롭기도 하면서 지금을 비춰보면 무엇이 다를까 생각해 본다. 지금의 청년들은 그들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어쩌면 더 처절하게 하루 하루를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