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경기도박물관에서 미술대회를 한다고 먼저 가서 무엇을 그릴지 살펴봐야한다고 한다. 에효~ 주말에는 가급적 꼼짝하기 싫은데 가야한다고 하니 가야지. 무거운 몸을 이끌고 경기도박물관으로 향했다. 마침 날씨가 무척 좋아서 몸은 무거웠지만 머리가 상쾌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꽤 넓은 공간에 경기도 박물관과 어린이 박물관이 함께 있었다. 밖에는 여러가지 조형물과 정자 등이 있어서 가볍게 나들이하기 좋은 곳이었다.
아이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니 숨는다? 사진찍기 좋아하는 녀석이 별스런 행동을 다하네^^
경기도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지 박물관 입장에 돈을 받고 있었다. 경기도민은 50% 할인이 되어 그나마 저렴하게 입장을 하였다.
우리가 방문한 날에는 용(龍) 테마전이 열리고 있었다. 용과 관련된 유물과 놀이기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용과 관련된 유물들을 보다보니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용을 형상화한 것들이다. 예나 지금이나 용을 영물시 하는 것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 벽화 앞에서 포즈를 취해보라니까 여의주를 문다. 역시 범상치 않어..
옛날 마을과 사람들의 풍경을 커다랗게 만들어서 전시를 하고 있었다. 사진한장에 담기가 벅차기는 했지만 뭍에서 바다에서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조형물이어었다.
옛날 옷인데 출토된 그대로를 전시하고 있었다. 보존을 위하여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조명을 켜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 안에 가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어릴적 할머니댁에 있던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차례상 준비할 때 사용하던 다식판, 약과판이 있고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경대, 등잔 등을 보니 지금은 집터 만 남은 할머니댁이 생각난다.
헛 삐삐다. 군대 제대 후 대학시절에 삐삐를 사용했었지. 그때는 '전화해~'가 아니라 '삐삐쳐~'라고 했었고 공중전화 박스에 줄서는 일도 않았는데.. 오래전 일들이 새록새록 기억난다.
여러가지의 자기도 전시가 되어 있다. 전시물들을 쭉 따라가다보니 석기시대부터 공작을 하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이 있다. 설명하지 않아도 이 곳을 쭈욱 보니까 아이가 이해를 한다.
경기도박물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책가도' 였다. 어디선가 본 듯한 작품들이었는데 그게 책가도 라는 이름이 있는 줄은 몰랐다.
커다란 책꽃이를 그려놓은 것 같은데도 참 아름답다. 오래전 선비들이 자신의 책을 자랑하기 위해 그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책가도 외에도 책 몇권과 다른 물품을 함께 그린 '책거리' 라는 작품도 여럿 전시되어 있었다.
밖으로 나와서 정자에 올랐다.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경기도박물관 풍경이 시원하다. 입구에 낙서 좀 하지 말라는 문구에 왠지 모를 웃음이 난다.
봄이 시작되는 4월의 경기도박물관은 모처럼 따뜻한 주말이었는데도 북적이지 않고 편안했다. 하지만, 무엇인가가 있을듯한 곳이 비어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다행히도 아이는 그림 그릴 것을 선정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