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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SONY)의 별난 `이어셋 충전 커넥터`를 보며 표준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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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SONY)의 별난 `이어셋 충전 커넥터`를 보며 표준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명섭이 2010. 12. 29. 21:48


개인용 기기가 많아지다보니 그에 따른 케이블도 엄청 많아졌다. 기기마다 충전이나 데이터 전송을 위한 커넥터의 종류가 다양하여 어떤 케이블이 어떤 기기의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그나마 요즘 나오는 휴대폰이나 미니 기기에서는 미니USB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몇몇 호환되는 것들도 있어서 예전보다는 불편함이 덜 하다.


국내 표준은 통합 24핀(TTA 표준)과 20극 USB


몇년전부터 국내에서 생산되는 휴대폰의 충전 커넥터는 모두 통합 24핀(TTA 표준)과 20극 USB 방식으로 통일이 되었다. 이전에는 휴대폰마다 다른 충전기를 사용하다보니 충전기 비용이 많이 들고, 외부에서 충전을 하려면 호환이 되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모든 기기가 통일된 것은 아니다. 애플의 아이폰/아이팟은 국내 표준과는 다른 형태의 커넥터를 제공하고 있고, 삼성의 갤럭시S도 '20극 USB'가 아닌 '마이크로 5핀 USB' 를 제공하고 있다. 각 제조사마다의 사정이 있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반가운 일은 아니다. 아이폰이나 갤럭시S는 시장 장악력이 있기 때문에 그들 만을 위한 케이블을 만들어여 판매하는 회사가 많다.


소니 블루투스 이어셋 VH310의 별난 충전 커넥터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 소니의 블루투스 이어셋인 VH310을 얻게 되었다. 몇달간 묶혀두다가 운전할 때 사용하려고 최근에 포장을 열었다. 심플한 디자인과 간단한 사용법이 마음에 들었고 바로 사용을 시작했다.


페어링도 잘되고 성능도 무난하고 귀에 감기는 것도 괜찮았다. 그런데, VH310에서 희한한 것을 발견했다. VH310의 윗부분에 있는 충전 커넥터와 충전 케이블이 바로 그것이다.


VH301의 충전 케이블은 USB 형태도 아닌 괴기스러운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2개의 핀으로 충전을 하고 툭 튀어나온 것은 고정하는 장치로 보였다. 이 모양이 나름 장점도 있겠지만 충전기 잃어버렸다가는 낭패를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 이 충전기를 만드는 회사가 있을까? 다른 회사 제품의 인터페이스와 비슷하게라도 만들어야 어떻게든 해 볼 텐데 이런 모양의 충전 케이블은 글쎄...


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면 표준을 지켜야 한다.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의 IT가 언젠가부터 그들만의 방식을 고집하다가 결국 일본에서 만 판매되는 상품을 만드는 회사로 전락했다는... '갈라파고스의 섬'이 되어 버렸다는 말이 생각났다. 세계최대의 전자회사였던 소니가 지금과 같은 처지에 이른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이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없다면 당연히 흐름을 따라야 하는데 뭔 배짱으로 고집을 부리는 지 알수가 없다.

MP3의 이어폰 구멍이 표준과 달라서 시장에 나와있는 이어폰을 사용할 수 없다면 그 MP3가 팔릴까?

어떤 제품이 출시되면 주요 부품들은 해당 제조사에서 생산을 하고 AS를 담당한다. 악세사리나 소모성 부픔들도 해당 제조사에서도 만들지만, 관련없는 중소 제조사가 자신들 만의 아이디로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폰의 악세사리를 보면 그 다양함과 아이디어에 입이 쩌~억 벌어진다. 하지만, 판매량이 적은 제품의 악세사리는 수익성이 약하기 때문에 만들지 않는다. 결국 판매량이 적은 제품들은 표준을 따르거나, 판매가 많이 된 제품의 방식을 따라야 만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악세사리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소니가 이같이 자기 만의 충전케이블을 제공하면서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애플의 아이폰과 같이 시장을 리드해가는 제품을 만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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