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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고등학교 진로의 날, 22년만에 찾은 모교에서 후배들에게 해줄 말은?

명섭이 2012. 7. 22. 09:00

대천고등학교 진로의 날, 연사로 초대받다

얼마전 모교인 대천고등학교의 '진로의 날' 행사에서 후배들에게 진로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20년도 넘는 세월이 지나 처음으로 모교를 방문하였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였고 처음으로 낯선 모교를 찾게 되었다.


아직 나는 누군가의 인생을 결정할 수 있는 조언을 할 수도 더군다나 방향을 잡아 줄 수도 없다. 그만큼 경륜이 있지도 않거니와 아직 나도 덜 성숙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무슨 말로 후배들에게 이야기를 해 줄수 있겠는가. 다행히도 내가 맡은 분야는 'IT'였다.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다하여 간단히 소재 만 가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모교에 도착했다.


현 교장이신 구영회 선생님과 나를 추천해 준 엄승용 선배님 등 여러분의 선후배님들이 학생들과 이야기하기 위해 교장실에 모였다. 오신 분들 면면이 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좋은 분들이었다.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서 모인 모두는 선후배 사이이긴 하지만 처음 뵌 분들이 많았고 안면이 있는 분들도 자주 보는 사이는 아니었다. 서로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간단한 안내를 듣고 학교 구경을 하였다. 내가 다니던 그 곳이 아니어서 추억이 있는 장소가 하나도 없어 아쉬었지만 여전히 후배들이 있기에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학교에 가 볼 일이 없어서 그런가 기숙사 시설이 무척이나 좋다는 생각을 했다. 냉장고에 독서실, 강의실 까지... 요즘 학교는 다 이런게 있나?


이사를 해서 옛 추억이 없었지만 후배 학생들은 우리가 그랬던 것 처럼 여전히 활기찼다. 후배들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새장 속의 새처럼 만 살지는 않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후배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 지, 내 이야기가 도움이 될 지 조금씩 두근거려오기 시작했다.


학생 들이 모여있는 체육관인 큰별관으로 향했다. 그 앞에 다다랐을 때 그 앞에 세워져 있는 커다란 안내석을 보고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안내석을 기증한 분은 후배의 아버님인 '최재혁'씨였고 그 분은 바로 나와 우리 가족과 너무나 가까운 분이며 몇해 전 사고로 돌아가신 분이었다. 돌아가신 아저씨가 떠올라 잠시나마 발길을 멈추고 섰다.


강당에는 이미 많은 1,2학년 학생들로 가득차 있었다. 부끄럽게도 꽃다발을 받았다. 오늘 꽃다발 값은 해야할텐데.. 좀 더 긴장이 되었다.


엄승용 선배님을 시작으로 학생들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하면서 진로의 날 행사가 시작되었다. 나는 그간 IT 분야에서 경험했던 것을 이야기하였다. 인터넷 초장기 시절부터 지금까지를 간략하게 이야기하였고 지금의 소셜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소셜서비스 분야는 재미있거나 신기해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딴나라 이야기처럼 생각하는 듯 했다. 간단하게 설문을 해 보니7~80명의 학생 중에 단 한명 만이 소셜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고 스마트폰으로 하는 것은 게임, 그것도 대부분 아주 초보적인 수준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서울의 학생이라고해서 뛰어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다니던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뒤떨어진 정보 습득력이나 문화에 대한 익힘이 적은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학생들이 지금의 세상을 좀 더 볼 수 있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더 구체적일 수 있을 것이고, 더 행복한 수 있을텐데.. 미력하지만 무엇이라도 함께 해주고 싶은 마음이 머리에 맴 돌았다.


모처럼 모교를 방문하고 후배들을 보면서 예전 생각도 나면서 학교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함께 저녁을 한 후 바다를 찾았다. 언제봐도 아름답고 사랑스런 고향 바다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이 든다.


시골에 있는 학생이기에 여러가지 조건 상 대도시의 아이들보다 적은 정보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진로의 날 행사는 선배들이 살고 있는 세상을 말해 주면서 그런 간극을 조금이나 좁혀주기 위한 행사라고 생각한다. 참 좋은 생각이어서 개인적으로 본 행사를 적극 지지한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이 행사가 한번 연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했던 학생들과 후에도 멘토와 멘티로 이어져 나간다면 훨씬 값지고 뜻 깊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준비하시고 환대해주신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리며, 부디 본 행사의 취지가 빛날 수 있도록 뒷심을 발휘해 주시길 바랍니다. 조금만 더 알면 후배들은 그 앎에 수십 수백배의 그릇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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