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전부를 걸어도 좋을 만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새로운 것이기에 기획이 만만치않고, 혼자할 수 없어서 투자자와도 접촉을 하며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그로 인해 수면부족과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매일 새벽까지 정보를 찾으며 일을 하다보니 얼굴은 푸석하고 눈은 항상 충혈되어 있다. 이러다가 서비스 오픈은 커녕 당장이라도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기대와 가슴 속에 있는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은 즐거움을 넘어 희열을 느끼게 해 준다.
요즘의 생활이 이렇다보니 누가 옆에서 건드리면 신경이 바짝바짝 선다. 특히 이런 것을 아는 지 모르는지 속없이 이야기하는 아내를 볼 때면 한숨이 먼저 나온다. 내편이 맞긴 한 건지...
며칠 전 일이다. 아침에 출근을 하려는데 아내가 아이들과 천문대를 놀러가자고 한다. 밤하늘도 보고 하루 쉬다오면 좋지 않겠냐는 것이다. 가족 여행은 좋아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다. 가능한한 친절하게 답을 했지만 아내가 짜증을 낸다. 아놔~~~!
그렇게 아침부터 불편한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운전하는 차 안의 라디오에서는 '김보빈의 생쾌한아침'이 시작되고 있었다. 상쾌한아침은 탈랜트 박시은씨가 진행할 때부터 들었던 프로이고, 김보빈씨로 진행자가 바뀌고 나서도 보빈씨의 상큼·발랄한 목소리가 좋아서 아침에 자주 듣는 프로이다.
마침 김보빈 씨가 '언제 혈압이 오르세요? 문자 보내고 털어버리세요~'라는 멘트를 던진다.
'딱 나보고 얘기하라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지금의 짜증스런 마음을 담아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몇초 후 핸드폰에 문자메세지가 도착했다.
답문자가 도착한 것이다. 자동 발송되는 문자이겠지만 김보빈씨의 상큼한 목소리와 문자가 오버랩되면서 불편한 마음이 가라앉고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마치 김보빈씨가 나한테 문자를 보낸듯한 느낌? 문자 끝에 'TBS 김보빈의 상쾌한아침' 이 아니라 '보빈이가~' 라고 되어 있었다면 쓰러졌을지도...^^
내 마음도 몰라주는 아내보다 라디오 속의 어떤 사람, 그리고 문자 한통이 나에게 위안을 주는 아침이었다. 라디오 진행자가 내 마음을 이해주는 애인 같고, 상상할 수 있는 것이 라디오의 매력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