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을 안면도로 정했을 때 별로 반갑지 않았다. 고향인 보령시의 대천해수욕장이나 무창포해수욕장에 비해 그리 나을 것도 없고, 아니 시설은 더 떨어진다. 또한, 안면도에 들어가고 나오는 길도 까딱하면 많이 막혀서 짜증이 나기 일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설도 없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곳이 오히려 그래서 더 편안한 곳이라는 것을 이번 여행을 통해 알았다. 거칠지만 자연스러운 해변의 돌 들과 풋풋한 모래, 그 사이에서 살고 있는 바다 생물돌,
늘 짜여져 있는 생활이 아닌 단추 2~3개쯤 풀어놓고 그저 바다 자체를 바라볼 수 있는 그런 곳이 이 곳 방포해변이었다.
역시 서해바다 답게 썰물 때에는 꽤 멀리까지 물이 밀러나간다.
물이 밀려나간 바다의 모래는 무척 곱고 포근하다. 검은 것은 작은 어패류의 부서진 껍데기들이다.
무엇보다도 석양이 아름다웠다. 다른 해변에 있는 사람의 구조물이 없는 해변... 그 자체로 편안함을 주었고 그것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