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츠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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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보령!!

푸근하고 구수한 우리 시골집에 놀러 오실레요?

명섭이 2010. 12. 30. 00:07


사진 찍고 정리를 하지 않아서 카메라 메모리 용량이 꽉 찼다. 오늘 어쩔 수 없이 정리를 했다. 특별한 행사 때 찍은 사진은 그때 그때 따로 저장해 두어서 메모리에는 한두장 짜리 짜투리 사진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떻게 분류하기도 애매한 사진들...

그 중 지난 가을 무척 맑았던 날, 고향 시골집에서 무심코 찍었던 사진 두장이 눈에 띄었다. 나의 고향은 대천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충남 보령의 농촌 마을이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고 다른 농촌 마을과 같이 아늑하고 조용한 그런 마을이다.

우리집은 마을의 동쪽 언덕에 있어서 마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집터가 크고, 안마당과 바깥마당이 있고, 조선시대 부자집의 구조라는 'ㄷ'자 형태... 옛날에는 상당한 부자였다고 한다. 그랬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지만 한번도 느껴본 적은 없다. 지금은 그냥 푸근한 시골집.^^

여건이 되면 고향에 블로거분들 초대해서 삼겹살 구워 소주하면서 밤새워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싶다. 대학이나 직장다닐 때 주위 사람들과 자주 놀러가서 하루를 쉬곤 했었다. 우리 고향에는 봄에는 주먹만한 쭈꾸미가 있고, 가을에는 대하와 전어가 있다. 정말 맛있고 푸근하고 구수한 곳이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집안에 들어서면 정자나무와 들마루가 있다. 정자나무 밑에서는 삼겹살이나 대하를 구워먹는 곳이고,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좋은 그런 곳이다. 통나무를 불을 지펴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드럼통도 있다.

집안에는 아버지가 키우시는 꽃나무과 분재나무들이 가득하다. 분재는 앞밭에도 수백그루가 있다. 아버지께 말만 잘하면 십수년이 넘은 분재를 선물로 가져갈 수도 있다는~ ㅎ


마을을 지켜주는 운봉산(雲峰山)과 우리집 지붕의 모양이 같다. 운봉산은 낮은 산이고 부모님 또래분들이 운동삼아서 등산을 많이 하신다. 운봉산 위로 하늘이 어쩜 그렇게 파란지... 지금 사진을 보니까 알겠네.


시골집에 블로거 분들 초대해서 하룻밤을 지새고 싶다는 생각을 몇번이고 했었지만 여러가지 걱정이 앞서서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다.  '너무 멀어서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하지? 준비한 것이 변변치 않아 초대했다가 욕이나 먹은 거 아냐? 시골집이 너무 누추하다고 하면 어쩌지?'.... 고민 고민...

2011년에는 꼭 한번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이야기 주제가 같거나 다르거나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다. 몇몇 블로거분들은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도 하지만, 시골집에서 함께 하루를 지세며 살을 섞는다면(?) 그 돈독함은 영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푸근하고 구수한 우리 시골집에 놀러 오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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