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연휴는 무척이나 길어서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고향에 다녀올 수 있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고향이기에 그곳에 가는 마음은 언제나 즐겁다. 이 즐거움은 나 뿐이 아닌 우리 아이들에게도 있다.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여러가지... 숨이 찰 때까지 뛰어놀 수 있고, 강아지와 고양이가 있고, 할아버지의 농삿일이 신기하기 만 그런 곳이 나의 고향이다. 거기에 겨울눈까지 있으면 더없이 신기한 놀이동산이 된다.
긴 추위로 내린 눈이 녹지 않아서 내가 어릴적 놀았던 그대로, 비료푸대를 눈썰매 삼아 아이들은 신나게 놀았다.눈썰매장처럼 거창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즐기기엔 충분한 듯 보였다.
집에는 며칠전 이웃이 놓고 갔다는 아주 어린 강아지가 있었다. 아이들이 있는 며칠 간 강아지는 아이들과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작은 아이가 강아지와 떨어지는 것이 아쉬워 펑펑 울어서 무척 곤란했다는... ^^;;
종일 실컷 놀고나서 밤에는 화투를 한다... 이 광경이 무척 낯선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적극 권해서 모두 배웠다. 아이들도 재미있단다^^ 윷놀이도 했는데 사진이 없네.. -_-;;
시골집 뒷산에는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묻혀 계신 산소가 있다. 돌조각 일을 하시는 작은아버지는 오래전부터 산소를 돌로 장식을 하고 싶어 하셨다. 결국 작년에 원하시는 데로 많은 돌을 싣고 오셔서 대공사를 했다.
천주교에 다니시는 어머니와 작은집의 뜻대로 산소 마당 한켠에 성모마리아 상을 세웠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무덤 아래에는 아버지 형제 분들의 가묘를 세웠다. 가묘를 세우면서 작은아버지께서는 '나중에 나 죽으면 뚜껑 만 열면 되게 해 놓았다'라고 하셨다. 아직은 한참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그 때가 오겠지...
길어도 길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쉬는 날이다. 일주일 가까이 쉬고 일상으로 돌아오려니 무척 힘들고 두려운 마음마저 들었다. 그래도 일상에서 3일을 보내고나니 그렇저렇 적응이 된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