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의 아트릭스(Atrix)를 보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제조사나 이동통신사들은 출시하는 스마트폰의 어플의 수가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얇은지, 얼마나 빠른지에 대해 광고하고 사용자에게 어필하기위해 애써왔다. 사용자도 그런 것에 동의했고, 그런 것을 고려하여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지금까지는 그런 것이 의미가 있었다.
옵티머스2x가 출시되면서 하드웨어 스펙은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수준에 도달했고, 어플의 수도 몇십만개에 이르러 선택의 문제 만이 있을 뿐이다. 모토로라는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폰의 사용성에 주목하여 아트릭스를 만들어 앞서 나가려 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스마트폰에서 HD 영상을 전송할 때 사용하는 HDMI와 데이터 전송이나 충전에 사용되는 USB 단자를 통합하여 독(dock)을 만들어 아트릭스의 악세사리로 제공한다. 하나는 휴대성이 좋은 'HD 멀티미디어 독', 또 하나는 이동형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는 '랩독'이다.
KT에서 판매하는 아트릭스에는 'HD 멀티미디어 독'을 포함하여 86만원 쯤에 구입이 가능하며, SKT는 아트릭스 만 81만원 정도에 판매를 하며 멀티미디어 독은 4만원에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아트릭스의 독을 보면서 참 신선하고 멋진 악세사리라는 생각을 했다. 틀림없이 아트릭스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모니터 화면을 보니 웹탑 어플리케이션이라 불리는 일반 PC의 화면과 유사한 화면이 보여지고 있었다.
얼핏보면 애플의 MaxOS X 같기도 하고, 리눅스의 X윈도우 같기도 한 모습이다. 웹탑 어플리케이션은 '엔터테인먼트 센터'라 불리는 멀티미디어 환경과는 다른 컴퓨팅 환경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HD 멀티미디어 독'이나 '랩독'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 아트릭스에 내장된 기능이다. 독 들은 단지 그것을 표현하거나 전송하는 역할 만을 담당한다.
아트릭스틀 랩독에 연결하거나 'HD 멀티미디어 독'에 연결한 후 웹탑 어플리케이션은 선택하면 실행된다. 웹탑 어플리케이션은 하나의 플랫폼이며, 그 위에서 설치되어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구동된다. 왼쪽부터 '모바일뷰, 전화, 주소록, 메시지, 엔터테인먼트 센터, 파일관리자, 파이어폭스,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검색' 등이 준비되어 있다.
'모바일뷰'는 아트릭스 모양의 가상 전화기를 실행하거나 닫을 때 사용되고, '전화/주소록/메시지'는 모바일뷰로 실행한 가상 전화기에서 구동된다. 그 외의 어플리케이션은 각각 구동이 된다. 또한, 파이어폭스가 있어서 웬만한 웹서비스는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엑티브X 사이트는 이용이 어렵지만, 플래시는 잘 구동이 된다. 또한, 부가 기능 설치가 가능하다고 하니 웹 만큼은 PC 환경과 유사하게 이용할 수 있겠다. (모토로라 아트릭스 HD 멀티미디어 독 웹탑 어플리케이션 - 아트릭스 후기 참고)
웹탑을 주목하는 이유는 위와 같이 독과는 별도로 구동되는 어플리케이션이기 때문이다. 독보다 더 편리한 방식을 제공하면, 아트릭스 하나 만 들고 다녀도 어디서나 컴퓨팅 환경이나 멀티미디어 환경을 이용할 수 있다. 이것이 진정 웹탑 어플리케이션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며, 그렇게 되어야 만 아트릭스가 더 빛이 날 것이다.
아트릭스의 랩독은 이전에 없던 방식이므로 아이디어 만으로도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위에 말한 것 처럼 꼭 아트릭스에는 제공된 독 만 사용할 수 있다고 제한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딱딱한 독(dock) 말고 선으로 된 연결 케이블을 제공하면 어떨까? 전원은 USB를 통하여 공급받을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멀티미디어 독이 작다고는 하나 휴대하기에 그리 녹록치 않는 크기다. 이러한 독(dock) 방식을 좀 더 정교하게 모듈화하여 악세사리 업체들이 간단하게 상품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지금 모토로라 뿐 아닌 다른 제조사들이 고민하는 악세사리 문제에 대한 답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독은 그저 하나의 연결 방식일 뿐이다. 어떻게 하든지 아트릭스에 내장된 웹탑 어플리케이션을 손쉽게 이용할 수도록 하는 것이 아트릭스 뿐 아닌 모토로라가 생각한 것을 성공시킬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웹탑 어플리케이션을 오래 사용해 보지는 못했지만, 위의 동영상을 보면서도 알 수 있는 것이 뻑뻑한 느낌이다. PC와 같은 컴퓨팅 환경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결국 웹탑 어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에서 구동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스마트폰의 성능에 영향을 받아서 아직까지는 PC보다 느린 것은 감수해야 한다.
랩독의 완성도도 조금은 아쉽다. 얇은 두께에 배터리 만은 내장한 심플한 모습은 마음에 든다. 하지만, 아트릭스와 연결할 때 불안한 모습이 보였고, 뭐라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0.8 정도의 버전(?)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경쟁사보다 먼저 제품을 내놓으면서 얻을 수 있는 프리미엄 때문에 서두른 것이 아닌가도 생각했다.
웹탑 어플리케이션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일단 웹탑 어플리케이션 자체가 스마트폰에 내장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펌웨어 업그레이드 시에 같이 업그레이드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또한, 웹탑 어플리케이션 안에 포함되어 있는 어플리케이션 외에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기능이 없고, 포함되어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별도로 업그레이드할 수도 없다. 내장된 어플리케이션 들도 아트릭스의 펌웨어 업그레이드 시에 업그레이드되길 기대해야 한다. 펌웨어가 자주 업그레이드되길 바래야 겠지만, 이는 모토로라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해도 아트릭스와 랩독은 갖고 싶은 제품이다. 그동안의 스마트폰에 대한 생각을 업그레이드 시켜주기에 충분하고, 다양한 활용도에는 딱히 반박할 말이 없을 것이다. 좀 더 웹탑이 발전하고 다양한 연결 방식이 제공된다면 한번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이런 것이 뒷심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