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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원테이블 자연밥상 사찰음식 '도반', 건강한 식단에 쿠킹클래스 까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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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원테이블 자연밥상 사찰음식 '도반', 건강한 식단에 쿠킹클래스 까지

명섭이 2018. 6. 17. 20:17

건강한 자연밥상이 맛있기까지, '사찰음식 도반'의 맛있는 경험

세상은 더 복잡·다양해지면서 삶의 편리함은 늘어가지만 자연의 하나인 사람의 몸은 그만큼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먹거리가 그렇다. 점점 인위적이고 즉석화된 음식들이 우리 몸을 채우고 입맛을 사로잡아 가면서, 우리몸의 면역력은 점점 약해져가고 알 수 없는 질병으로 고통을 받곤 한다.

몸이 좋지 않아서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찾는 분들도 있고, 인위적인 것이 싫어서 자연 밥상을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 만드는 건강한 식단은 몸에 좋기는 하겠지만 맛이 문제다. 아무리 몸에 좋아도 약처럼 쓰다면 그것을 입에서 먼저 거부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울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사찰음식 전문점 '도반'은 건강한 자연 그대로의 재료에 맛있기까지 한 흔치 않은 원테이블 음식점이다.

 

양재에 위치한 사찰음식 도반에 도착하니 아래로 연결된 계단이 보인다. 햇볓이 들어서 아래층까지 드는 조그만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의 간판이 너무 조그많게 있어서 잘 살펴야 찾을 수 있었다.

입구에는 '(사)홍승스님의 사찰음식 연구회'라는 문구가 함께 쓰여져 있다. '홍승스님'은 사찰음식을 만드는 3대 명인 중 한분이라고 소개를 받았다. 도반에는 쿠킹클래스가 있고 그 곳에서 '홍승스님'께서 직접 후배를 양성하고 있다.

 

아래로 내려가니 음식을 조리하는 주방 공간과 쿠킹클래스를 진행하는 공간, 그리고 우리가 식사를 하게 될 원테이블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원테이블 식당이 너무 예뻐서 우리끼리 떠들면서 식사하는 것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고급스러운 자기와 작품으로 보이는 그림 들이 있고, 테이블도 예쁘게 꾸며져 있다.

8명이 정원이라고 하였는데 우리 측 인원이 많아서 의자를 몇개 더 놓아주셨다. 도반 대표님은 이렇게 꽉 채우는 것 보다 조금 적게 와서 편하게 식사하는 것이 좋다고 하신다.

 

테이블에는 이미 우리 인원에 맞게 컵과 접시 등이 셋팅되어 있었다. 테이블이 좁지는 않았지만 우리 인원이 이미 넘치는 상황이어서 복잡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테이블 한쪽에는 자기로 만든 다양한 종류의 컵, 식기, 주전자 등이 놓여져 있다. 대부분이 유명한 작가분들의 작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예쁘서 만지작 거리다가 듣고 얌전히 내려놓았다.

 

이 곳은 '홍승스님'께서 직접 요리를 가르쳐주시는 쿠킹클래스다. 너무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요리를 촬영하는 스튜디오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배우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1세대 사찰음식의 대가께서 직접 요리를 가르쳐 주신다는 것이 흥분되고 이런 예쁜 공간에서 요리를 배운다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원테이블 위에는 이름이 생소한 오늘의 다양한 식사 메뉴가 있다. 전채요리로 '현미땅콩죽'과 '상추물김치'가 있는데 '상추물김치'는 '토마토물김치'로 바꿔서 나온다고 한다. 메뉴 이름을 들어보면 먹고 싶은 생각이 그리 샘솟지는 않아서 어떨지 무척 궁금했다.

메인요리로는 '더덕잣소스샐러스', '우엉잡채', '애호박채전', '가지새싹전', '수수감자크로켓' ,'표고버섯탕수육', '수심냉채', '마튀김' 등이 나온다. 그리고 식사로는 7가지 반찬과 잡곡밥, 국 등이 나온다.



이런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있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대부분의 음식은 처음이었다. 사찰음식은 오신채(불고에서 금하는 다섯가지 채소)라 하여 마늘, 부추, 파, 달래, 흥거(물구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음식이 과연 어떨 맛일지 매우 궁금했다.

 

드디어 식사가 차례로 나오기 시작했다. 전채요리인 '현미땅콩죽'과 '토마토물김치'다. 앞서서도 이야기했지만 어떤 맛일지 정말 궁금했다. 죽을 한숫가락 떠먹어 보고는 '엉??' 고소하고 맛있다. 땅콩은 잘게 씹힐 정도로 들어 있어서 씹을수록 입안에 고소함이 퍼진다.

 

토마토물김치는 너무 시원하고 개운한 맛있는 물김치다. 오이와 다양한 채소가 들어있고, 토마토는 그냥 채소라는 느낌 외에 다른 느낌없는 어울림이 좋다. 그저 깔끔하고 개운해서 입안이 시원해진다.

 

메인요리도 순서대로 나온다.

 

첫번째로 나온 '더덕잣소스샐러스'다 더덕을 씹기 좋을 정도로 다지고 살짝 달콤한 소스를 얹어서 더덕을 싫어하는 사람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이다. 처음 나온 음식이라서 그런지 순식간에 그릇이 비었다.

 

두번째로 나온 음식은 '우엉잡채'다. 내가 생각하는 잡채는 맛있기는 한데 조금 느끼한 맛의 음식이다. 그래서 몇 젓가락은 맛있게 먹지만 거가까지의 음식이다.

 

한젓가락 덮썩 잡아서 내 접시로 가져왔다. 앞서 언급했듯이 마늘, 부추, 파 등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잡채,...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 있지? 함께 한 맴버들이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한다.

고소하고 부드럽고 그렇다고 물컹거리지 않는다. 이런 잡채라면 한없이 먹을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짧은 시간에 우엉잡채는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가지새싹전'이 나왔다. 그냥 봐서는 계란말이로 보이지만 가지를 얇게 썷어서 새싹을 돌돌말아 만든 음식이다. 모양도 참 예쁘다.

 

'가지새싹전'을 한입 물어보니 너무 부드럽고 돌돌말려 있는 새싹이 부드럽게 아삭거린다. 노란색 소스는 'xx청'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척 새콤하고 맛이 좋았다.

 

'수수감자크로켓'은 비쥬얼로 봐서는 튀김 요리 같았는데 전혀 달랐다. 수수감자를 으깨서 살짝 구은 듯 하다. 또한 안에는 뭔가 알갱이가 가볍게 씹혔다. 음식들이 모두 예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표고버섯탕수육'은 오늘 나온 요리 중 가장 비주얼이 강렬하고, 자주 보던 탕수욕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고기 대신 표고버섯을 사용한 건강한 요리다.

 

표고버섯이 쫄깃하고 함께 들어 있는 채소는 아삭하다. 일반 음식점에서는 사용하기 힘든 고급 요리의 맛이다. 이런 요리에 사용하는 소스는 모두 매실, 겨자, 진간장, 들깨 등 자연 재료로 만 사용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런 맛이 난다는 것이 신기하다.

 

뒤로 나온 '마튀김', '수심냉채' 등도 맛이 깔끔하고 재료가 그대로 온전히 느껴지는 아삭거림이 좋았다. 수심냉채를 끝으로 메인요리는 모두 나왔다.

양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음식의 자연 밥상은 마음까지 건강하게 하는 기분이 든다. 이제 식사가 나올 차례다.


 

식사가 나오기 전에 잠시 홍승스님이 준비하고 게시는 주방에 가 보았다. 귀찮을텐데 반갑게 인사를 주신다. 한상 한상 정갈하게 준비하는 밥상이 예쁘게 놓여져 있다.

 

그렇게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사가 도착했다. 7가지 반찬에 국과 잡곡밥이 놓여져 있다. 모두 채소로 만든 음식이지만 맛은 다 다르다. 개인적으로 국이 참 개운하고 맛이 좋았다. 좋은 된장을 사용해서일 것이다.

 

깻잎으로 보였던 위 반찬은 김으로 만든 음식이었다. 김을 마치 깻잎 장아찌 처럼 만든 것이다. 짭쪼름하고 김 특유의 향이 나서 색다른 맛이었다.

 

모든 식사가 끝나고 후식으로 메론이 나왔다. 실컷 먹었는데 그리 배부르지 않고 뒷맛이 깔끔했다. 사찰음식을 처음 먹어봣는데 맛있다는 말이 무엇인지를 혀 끝으로 느낄 수 있었다.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 테이블을 가득 채우 주신 맛있는 사찰음식 '도반'은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맛을 경험하게 해 주었다. 특히 원테이블로 이루어져 우리끼리 떠들면서 식사하기도 좋고, 먹고나서 뒷맛이 깔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얼마 안되는 식당이다.

'도반'은 양재의 맛집이라고 말하기 미안한 생각이 드는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는 음식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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