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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에게 받은 `오로라` 사진, 디지털보다 좋은 아날로그

명섭이 2011. 4. 27. 13:18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요즘은 친한 블로그에 방문하지 못하고 얘기도 나누지 못하고 있다. 형석님의 'Dancing U.F.O. in Wonderland' 블로그도 그 중 하나다. 'Dancing U.F.O. in Wonderland' 블로그는 형석님이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여행을 하면서 보고 느낀 것으로 채우고 있는 공간이다.

여행한 곳의 사진을 보고 얘기를 듣으면서 부럽기도 하고 어떨때는 그 곳에 간 듯한 착각에 빠질 때도 있었다. 최근에는 북유럽 부근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이 올라왔는데 그 중 오로라 사진이 있었다. 평생에 한번은 보고 싶은 오로라를 직접 보면서 그 감동을 전하는 형석님이 너무나 부러웠고 댓글을 남겼었다.


그러던 어느날 형석님이 보내줄 것이 있으니 주소를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드렸고, 무엇이 올까 기대하던 중 우편으로 한장의 사진이 도착했다. 부럽게 보았던 '북유럽의 오로라 사진'이었다. 처음에 사진을 받아들고 잠깐 멍하고 어질한 느낌을 받았다. 우선은 우편으로 선물을 받은 적이 언제였던가 하는 생각과 사진 뒷면에 'FUJIFILM' 이라고 적혀있는 현상소에서 현상한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블로거로부터 받은 우편으로 도착한 현상소의 사진 한장, 그리고 짧은 인사의 쪽지가 어쩐지 낯설다. '블로거'하면 디지털을 좋아하고 누구보다 IT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있다. 그런 분에게서 아날로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선물을 받게 되니 머리속에 반전의 기운이 어질하게 다가온다.


"누군가에게 마음 조리며 편지를 쓰던 기억..."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전하기 위해 날을 세우며 편지를 쓰던 기억,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할까 고민고민 끝에 선물 하나를 고르고 조그마한 엽서에 짧막한 인사를 적던 기억... 가물가물하다. 이젠 은행에서 몇자 안되는 주소를 적으라고 해도 손이 떨리니...

디지털로 바뀐 세상이 사람을 편리하게 하지만 가슴 속 이야기를 전하거나 정을 나누는 것에는 많이 모자라다. 글씨를 너무 오랫동안 쓰지 않다보니 부끄러울 정도로 악필이 되었다. 부끄러움을 거둔다해도 마음을 전할 누군가가 있을까?  ....  마눌? ^^;;


형석님이 보내 준 오로라 사진이다. 볼 수록 신기하고 직접 본다면 느낌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나는 언제쯤이나 형석님과 같은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삶에 지치기도 하지만 이런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머리를 정화하여 힘을 얻게 만드는 듯 하다.

 

좋은 선물 주신 형석님께 감사드리고, 건강하게 여행하고 공부하시길 마음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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