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호·보령댐 드라이브' 풍경이 있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대천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 등 바다로 잘 알려진 보령시에 아름다운 보령호가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바닷가에서 약 15~22Km 가량 떨어진, 바다 냄새 전혀 나지 않는 숲 속에 보령호가 있다. 여기 사는 분들은 농사를 짓기 때문에 더더욱 바다와는 관련이 없는 조용한 곳이다.
보령시의 끝자락에 있는 주산초등학교에서 시작하여 미산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약 19 Km에 걸쳐 나 있으며 주산초등학교에서 보령댐 까지는 벚꽃 길(주산벚꽃길)이 펼쳐져 있어서 봄에 여행하면 더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대천해수욕장에서 출발하면 가까운 곳이 미산초등학교 근처이며 약 22Km 정도의 거리이다. 오는 길에 성주산을 넘어오게 되며 그 부근도 드라이브 코스로 좋은 길이다. 무창포해수욕장에서 출발하면 주산초등학교 부근이 가깝고 거리는 약 15Km 가량 된다. 차로 이동하면 양쪽 모두 대략 30분 정도면 다다를 수 있는 거리이다.
나는 주산초등학교 근처에서 출발을 하였다. 처음부터 앙 옆으로 벚꽃 나무가 늘어서 있다. 이제 가을로 접어들어서 나무들은 잎을 벗고 있는 중이었다.
주산초등학교에서 약 1Km 정도 가면 창암 큰길과 갈라지는 길이 있고 직진이다. 무창포해수욕장에 가려면 창암 큰 길로 향하면 가깝다.
조금 더 가다 보면 폐교된 학교를 고쳐서 만든 '과학교육센터 발명교실'이 보인다. 입구에 있는 커다란 벚꽃나무에 꽃이 피면 아름다운 장관을 볼 수 있지만 오늘은 가을의 고요함과 서늘함이 느껴진다.
그 길로 조금 더 가면 삼거리에서 우측 오르막길로 보령댐이 시작된다. 우리 일행은 우선 보령댐 관광지 공원을 들렀다 가려고 직진을 하였다.(삼거리 위치 보기)
보령댐에 이르는 길 옆으로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 시냇물이라고 하기엔 좀 넓고 크긴 하다.
보령댐 관광지의 '보령댐만남의집'에 이르기 전 좌측을 보니 언제 만들어 놓았는지 폭포가 숲을 가르며 시원하게 흐르고 있다.
보령댐만남의집 안쪽에는 넓은 공간에 체육시설과 물빛공원, 아이들 놀이터, 그리고 조그마한 산책로 등이 있다. 마침 쉬는 날이어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몇몇 가족들을 볼 수 있었다.
멀리 보령댐이 보인다. 이 댐을 건설하기 위해 댐 안쪽 몇 개의 마을을 희생해야 만 했다. 그 곳에 살던 분들은 대대로 살아온 고향과 삶의 터전을 잃게 된 것이어서 댐을 건설하며 많은 진통이 있었다고 한다.
공원 한 켠에 있는 감나무에는 노랗게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아직 시작인 가을이지만 언제 왔는지 피부에 느끼기 어렵게 멀지 않은 날 물러 가겠지.
보령댐 관광지를 뒤로 하고 이제 보령호 드라이브를 떠난다. 아주 오래된 시골 마을과 길 가에 잎을 떨구고 있는 나무들이 평온하면서도 고요한 풍경을 선물해 주고 있다.
막 보령호에 들어서면 '녹전교'라는 다리를 만나게 되고 좌측으로 항 한다. 우측으로 가면 충청남도의 끝 마을인 서천군으로 들어서게 된다.
보령호를 끼고 시원하게 도로가 나 있다. 언제와도 차가 없어서 마음 편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속도를 조금 늦추면서 가도 뭐라는 사람이 없다.
도로 곳곳에는 호수를 바라보며 잠시 쉴 수 있는 작은 공원이 마련되어 있다.
작은 공원들은 벤치나 정자가 마련되어 있고 정원과 같이 꾸며 놓았다. 물론 널따란 호수가 그 어떤 장식보다도 멋진 풍경을 선사해 준다.
이제야 겨우 가을인가 했는데 이미 호수 주변에는 가을이 깊어있는 듯 하다. 바닥에 깔아 놓은 산책로의 돌들과 갈색의 나뭇잎이 뒤엉켜 지나는 이의 발걸음에 계절 지나는 소리를 들려준다.
보령호 주변 도로에는 여러 개의 다리가 있다. 원래 있지 않던 호수를 만들었고 길 또한 없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길을 잇기 위해 다리가 여럿 필요했던 모양이다. 다리 옆을 지날 때면 바로 옆에 시원하게 호수의 모습이 펼쳐진다.
다른 아름다운 도로에 비해 이제 몇 십 년 밖에 되지 않은 길이지만 이미 자연은 사람이 설치해 놓은 구조물들을 덮어 다시 자연으로 만들려고 하는 듯 하다. 펜스 등이 나무와 덩쿨에 뒤덮여 보이지 않을 정도다.
미산초등학교에 거의 다다를 무렵 호수에는 부유물 같은 것이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이전에 마을이었던 흔적이다. 마을의 고도가 높은 곳이 드러나 보이는 것이며 조금 더 지나면 이전에 나 있던 오래된 포장도로까지 볼 수 있다.
미산초등학교가 위치한 미산면에 도착했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호수의 나머지 반을 돌아볼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이 방향의 길은 지금 온 도로에 비해 좁기 때문에 운전에 주위를 기울어야 한다. (현재 위치 보기)
속도를 내지 않고 천천히 드라이브를 하니 약 30여분이 걸렸다. 중간에 잠시 멈춰서 호수도 바라보며 숨을 돌리기도 좋고 지난 길 하나 하나에 가을이 묻어 있다. 보령호의 길을 모두 지나고 다시 어떤 마을에 들어 섰을 때 노란 들판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익어가고 나는 그것을 느끼지 못한 채 지나치는 계절을 바라 만 보고 있다. 작년에는 가족과 함께 처음으로 단풍 여행을 떠났었는데 올해도 갈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고요한 보령호를 바라보며 마음에 가을을 담아 다시 내 자리에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