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이나 더웠던 여름이 언제 지났는지 알 수 없을 만큼 가을이 깊어졌다. 가을이라기 보다는 겨울이라 말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가족과 산에 가자고 약속한 한 것이 늦여름이었으니 그 약속을 지키게 되기까지 3개월이나 걸렸다. 사실 청계사 가는 것이 산행은 아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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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가을이지만 아직도 높은 감나무 꼭대기에는 감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예전에 높은 곳에 있는 감은 까치밥으로 남겨 놓는다는 할머니 말씀이 생각이 난다.
청계사 입구에 서 있는 나무의 색이 겨울을 준비하라고 말하는 듯 하다.
청계사는 입구의 작은 계단을 오르면 작은 마당이 있고 또 하나의 높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
계단의 끝에는 절을 지키려는 듯한 수호신들이 서 있다.
계단을 오르면 너른 마당과 언제나 무릎꿇고 기도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이 곳에 오면 우리도 무엇인가를 빌면서 절을 하곤 한다.
며칠전 수능이 있었던 터라 이곳에도 수능시험을 위해 기도한 많은 어머니들의 정성어린 초가 보였다.
가을의 꽃이라는 국화가 아직까지 피어있다. 아직 가을을 보내기엔 서운한 것인가!
우리가 도착한 시간에 극락보전에서는 스님이 염불을 외고, 신도들은 기도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불교 의식인 법회가 열리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극락보전의 문이 너무 낡아서 떨어질 것 만 같아 보였다.
극락보전의 옆문도 너무나 낡아보였다. 옆문으로 살짝 안을 들여다보니 제복을 입은 여인이 눈에 띄였다.
극락보전의 뒤뜰에는 수많은 작은 부처님이 앉아계셨다. 이것도 소원을 비는 많은 사람들이 바친 것이다. 아이는 이유도 모르고 그저 이런 것을 사달라고 만 조른다. 에효~
청계사의 마당 한쪽에 우물이 있다. 수천명, 어쩌면 수만명의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일로 이곳을 찾아 이 우물물을 마셨을 것이다.
보물 11-7호로 지정된 '의왕 청계사 동종'이다. 통일신라 시대에 지어진 오래된 사찰이다 보니 이런 보물급 유물이 여럿 있다고 한다.
청계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와불상이다. 자갈로 만들었다고 하며 크기가 10M는 족히 넘는 듯 하다.
와불상 오른쪽에 청계산을 오를 수 있는 계단이 있다. 늦은 가을색과 나무와 돌로 만든 계단이 잘 어우러져 보인다.
오래된 나무가 벼랑 끝 바위를 뿌리고 감싸고 겨우 서 있다. 다음번에 왔을 때도 이대로 있을 수 있을지...
청계사의 입구에는 엿을 파는 아저씨가 있다. 그 앞의 낡은 의자에 갑자기 새가 날아왔다. 새가 도망가지 않고 있어서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아저씨의 딸로 보이는 아이가 손에 무언가를 놓고 새를 부르니 새가 와서 그것을 쪼아서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여러마리가 와서 한번씩 쪼아서 달아난다.
신기해서 '우와~~' 하니 그 아이가 '이게 뭐가 신기해요??'라 한다. 그 아이가 더 신기했다^^
청계사를 내려오면서 보니 올라갈 때는 보이지 않았던 곳들이 많이 보였다. 고개를 조금 만 돌리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는 말이 새삼 느껴졌다.
지붕 위 연통에서 피어나는 연기와 오뎅꼬치통에서 피어오르는 뽀얀 김이 반가운 것을 보니 겨울은 겨울인가보다. 이번 겨울은 무척 춥다고 하던데... 모두가 포근하고 따뜻한 겨울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