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참여는 개인정보를 파는 행위, 정당한 댓가를 받는가?
좋은 직장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알바 하나 구하기 어려워진 지금이다보니 몇천원, 아니 단돈 몇백원 만 줘도 자신의 정보와 능력을 기꺼이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온라인 설문조사가 그런 대표적인 예이다. 아무것도 안하고 버리게 되는 얼마간의 시간을 들여 참여하면 약간의 비용 또는 경품 또는 수십만원을 제공하는 좌담회 참석이 가능하다니 혹하지 않는가?
이런 설문조사는 필히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개인 정보를 제공하고 받게 되는 댓가는 생각해 보았는가?
언제부터인가 십만원 이상 비용을 제공하는 좌담회 참석 권유 메일이 종종 오고 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해당 리서치업체의 설문조사에 응하면서 메일 수진 동의를 했다는 문구가 있다.
법적으로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은 이런 종류의 설문조사가 내 눈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사전 동의를 했다고는 하지만 참여하라는 설문을 보면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듯 하고, 결과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창구를 두지 않는다.
아무에게나 보내도 문제 삼기가 어렵고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아무도 좌담회에 초대를 하지 않아도 알 수가 업다. 얼마전 고객 정보를 팔아서 문제가 되었던 대형쇼핑몰의 불법 경품 응모를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받은 메일을 보면 어디에도 문제가 될 만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통신 서비스 실태 조사 참여, 좌담회 참석을 위해 사전 조사 진행, 개봉 전 무료 시사회 참석자 모집 등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충분히 관심을 끌 만한 내용 들이다. 실제 메일 그대로 진행이 된다면 말이다.
통신서비스 실태 조사 메일을 열어보니 설문조사를 마친 분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1등 3명에게 현금 백만원, 2등 10명에게 현금 십만원, 3등 300명에게는 상품권 오천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있다. 총 5,500,000만원이 313명에게 지급된다.
통신서비스 실태 조사의 규모를 생각하면 10,000명까지도 참여했을 수 있다. 만약 10,000명이 조사에 참여했고 고르게 비용을 받는다면 인당 550원을 받게 된다. 그럴 경우 당첨될 확률은 100명 중 3명 가량인 3% 정도가 된다. 즉, 이 확률과 비용을 위해 나는 개인정보를 제공하면서 약 30분 가량의 시간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자동차 품평회 참석 메일은 의혹의 여지가 있다. 메일 받은 사람 모두를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품평회에 적합한 분인지 확인하기 위한 사전 설문조사에 응하라고 한다.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대상자 선정을 위한 사전 조사'라고 하기엔 너무 많고 디테일한 조사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전 설문조사가 끝나고 대상자가 선정된 후에도 어떤 조건으로 대상자가 선정되었다던가, 누가 선정되었다던가 하는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 떨어졌다는 연락도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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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자동차 품평회 대상자 선정을 위한 사전 설문조사 내용이다. 총 9단계를 거치면서 개인정보를 기재해야 하고 디테일일한 자동차 사용 경험과 성향 등에 응해야 한다.
이런 설문조사에 대해 아래와 같은 의혹이 생긴다.
- 이 조사가 정말 품평회 참석을 위한 대상자 선정 조사일까?
- 이 조사 자체가 특정 자동차 회사에 제공하는 데이터가 아닐까?
- 어떤 조건의 응답자가 대상이 되었을까?
- 혹시 해당 품평회가 열리기는 하는 것일까?
- 개인정보는 안전하게 관리되고 폐기될까?
내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얼마라도 벌면 좋은 것 아니냐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설문조사에 자신의 개인 정보와 시간을 팔아서 약간 비용을 버는 것 보다 다른 생각을 하면 어떨까? 선정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 지 모르겠으나(원래 가능성이 없을수도 있고) 이런 종류의 설문조사에 응하는 것은 정말 비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