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많이 깊어진 주말, 아내와 아이들이 가까운 곳이라고 다녀오자는 성화에 못이겨 집에서 가까운 청계산에 위치한 청계사에 다녀왔다. 숨 쉴틈 없이 바쁜 날을 지내다보니 언제나처럼 계절을 잊고, 어느 순간 고개를 들어 긴 숨 내쉬면 '아~지금이 가을이었구나'하고 계절을 깨닫는다. 이렇게 가족들이 함께 나가자고 해 주니까 그나마 세상 속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고마운 생각을 한다.
아래 사진은 모두 'LG 뷰3(Vu3)'의 카메마로 촬영 하였으며, 원본에 리사이징과 워터마크 처리 만을 하였다.
다른 때 같으면 청계사 근처까지 차를 몰고 가서 주차를 하겠지만 오늘은 좀 걷자하여 조금 멀리 차를 세우고 함께 걷기 시작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공기가 다르게 느껴지고 우리를 감싸고 있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청계산이 언제 이렇게 고운 색을 입었는 지... 나와 다르게 세월은 제 때에 맞춰 변해가고 있었다.
청계사로 향하는 길 아래에는 시냇물이 흐로고 있고 그 위로 갈대가 가을의 갈색 옷을 입고 있다.
조금 걷다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청계사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차를 세우고 걷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왕시에서 주말에 허용하고 있는 우측 차선에는 수 Km에 이르는 주차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차를 가지고 좀 더 갔다면 주차에 애를 먹었을 것 같다.
아이가 길 가의 무엇인가를 바라보기에 함께 보니 호박잎에 꿀벌 한마리가 앉아 있었다. 주워 먹을 것도 없을 것 같은 데.. 꿀벌의 다리에는 노란 꽃가루를 매달고 있다.
잎이 너무나 고운 빨강 옷을 입은 단풍나무를 발견했다. 날씨가 그리 좋지 않은 오후였지만 빨간 단풍나무는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였다.
세피아 모드로 빨강을 촬영하니 은근 멋스런 풍경으로 변한다.
길 가의 갈대밭에는 서 있는 것 조차 힘겨워 보이는 코스모스 몇그루가 마지막 사력을 다해 꽃잎을 붙잡고 있었다. 코스모스가 가을을 상징하는 꽃이라고 말할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여름이 끝나갈 무렵부터 꽃을 피워서 지금처럼 늦은 가을은 그들의 무대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뷰3 카메라의 '수동 초점'으로 촬영을 하면 위 사진과 같이 '아웃 포커스(주변 흐림)'가 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아무런 효과를 넣지 않고, 후 편집 하지 않은 사진이 이 정도 나온다는 것이 놀라웠다.
청계사로 향하는 길에 처음보는 길이 나 있다. '청계산 맑은숲 공원'이라고 적혀 있다. 이전에는 아스팔트를 따라 청계사로 올라갔는데 이런 오솔길이 생기니 완전 다른 공원이 된 듯한 느낌이다.
자주 지나던 길의 안쪽에 이렇게 곧고 길게 뻗어 있는 나무들이 있는 줄은 몰랐다. 대부분 공원을 만들면 자연을 훼손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청계산 맑은숲 공원'은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길을 나무로 만들어서 그다지 자연을 해치지 않은 것 같아서 좋아 보인다.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니 예전에 아스팔트로 걸을 때는 몰랐던 시냇물이 보인다. 시냇물이 흐르는 위로 노랑과 빨강 단풍이 물들고 그 잎들이 물 위에 떨어져 다시 빛나고 있다. 참 아름답고 좋은 풍경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이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복일 것이다.
장난 삼아 '뷰3' 카메라에 있는 '듀얼카메라' 기능을 작은 아이에게 알려주니 이런 오묘한 사진을 촬영하여 보여준다. 역시 내가 무엇을 상상하든 아이는 그 이상을 보여준다. ㅋ
청계사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하거나 청계사에 들러 기도를 한다. 특히 대입 수능이 며칠 남지 않아서 많은 학부모 들이 함께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까마득하게 보이는 청계사의 계단 좌우로 단풍이 물든 나무들이 뒤덮고 있어서 다른 때보다 더 푸근해 보인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마침 점심시간이었다. 우리도 청계사의 사찰 음식을 먹어볼 생각으로 줄을 섰다. 본 사진은 좀 어둡게 나와서 '뷰3' 카메라의 'HDR' 모드로 촬영을 하였다. 'HDR' 모드로 촬영을 하면 어두운 부분도 어느 정도는 선명하게 표현을 해 준다.
사실 나도 절밥은 처음 먹어본다. 오늘은 밥에 콩나물과 두어가지가 나물, 그리고 고추장이 들어간 비빔밥이었다. 흔히 먹는 비빔밥에 비해 특별히 맛있지는 않았지만 마치 청계사의 경건함이 서려 있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으로 식사를 하였다.
청계사의 뜰에 국화꽃이 만개해 있었다. 꿀벌들은 마지막 남은 꽃가루를 거둬 가느라 근접하여 사진을 찍고 있는 나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바쁘게 날개짓을 하고 있다.
청계사 위 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청계산을 조금 더 올랐다. 아래보다 좀 더 깊은 산에도 단풍이 물들어 있다. 40여분 동안 산행 후 다시 청계사로 내려왔다.
고운 단풍이 가득한 산을 파노라마 모드로 촬영하였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려서 선명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풍경으로 보기엔 무리가 없는 듯 하다.
다시 청계사로 내려오는 길가로 어지럽게 물들은 가을 색이 아름답다.
청계산에서 흐르는 맑은 물에는 붕어와 피리 등의 물고기 들이 살고 있다. 보지는 못했지만 가재 랑도 있을 것 같다.
엇! 나무 귀신?? 오래된 고목에 나무 귀신이 스며들어 있는 듯하다. 청계사로 향하는 길 가에는 이런 오래된 나무들이 많아서 천년 고찰의 위엄을 말해주는 듯 하다.
가을이라는 계절.. 가을이라는 단어 속에 스며있는 쓸쓸함과 푸근함은 언제 다시 돌아와도 비슷한 감정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에 이런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그냥 지나칠 뻔 했던 가을을 알게 해 준 가족이 있어 고맙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마음이 편안해 지는 시간이 좋았다.
본 포스트는 LG V3 체험단에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