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제주 삼나무숲길을 달리는 향기로운 드라이브
제주도에는 아름다운 해안도로가 많다. 이국적인 바다를 바라보며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은 생각 만 해도기분이 상쾌해진다.
제주에는 이런 해안도로 뿐 만 아니라 아름다운 산록도로도 여럿 있다. 그 중에서 북유럽 산림과 같은 느낌의 1112번 '삼나무숲도로'를 소개한다.
오늘 소개하는 길은 성읍민속마을에서 출발하여 516도로(1131)와 만나는 곳 까지 21Km에 이르며, 곳곳에 여러 여행지와 맛집이 있는 눈과 입이 즐거운 도로이다. 한라산을 둘러싸고 있는 대부분의 도로가 조금씩 다른 모습과 느낌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처음 여행을 시작한 성읍민속마을은 제주의 대표적인 여행지 중 하나로써, 예전 제주인들의 전통적인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향교, 초가 등이 잘 보존되고 있고 주민들이 살면서 마을을 가꿔가고 있다. 또한 제주 똥돼지와 민속놀이, 향토음식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마을 한 켠에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나비와 여러 마리의 꿀벌들이 꽃 위 앉아서 바쁘게 꿀을 모으고 있는 모습이 한가로이 보인다.
성읍민속마을을 뒤로 하고 길을 나서니 얼마가지 않아 승마장이 있다 제주의 여러 곳에 이런 승마장이 곳곳에 있다.
이 곳은 말을 타고 근처에 있는 작은 오름을 오를 수 있어서 재미가 남다르다. 오름은 걸어서 오른다는 생각에 다른 느낌이 담아진다. 아이들과 함께 말을 타고 가족 사진도 한 컷 찍었다. 사진은 액자에 담아주며 조금 비싼 가격을 받기는 하지만 기념으로 생각하고 구매를 했다.
신나는 승마 체험을 하고 다시 조금 길을 떠나 '제주 트릭아트뮤지엄'에 도착했다. 요즘은 여러 곳에 트릭아트뮤지엄이 있지만 아마도 작품 수나 공간의 넓이는 가장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람시간은 한시간 가량되며 야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여러 곳을 구경하다보니 이미 시간은 점심 무렵이 되었다. 미리 맛집을 알아보니 제주에는 꿩칼국수가 향토음식으로 유명하며 '교래 손 칼국수'집이 음식을 잘한다고 소개가 되어 있었다.
주문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구수한 냄새의 '꿩칼숙수'가 나왔다. '꿩칼국수'를 낯설어 할 것 같은 아이들을 위해 파전도 하나 주문을 했다. 꿩칼국수에 들어 있는 꿩고기는 생각보다 질겨서 쉽게 씹히지 않았다. 칼국수와 국물 맛은 무척 좋았다. 그리고 밑반찬도 정갈하고 깔끔했다.
배도 채우고 조금 더 드라이브를 즐기다보니 드디어 1112번 도로인 '삼나무숲길 도로'가 눈 앞에 펼쳐졌다. 여기가 어딘지 알아보지 않아도 이 곳에 들어서면 바로 여기가 삼나무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워낙 거대한 삼나무가 길 가에 빼곡히 들어서 있고, 차창을 열고 달리니 숲에서 나는 냄새가 향기로웠다. 마치 북유럽 어떤 나라에서 드라이브를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내와 아이들은 길이 너무 예쁘다며 걸어서 가겠다고 한다. 이런 길은 드라이브도 좋지만 아이들 생각처럼 걸어서 지나는 것이 더 좋다. 푸근하고 아늑하고 향기로운 것이 특별하다는 생각이 드는 도로이다.
아이가 호들갑스럽게 나를 불러서 가보니 도마뱀 한마리가 풀숲에 있는 것이 아닌가! 여기 기른 숲이 깊어서 이런 도마뱀 뿐 만 아니라 다람쥐 등의 야생 동물들이 많이 있다.
잠시 후 다람쥐가 뛰어가는 것을 보았지만 매우 빨라서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었다. 사람이 길을 내기 전부터 살아오던 이런 동물들이 주인이고 우리는 객이라는 생각에 걸음 걸이를 조심히 한참을 걸었다. 물론 나는 다시 차를 가지러 한참을 반대로 뛰어야 만 했다^^;;
그렇게 다시 한참 동안 아름다운 길을 드라이브 하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삼나무 길이 이렇게 길게 있는 곳이 국내에 또 있을까 싶다. 길의 끝에는 516도로와 만나게 된다. 516도로 또한 다른 느낌의 아름다움이 있었다.
제주 여행은 언제 가도 또 가고 싶은 여유로움이 있다. 아름다운 바다, 깊은 숲 등 모두가 아름답고 제주 만의 이국적인 모습에 늘 감탄하곤 한다. 여기에 여유와 아늑함을 더하고 싶다면 오늘 소개한 1112번 '삼나무숲도로'를 기억하시라. 제주도의 모습이 그 전과다는 다른 향기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