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츠의 꿈

바닷가에 나타난 ‘경운기’, 할아버지의 웃음이 가슴에 남네. 본문

여행과 일상

바닷가에 나타난 ‘경운기’, 할아버지의 웃음이 가슴에 남네.

명섭이 2012. 7. 23. 07:54


경운기, 일명 딸딸이는 농사를 지을 때 사용하는 필수 운송수단이다. 거친 논밭을 달리기에 적당하게 만들어졌고 뒷편에 여러가지를 바꿔 달 수 있는 다기능 농기계다. 이런 경운기가 바닷가에서도 필요하다면 무엇을 위해서일까?

지난번 여행에서 아이들과 바닷가에서 하루를 즐기고 이는데 저멀리서 낯익은 경운기 소리가 들리더니 그것이 바다로 향해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경운기 뒤에 뭔가 큼지막한게 실려 있긴 한데.. 무엇 때문에 경우기가 바다에 왔을까? 경운기를 끌고 오신 할아버지가 뒤에 실린 것을 내리더니 뒤집니다. 엇! 배가 된다.

할아버지는 그 배를 타고 바다로 노를 저어 들어가신다. 그것도 꽤나 멀리...

30분 정도가 지난 후에야 할아버지의 배는 돌아왔다. 배 안에 그물이 있는 것을 보니 멀리 쳐 놓은 그물을 걷으러 갔었던 것 같다.

뭐가 잡혔을까 했는데 우와~ 고기가 많다. 할아버지는 능숙한 솜씨로 그물을 경운기에 옮겨 싣는다.

경운기 안의 그물을 들여다보니 하얀 배를 드러내놓고 있는 자연산 광어가 십수마리는 되는 듯 했다. 할아버지에게 광어 몇마리를 사겠다고 했더니.. 집에 자식들이 와서 팔 수 없다고 하시며 가볍게 웃으신다. 아마도 자식들과 좋은 회를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흐믓하신 듯 하다. 우리는 그냥 쩝~!

우리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할아버지는 경운기 위에 다시 배를 싣고 떠나셨다. 이상하게도 할아버진의 가벼운 미소가 자꾸 생각이 난다. 할아버지는 잠시 후 오랫만에 만난 가족들과 맛있는 회를 함께 하며 더 큰 웃음을 웃으셨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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