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새해가 밝았다. 인터넷이나 모바일의 이야기를 주로 하는 블로그이지만 신년은 가족과 함께 무엇인가 하고 픈 마음에 연극을 한편 보기로 마음 먹었다. 인터넷을 뒤지다보니 '대학로연극' 중 '죽여주는이야기'라는 블랙코미디가 눈에 띄여 예매를 했다. 1월 1일 새해 첫날 대학로연극을 관람한다는 것이 왠지 남다른 기분이 들기도 한다.
죽여주는이야기 공식 홈페이지, 전화 : 02-6326-1333
날씨가 무척이나 매서웠지만 오랫만에 가게된 대학로 그리고 연극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죽여주는이야기'가 공연되는 '삼형제극장'은 한국방식통신대학교 후문 앞에 위치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공연장은 독특하게도 2층에 있었다.
나와 같은 마음의 사람들이 많았는지, 공연이 좋다는 소문이 난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왔고 꽤 긴 줄을 서서 입장을 해야 했다.(공연 끝나고 촬영한 사진)
대학로연극이 좋은 이유는 왠지 어설퍼보이지만 아이디어가 꼼꼼히 숨어있는 무대와 배우들의 열정이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벽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종이들이 소품인 줄은 나중에 알았다.
포스터를 보면서 여럿이 등장하는 줄 알았는데 셋이서 2시간 가까운 공연을 이끌어갔다. 처음 등장부터 정신줄을 쏘~옥 빼놓더니 쉴새없이 대본에 있는 것인지 애드립인지 알 수없는 거침없는 대사들을 내뱉으며 웃음을 끊이지 않게 했다.
객석의 관람객들이 자살을 위한 상품이란다. 가장 인상적인 '선지', '쓰레기통', '음식물쓰레기통', '답답이', '싸대기' 등등.. 관람객 한명을 지목하고는 당황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아 이야기에 넣었다. 나는 나이가 들어버리는 '사장님' 상품이라며 큰절을 하더니 새뱃돈을 달란다. 당황스러우면서도 재미있는 관객과의 호흡이 재미있어서 찾게 되는 것이 연극이다.
연극이 끝나고 난 후 배우들이 직접 무대 정리를 하고는 관객과의 사진 촬영을 하였다.
2시간 가까이 정신을 쏙 빼놓은 연극은 지루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무척 유쾌했다. '자살'이라는 주제를 다루어 '자살을 하는 사람의 심리'를 생각하게도 하고 그것을 풀어가는 배우들의 호연이 무척 인상적인 연극이었다. 호응이 좋아서 뮤지컬로도 만들어서 공연을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