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G의 호평 속에 뒤이어 출시된 옵티머스 G Pro가 LG전자 스마트폰의 부활을 알리며 국내외에서 실질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늦은 대응으로 혹독한 겨울을 보낸 현장 개발자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옵티머스 G Pro 개발에 참여한 노석훈 책임과의 인터뷰는 그래서 더욱 궁금한 것이 많았고 다음 스텝에 대한 위험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름이 성큼 다가온 지금, 이제야 봄의 기운을 느끼고 있는 LG전자 MC연구소 노석훈 책임을 만났다.
직접 하드웨어 개발자로 참여한 노석훈 책임과 옵티머스 G Pro에 대해 인터뷰를 시작했다. 아무리 결점없는 ‘대세폰’이라지만 불만이 없을 수는 없겠지? 그동안 내가 옵티머스 G Pro를 직접 사용하면서 느낀 점과 주위에서 지적하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물어보았다.
Q) 옵티머스G프로 및 옵티머스G, 옵티머스뷰 등 최근 출시되는 LG전자 옵티머스폰의 카메라에 대한 전반적인 반응이 좋다. 다만 어두운 실내 등 조도가 낮은 곳에서는 카메라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A) 옵티머스 G Pro는 이전 폰에 비해 카메라 성능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화질 개선 및 다양한 기능 구현을 위해 외부 ISP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를 추가했고 추가적인 화질 개선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적용했다. 기존 모델 대비 정말 많은 개선을 했다.
Q) 디스플레이의 PPI(Pixel per Inch)가 400을 넘어서면서 이젠 오히려 오버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PPI가 높으면 선명한 화면을 얻을 수는 있지만 가격 상승 및 배터리 소모의 원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휘도(nit) 또한 마찬가지다. 이에 대한 생각은?
A) 시장 선도적인 제품 구현을 위해 무엇보다도 풀HD 구현이 우선이었다. 옵티머스 G Pro는 옵티머스 G에 비해 LCD 크기 및 해상도가 높아졌지만 동등한 수준의 화질을 구현해야 했다. 옵티머스 G Pro는 LCD 크기가 커졌고 또한 PPI가 높아지면서 개구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같은 밝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소모 전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소모 전력을 개선하기 위해 옵티머스 G의 LCD 보다 조금 어두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LCD 휘도를 높인다고 무조건 화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체 휘도를 최적화시킨 상태에서 보다 우수한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단순히 PPI나 휘도를 높이는 것 보다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 조건에 맞춰 우수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것이 맞는 방향일 것이다. 새로운 기술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고 시장에서 스펙 경쟁을 해야 하는 측면도 있어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
Q) 옵티머스G에는 G2 Touch Hybird 기술이 적용된 LCD를 사용했는데 옵티머스G프로그는 그렇지 않다. 이것을 두고 '다운그레이드 되었다', 'LG 디스플레이에 제공받을 수 있는 물량 때문이다' 등 말이 많다.
A) 디스플레이 측면에서 보면 두 모델 모두 동일한 AH-IPS 방식의 LCD를 사용하여 동등한 수준의 매우 우수한 화질을 제공한다. 옵티머스 G Pro에는 GFF 방식의 Touch와 AH-IPS 방식의 LCD를 사용했다.
터치 방식도 옵티머스 G의 G2 방식과 비교했을 때 장단점이 존재한다. G2방식은 시인성이 좋은 반면 현재까진 윈도 색상을 블랙만 사용하는 한계가 있다. 반면 GFF 방식은 윈도 색상을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어 디자인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특히 ‘옵티머스 G Pro’의 LCD는 PPI가 높아 프리미엄급의 LTPS 공정을 사용해 풀 HD의 높은 해상도와 우수한 화질을 구현했다.
Q) 스마트폰폰 하드웨어 개발자로써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A) 소비자들은 점점 더 다양하고 많은 기능과 고성능의 처리 능력, 높은 해상도의 우수한 화질, 고용량 배터리를 갖추면서도 얇고 작은 사이즈의 가벼운 스마트폰을 원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는 스마트폰을 개발하기란 하드웨어적으로 무척 어려움이 많고 도전적인 과제이다.
‘옵티머스 G Pro’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요구하는 다양한 기능 및 고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정해진 크기의 디자인에 맞게 하드웨어적으로 설계해야만 했다. 게다가 배터리는 기존 대비 용량과 크기가 커졌다. 결국 PCB (회로판)를 줄여 최적화해야 했고 설계에 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수 없이 많은 설계 변경과 테스트를 해야 했고 결국 경쟁사 대비 작은 사이즈로 높은 성능과 신뢰성을 가진 스마트 폰을 만들어냈다.
옵티머스 G Pro가 출시되기 전 타사 제품과 닮은 듯 보이는 유출 사진 한 장으로 루머가 퍼져 걱정이 많았다. 커뮤니티 등에서 흘러나오는 악성 댓글을 보면서 직접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그런데 막상 출시하고 나서 반응이 좋아 다행이었다.^^
Q) 항상 출시 예정일보다 먼저 스마트폰이 출시된다. 하나의 폰을 만들어 내는 수개월 동안 시장 상황이 변하여 개발 방향이 바뀌는 등, 출시 지연 이슈가 많을텐데 출시일이 당겨지는 것을 보면 힘겨운 과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A) 개발자들의 노고와 함께 유관 부서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옵티머스 G Pro 개발에도 구매, 생산, 품질 부서 등의 도움이 많았다. 우리가 반복하는 수없이 많은 테스트 과정에서 그들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부품을 가져와 제품을 조립하고 품질 테스트를 했다. 옵티머스 G Pro를 만들기 위해 개발자들 뿐만 아니라 많은 유관 부서의 분들도 설 연휴까지 반납하면서 도와주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옵티머스 G Pro’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Q) 모 언론의 기사를 보니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LG전자에서 올해 말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인가? 뿐 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적용하려는 차세대 기술은 무엇이 있나?
A)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출시 여부는 밝히기 어렵다. 다만, 현재 시장에서 알려진 대부분의 차세대 기술들은 LG전자에서도 오래 전부터 선행 기술 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도 곡면 올레드 TV에 이미 적용했기 때문에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전략적인 출시 시점이나 적용 여부 등은 밝히기 어렵다. *^^*
Q) 지금까지 참여한 폰 들 중 공을 많이 들였는데 알아주지 않아 서운했던 것은 무었이 있나?
A) 옵티머스 G Pro는 발열과 배터리 사용 시간에 신경을 많이 썼다. 타사 스마트폰과 달리 옵티머스 G Pro는 오래 사용해도 그다지 뜨거워지지 않는다. 카메라에도 많은 공을 들였는데 저조도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 아쉽다. 오디오 주밍(Audio Zooming)도 애써 만든 기능인데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초창기 윈도우폰 개발에 참여해 많은 어려움 끝에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이 별로여서 아쉬웠다. 반면 쿠키폰과 뷰티폰은 판매량도 좋고 반응이 좋아서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Q) 요즘 본인이 만든 폰에 대해 지인이나 주위의 반응은 살펴 보았나?
A) 가족들은 나 때문에 당연히 LG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동생이 이번에 옵티머스 G Pro를 구입해 사용해 보고 ‘형네 회사에서 만든 스마트폰 중에서 제일 좋다’라고 흡족해 하더라.^^ 지난 5월 ‘WIS 2013′ 멀티미디어 대상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장관상을 수상해 뿌듯했던 기억도 난다. 요즘은 옵티머스 G Pro로 인해 주위에 여러가지 좋은 일이 많아 기분이 좋다.^^
개발자 인터뷰를 하면서 옵티머스 G Pro의 성공에는 매우 많은 분들의 땀이 배어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디스플레이 및 카메라에 대한 오해도 대부분 해소되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치열하게 고민했고 이를 악착같이 제품에 반영해서 탄생한 옵티머스 G Pro이기에 지금의 좋은 결과가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마도 LG전자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틀어 이만큼 지적할 게 적은 폰도 없을 듯하다.
인터뷰를 해 주신 노석훈 책임도 LG전자의 이런 느낌과 통하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줍은 듯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이야기에 강약이 있고 자신감 또한 상당했다. 다음 스마트폰 준비를 위해 바쁜 시기일텐데도 선뜻 인터뷰에 응해 주고 진솔한 이야기 나눠준 노석훈 책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