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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등산하며 느낀 꼭 필요한 3가지, 관악산 국기봉에 오르다. 본문

여행과 일상

여름 등산하며 느낀 꼭 필요한 3가지, 관악산 국기봉에 오르다.

명섭이 2017. 7. 27. 08:00

여름 등산, 더욱 꼼꼼히 챙겨야 안전에 문제가 없다.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지난 주말 오후 갑자기 등산을 하고 싶어졌다. 매우 무더운 날씨였지만 어차피 가만 있어도 더운거 땀을 실컷 흘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가까운 산이 관악산이었고, 10여년전에는 자주 오르던 산이어서 별 생각없이 간단히 짐을 챙겨서 혼자 등산을 했다.

500ml의 물과 등산화를 신고, 땀을 닦을 수 있는 시원한 쿨코어 쿨타올, 사진을 찍기 위한 스마트폰, 배고프면 먹으려고 김밥 2줄 등을 배낭에 넣고 출발했다. 미러리스 카메라 소니 A7m2도 배낭에 넣었지만 한번도 꺼내지 않고 짐만 되었다.

 

<아래 사진은 모두 'LG G6 플러스'로 촬영한 후 편집을 하였다.>

관악산 입구부터 나무 아래쪽에 노란 테이프를 감아놓은 것을 보게 되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찐득이였고, 날파리와 모기 등 해충들이 잔뜩 붙어 있었다. 어쩐지 무더운 여름이었는데 날아다니는 벌레가 별로 없다는 것이 신기했다.

 

얼마전 민팅에서 제공받은 시원한 쿨코어(Coolcore) 쿨타올에 물을 적신 후 흐르는 얼굴 땀을 닦기 좋은 정도의 길이로 가방 끝에 묶었다. 얼굴에 쿨타올을 가져다대면 무척 시원함이 느껴진다.

어떤 경우나 마찬가지겠지만 여름에는 덥다고 등산화를 신지 않는 경우가 있다.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고 몸의 땀이 발로 흐르기 때문에 운동화 등은 땀에 젖을 수 있고 그러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닥칠 수 있으니 등산화는 꼭 착용하자.

첫번째, 여름 등산에서 꼭 필요한 첫번째가 바로 등산화 착용이다.

 

내가 오른 코스는 안양 현대아파트 후문에서 출발하여 관악산 육봉 국기봉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 코스로 10분 정도 걷다보면 나무로 만든 계단이 나온다. 드디어 관악산의 '악(岳)'을 느끼기 시작한다.

 

헉헉대며 나무 계단과 바위를 오르다보면 욕나오기 직전에 평평한 땅이 나타난다. 여기까지 오면 한번의 고비를 넘기게 된다. 물론 이 이후가 훨씬 힘들지만 한때의 평온함에 거칠어진 심장도 잠시나마 평온함을 되찾는다.

평소 주말 같으면 이 부근에 막걸리와 아이스크림 등을 파는 노점이 차려지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서인지 노점은 커녕 사람도 구경하기가 힘들다. 

 

가방을 벗어놓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제 부터 매우 힘든 산행이 시작되기 시작하니 힘을 비축하고 목을 축이기 위해서다. 나는 2시간 이내의 산행에서는 힘들어도 앉아서 쉬지 않는다. 앉으면 긴장했던 다리 근육이 풀려서 다시 걷기 시작할 때 더 힘들어지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1시간반 정도면 오를 수 있는 코스를 잡았고, 그 정도면 물은 500ml 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는 조금 모자란 용량이었다. 1L를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번째, 충분한 양의 물은 생명과 같다. 땀이 비오듯 흐르기 때문에 물이 적으면 자칫 탈수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험악한 '악산(岳山)'이 시작된다. 돌과 바위가 길을 대신하고 있고, 수많은 계단이 수차례 이어진다. 그 길을 참고 견디면 관악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자주 다닐때는 별거 아닌 것 같았던 관악산이 이 날은 죽을 만큼 힘들었다.

 

언제 만들었는지 바위로 이어졌던 몇몇 길들이 계단으로 바뀌어 있었다. '계단이 더 쉽지 않냐고?' 절대 아니다. 바위를 오르는 것은 힘들고 위험하지만, 계단은 한발 한발 떼는 것이 고통이다. 그래도 계단은 위험하지는 않으니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어렵게 어렵게 1시을 넘게 오르니 2개의 바위가 골을 만들어 생긴 길이 나온다. 예전에 관악산에 오를 때 여기까지 오면 거의 다 왔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날은 여기 이후도 매우 힘들었다.

 

이제 목적하는 국기붕이 380m 남았다. 문제는 여기부터였다. 여기까지 너무 힘들게 올라서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심장이 뛰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린 것도 이유인 것 같다.

진심으로 그만 내려갈까 10면도 넘게 고민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1시간 넘게 올라온 것이 억울해서 더 가보기로 했다. 죽기가 하겠는가.

 

어?? 380m 남은 지점에서 조금 더 오르니 못보던 전망대가 생겼다.

 

와~ 새로 생긴 전망대에 서니 시원한 바람이 분다. 정말 살 것 갔다. 쿨타올로 얼굴을 닦을 때 마다 시원한 느낌이 좋긴 했지만 역시 자연의 바람이 훨씬 시원하다.

 

전망대에서는 안양 시내가 훤히 보였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곳곳이 어디인지 지명이 표기된 커다란 지도가 있었다. 여기서 좀 더 쉬고 남은 300m를 오르기로 했다.

 

정확히 1시간반이 지난 시점에서 드디어 육봉 국기봉에 올랐다. 하늘에서 펄럭이는 태극기와 그 바람이 온몸에 느껴진다. 능선을 걸어서 1km 정도 더 가면 연주암이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쿨코어 쿨타올로 얼굴의 땀을 닦는 기분이란 정상에 올라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기분이다.

산에 오르면서 땀은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위험한 순간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래서 땀을 닦기 위한 수건은 필수다. 이날 준비해 간 쿨코어 쿨타올은 땀을 닦을 때 얼굴의 기온까지 낮출 수 있어서 좋은 선택이었다.

셋째, 땀을 닦아내는 쿨타올(쿨코어 쿨링타올)은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

 

눈 앞에 펼쳐진 정상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그만할까 고민했던 수없는 시간을 무색케 만든다. 돌아와서 스마트폰(LG G6 플러스)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보니 전문적인 카메라를 굳이 무겁게 가지고 갈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배고프면 먹으려고 가지고 온 김밥을 꺼냈다. 먹지 않고 다시 들고 가도 되지만 왠지 정상에서 먹는 김밥 맛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에 꺼내들었다. 아직 숨이 가쁘지만 김밥이 너~~무 맛있다.

땀을 많이 흘리고 숨을 헐떡거리며 오르느라 김밥이 잘 넘어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김치 김밥'은 신의 한수였다. 필수는 아니지만 산에 오를 때 '김치 김밥'은 충분히 좋은 선택이다.

 

김밥을 먹으며 20여분을 쉬고나니 몸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듯 했다. 출발 시간이 늦었기에 더 지체하면 어둠이 올 것 같아서 서둘러 하산을 시작했다.

 

어떻게 이 많은 계단을 올랐을까 싶은 계단을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오를 때 눈 딱 감고 무거운 발을 내딛었는데 내려갈 때는 한결 수월하다.

 

오를 때는 힘들어서 보지 못했던 깍아지른 듯한 멋진 암벽이 눈에 들어온다. 서울에 위치해 있으니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올랐다간 후회 막급일 산이 바로 관악산이다.

 

암벽 틈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바위가 쪼개지지 않으면 나무는 더 크긴 어렵겠지만 이만큼 자란 것도 대단해 보인다.

 

50분 정도를 걸어서 드디어 출발했던 현대아파트 후문 근처에 도착했다. 근처에는 하우스 농장이 있고 그 곳에서 재배한 토마토를 팔고 있었다. 물은 이미 다 마셔서 목이 말라서 토마토를 5천원어치 샀다. 토마토를 입에 물으니 물이 주르륵흘렸고 허겁지겁 한개를 흡입했다.

왕년에 달리듯 올랐던 산이라 생각했던 관악산은 40대 중반의 형편없는 체력을 가진 나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의 대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무더운 여름이라 더더욱 힘든 산행이었지만 어쨋든 정상을 밟고 내려와서 뿌듯한 산행이기도 했다.


여름 등산에서 필요한 것을 다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등산화'는 여름에도 필수다. 땀이 흐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 '물'은 충분히 준비해가자. 어지럼증이 생길 정도로 땀을 흘리게 된다.
  • 땀을 닦아내고 얼굴을 차갑해 해주는 '쿨타올'은 좋은 선택이다.
  • 배를 채울 때는 목넘김이 좋은 '김치 김밥'을 추천한다.
  • 사진은 무거운 카메라 보다 사진 잘 찍히는 '스마트폰'이면 충분하다.

주의할 것과 필요한 것을 잘 챙기면 여름도 충분히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여름 등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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