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장사항 어나더블루 카페, 향기로운 커피와 바다의 휴식
강원도 속초는 홍게를 맛있게 쩌주는 가게 있어서 가족여행으로 자주 가곤 한다. 10만원에 한상 가득 올라온 홍게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문진 홍게찜 소개)
홍게 뿐 만 아니라 속초에는 중앙시장, 멋진 카페 등 여유롭게 들릴 만한 곳이 많다. 지난번 여행에서는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자는 가족들 의견이 있어서 찾다가 장사항에 위치한 '어나더블루 카페'를 들리게 되었다.
괜찮은 카페라는 소개를 보고 찾아갔는데 좀 외져있고 간판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주변에 이런 분위기 있는 카페가 없어서 찾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성수기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여행한 1월에는 주변이 한산해서 주차 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장사항 바닷가 끝쪽에 위치해 있고, 2층 건물 전체를 카페로 사용하고 있었다. 올라가보지는 않았지만 멀리서 본 옥상은 루프탑 파티가 가능하도록 구성해 놓은 듯 싶다.
1층과 2층으로 구성된 어나더블루 카페는 전면 전체가 바다가 보이는 유리로 되어 있다. 특히 2층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너무 아름답다.
카페에 들어서자 밖에서는 보이지 않던 많은 사람들이 카페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미 2층은 만석이어서 우리 가족은 1층에 자리를 잡았다.
카페 내부는 조용한 음악과 손님들의 낮은 속삭임이 어우러져 잔잔한 파도와 같은 느낌을 받게 했다. 뭔가 복잡해보이지만 나름의 정돈과 규칙이 있는 듯 했다. 무엇보다 커피향이 은은하게 퍼져 내부의 소음이 더 잔잔하게 느껴지는 듯 했다.
한쪽에서는 쉼없이 핸드르립 커피를 내리는 분이 계신다. 밀려 들어오는 커피 주문을 혼자서 소화하고 계시는 듯 하다. 계속 커피를 끓이고 잔을 채우고, 찌꺼기는 옆에 차곡차곡 쌓고 있다.
카페에 있는 동안 한참을 봤는데 쉬지 않고 계속 커피를 내리고 있다. 내공과 커피 부심이 상당한 포스다. 그렇게 내리는 커피향이 카페 내부를 은은하게 가득 채운다.
대부분의 손님이 마시는 커피는 '오늘의 커피'인 듯 하다. 여러 종류의 커피라면 바리스타가 너무 바쁠 것 같다. 이날의 커피는 '온두라스 엘 볼란체테'였다. 낯선 이름이지만 아내가 주문을 했고 향이 좋았다.
어나더블루 카페에서 직접 블랜딩한 다양한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샘플이 있는 병을 열어서 향을 맛을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커피 부심이 있는 만큼 맛과 향이 좋을 듯 싶어서 두가지 커피를 구매했다.
그 사이 원두커피 찌꺼지는 더 많이 쌓이고 있었다. 커피 찌꺼기도 활용도가 많은데.. 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봤다.
어나더블루 옆에는 간판 이름이 거꾸로 적혀 있는 횟집이 있다. 역해정천? 청정해역? 아무튼 희한한 가게다.
바다를 바라보며 향긋한 향의 커피를 마시고, 가족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살짝 잠도 오고. 어제 먹은 홍게를 어나더커피의 향긋함으로 마무리하니 1박2일의 속초 여행이 깔끔하게 마무리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