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버추어에서 메일 한통이 도착했다. 메일제목이 '[공지]네이버 계약 종료 안내' 였다. 네이버의 키워드광고 파트너인 오버추어와의 계약이 올해 말까지였고, 멀게 만 생각되었던 올해말이 드디어 온 것이다. 오버추어는 지금까지 네이버 검색결과의 '스폰서링크' 영역을 담당해 왔다.
■ 키워드 검색광고에서 오버추어는...
'왜 네이버나 다음 같은 대형 포탈들이 오버추어의 시스템을 사용할까?' 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직접 광고를 집행하면 오버추어에 떼어주는 수수료까지 자사의 수익으로 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오버추어는 클릭 당 비용이 발생하는 CPC 광고에서 독점적인 위치의 회사다. 대충 생각해보면 누구나 CPC광고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단순하지가 않다. 충분한 광고주가 있어야 하고, 광고주(또는 광고 대행사)가 이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광고 운영 플랫폼이 있어야 하며, 키워드 매칭 기술이 있어야 한다. 그나마 오버추어의 CPC 관련 특허가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이 나서 도전은 해 볼만한 사업이 되기는 했다.
오버추어는 네이버와의 결별이 태연한척하지만, 적지 않은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다. 오버추어에 광고를 하면 인터넷 어떤 사이트에서나 광고가 표시된다는 것을 장점으로 말해 왔지만, 이젠 네이버의 검색결과 화면에서는 광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버추어 메일의 일부
네이버가 전체 검색의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오버추어는 40%가 되지 않는 시장에서 만 활동을 하게 된다. 오버추어의 메일에서보면 '다음, 네이트, 야후, 파란'과 같은 곳에 광고를 한다고 하지만, 그들을 모두 합해도 네이버를 따라가지 못한다. 당신이 오버추어를 통해서 온라인 광고를 하는데 네이버에는 나오지 않는다해도 오버추어에 광고를 하겠는가? 바로 이것이 오버추어에게 뼈아픈 현실이 될 것이다.
네이버와의 결별을 알리는 공지에 '콸콸콸'이라는 낯익은 카피의 이벤트를 하는 것도 지금의 광고주를 잡고 픈 간절한 마음일 것이다. 만약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아진다면 오버추어는 정말 다른 생각을 해야 수도 있을 것이다.
■ 네이버가 직접하는 키워드 검색 광고의 의미
이미 수개월전에 네이버는 오버추어와의 계약을 올해까지만 지속한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놀랄 것은 없다. 하지만, 그 끝이 며칠 남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작이 며칠 남았지 않았기에 검색 광고 시장의 변화에 새삼 관심이 간다.
네이버는 수년전부터 자체 온라인 광고 플랫폼을 개발해 왔으며, 'NHN Business Platform'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그 계획을 구체화해왔다. 이는 인터넷 검색에서 압도적 1위 업체의 행보이기 때문에 비상한 관심을 받아왔다.
키워드 검색광고는 네이버는 뿐 아닌 다음이나 네이트 등 대형 포털들의 주요 수익원이다. 네이버는 이런 핵심 사업을 외부업체에 맡겨서 수익을 나누는 것에 속이 쓰려왔고, 결국 오버추어에 결별을 고하고 직접 광고를 시작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높은 검색 점유율과, 수년간 다듬어온 NBP의 검색 플랫폼에 자신을 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생각해 볼 2가지가 있다.
첫째는 네이버의 자회사 NBP가 '광고 플랫폼 사업자'로 설 수 있느냐이다. 만약 NBP가 오버추어와 견줄 만한 광고주를 확보한다면 오버추어가 계약을 맺고 있는 '다음, 네이트, 야후, 파란'도 오버추어를 버리고 NBP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네이버는 검색에서 뿐이 아닌 검색을 통한 광고시장까지 독점해 버리는 것이다. 독점한다는 것은 횡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키워드 광고의 효과이다. 같은 돈을 들여서 광고를 했는데 오버추어에 광고 했을 때보다 못한 수익이 발생한다면 광고주의 싸늘하게 네이버를 바라볼 것이다. 네이버의 시장장악력 때문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네이버에 광고를 하긴 하겠지만 많은 돈을 들이진 않을 것이고 결국 CPC 단가는 떨어져서 NBP의 수익률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에 맞서 오버추어가 공젹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광고주는 이미 오버추어의 능력을 알고 있고, 그동안 편하게 써왔던 오버추어를 더 오래 사용할 확률이 높다.
■ 절대강자 없는 모바일 광고 시장
NBP는 오버추어와의 결별을 말할 무렵 새로운 광고 서비스를 내놓는다. 바로 모바일 검색광고 서비스다. 모바일이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말하며, 모바일 검색광고란, 모바일 기기에서 인터넷을 이용하여 검색을 하는 것을 말한다.
모바일기기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에 모바일 검색광고는 더더욱 생소한 시장이다. 물론 PC에서와는 다르게 특정업체에 의한 독식도 없다. 모바일기기의 작은 화면에 광고를 표출하면서 컨텐츠의 사용을 해치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PC에서의 광고와는 많이 다르다. 그래서 혹자는 모바일 광고 자체가 시장성이 없다는 말도 한다. 하지만, 구글이나 애플, 그리고 지금의 포탈업체 모두는 모바일 광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결국 모바일에서도 인터넷은 이용할 것이고, 검색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미 오래전부터 모바일 광고를 준비해서 시행해 오고 있다.(검색광고는 아니지만) 네이버는 얼마전 국내에서는 가장 빠르게 모바일 검색광고를 유료화했다. 대단히 모험적인 시작이다. 국내 모바일 시장은 네이버보다는 다음이 훨씬 먼저 뛰어들었고 더욱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아직 다음은 유료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겁이 나는 것이겠지.
영원할 것 만 같았던 키워드 검색광고의 절대 강자인 오버추어가 네이버와와 결별하면서 검색광고 시장이변화하고, 급격한 모바일의 트래픽 증가로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광고 또한 대단한 주목을 받고 있다. 네이버와 오버추어의 결별은 단순히 회사 간의 계약 종료라는 의미보다 훨씬 큰 '그 다음의 광고시장 재편'을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다. 또한, 네이버의 NBP가 힘을 받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모바일 광고시장까지도 단숨에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의 NBP가 독자 생존하기 위해서 꽤나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고, 오버추어는 지금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네이버의 NBP나 오버추어 모두가 다급하다고도 볼 수가 있다. 네이버의 NBP나 오버추어 중 어떤 회사가 더 마음을 조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