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이 'LG G6'에게 웃지 못할 '탄핵폰'을 안겨줘.
3월 10일 오전 11시, 박근혜 탄핵이 결정되면서 많은 이들이 민주주의의 승리를 외치고 있다.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고 검찰 조사 또한 이어지게 되어서 탄핵은 또다른 시작이라는 시선도 강하다.
우연히도 같은 날에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LG G6'의 출시를 발표했다. 운명을 걸었다 말해도 부족함이 없을 'LG G6'가 하필 탄핵이 결정되는 날에 출시하게 되면서 LG전자는 출시 빨(?)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나마 예약판매가 성공적이이서 제품 만 괜찮게 다와준다면 아주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도 했다.
<LG G6 스마트폰에 담은 박근혜 탄핵 인용>
LG전자의 G6 출시는 이동통신사와의 협의와 경쟁작 출시 등을 고려하여 한참 전에 3월 10일로 출시일을 결정해 두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헌재에서 같은날 탄핵을 결정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이때까지 만 해도 LG전자는 어쩜 이리도 운이 없을까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탄핵이 결정되기 전날인 3월 9일부터 SNS를 통해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LG G6 스마트폰 출시일이 탄핵 결정 날짜와 같아지면서 '탄핵폰', '탄핵기념폰', '탄핵축하폰' 등의 별명이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그 별명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시점 피해자 : LG전자, G6가 탄핵폰이 되버림...
LG G6 내일 출시인데 마침 내일 탄핵선고라 별명이 탄핵폰된듯 ㅋㅋ
이제 LG가 G6를 탄핵일에 출시된 기념으로 탄핵혼이라고 홍보하면 LG 마케팅의 혁명...
네이버에서 'lg g6' 연관검색어에 '탄핵폰'이 붙었고, 탄핵폰에 'G6'가 붙고, 탄핵기념, 탄핵축하 등을 검색하면 자동완성검색어에 '치킨'과 함께 '폰'이 걸리기에 이르렀다.
네이버 검색센터에서 '탄핵폰'을 조회를 해보니 약 8,000건의 검색량이 있다. 며칠 만에 이 정도의 검색량이 생겨난 것이니 쇼핑몰 등 상업적으로 충분히 공략해 볼 만한 키워드가 되겠다.
LG G6의 '탄핵폰', 이걸 웃어야 할까?
'탄핵'이라는 전국민적인 이슈에 'LG G6'가 얹어가는 게 과연 득이 될까? 왠만한 이슈라면 키득거릴 수 있겠지만 이건 정말 그냥 웃고 있을 수 만은 없을 것이다.
분석 개요
- 분석 기간 : 2017.03.04 ~ 2017.03.11
- 분석 대상 : 블로그,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 검색 키워드 : 'LG G6', 탄핵폰 or 탄핵축하폰 or 탄핵기념폰
탄핵폰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이 SNS 등 온라인이 그 안에서 어떤 감성으로 '탄핵폰'을 언급하고 있고, 그것이 LG G6 스마트폰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 분석해 보았다.
LG G6의 언급량은 출시일인 3월 10일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높다고 말은 해도 400여건은 그리 많지 않은 양이다. 탄핵이란 이슈에 묻혀서 출시 빨을 별로 받지 못한 것이다. 10일의 언급을 보면 다른 채널의 언급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는데 유독 트위터의 언급이 크게 증가했다.
'탄핵폰'의 언급을 분석했다. 기존에 없던 단어이기 때문에 새로 생겨난 3월 9일에 20여건의 언급이 있었고, 출시일이자 탄핵 발표일인 10일에 'LG G6'의 언급과 맞먹은 390여건의 언급이 있었다. 'LG G6' 분석 결과와 마찬가지로 거의 대부분이 트위터에서 언급 되었다.
<LG G6 연관어 빈도 상위 28개>
LG G6의 일별 연관어를 확인해 보았다. 대부분 스마트폰의 속성에 해당하는 디자인, 카메라, 배터리 등과 LG G6의 특징으로 내세우는 18:9, 대화면 등이 연관어 상위에 포진되어 있다.
그러나, 출시 하루전날인 9일에는 '탄핵', '별명', '박근혜' 등의 단어가 연관어 상위에 등장하더니 출시일 10일에는 '별명'이 3위, '탄핵'이 7위 연관어로 급상승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탄핵' 4위, '기념' 6위 연관어로 랭크되었다.
이렇게 'LG G6'는 '탄핵'과 연결되면서 깊은 연관성을 갖게 되었다. 그럼 사람들은 이 연결 관계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만약 이게 비웃음이라면 LG전자는 상당히 곤란해질 수도 있다. 어떤 대응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 G6'의 언급을 긍정율로 다시 분석해 보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언급했던 우주의 기운이 LG전자에 강림한 것인지, 긍정률이 70%를 넘어 출시일 다음날인 11일에는 80%를 넘어섰다.
소셜 긍부정 분석에서 브랜드는 60% 만 넘어도 괜찮은 편이라고 하는데 이 정도 점수면 부정적인 인식은 소수라는 것이다. 실제로 주요 부정 단어를 보면 '다르다', '교체', '고민', '아쉽다' 등 치명적인 단어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긍정율의 상승을 이끈 것은 단연코 '탄핵'이다. 즉, '탄핵폰'은 'LG G6'에게 충분히 긍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LG G6 사양 관련 연관어 추이>
<LG G6 긍정어 분포>
분석 기간인 3월 4일부터 11일 까지의 속성 및 긍정어를 보면 LG전자가 밀고자 하는 키워드가 사용자에게 잘 인식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빈도가 높은 단어 중 새롭다, 매력, 관심, 흥행 등의 단어는 스마트폰 자체에 대해 만족도가 높다는 표현이다.
'탄핵' 이슈가 다른 기업의 브랜드와 엮였어도 이번 처럼 긍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까? LG전자는 좋은일을 하고도 알리지 못하고, 제품의 좋은 기능도 제대로 알리지 못해서 안타깝다는 말이 많았다. 그래서 'LG전자는 마케팅이 안습이다', '소비자가 마케팅을 대신 해 준다'라는 등의 웃픈 이야기가 있다. 이런 반응은 다른 기업에 비해 비교적 좋은 기업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마케팅은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소비자는 당연하게 그 제품을 선택할 것이니 마케팅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생각할 것이 '좋은 기업', '착한 기업'이다. 'LG전자'는 싫어하는 분들이 없지 않지만 대체로 좋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탄핵' 이슈는 인용이 되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긍정적인 면과, '탄핵' 대상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극과 극을 이룬다. 만약 '탄핵폰'이 승리의 기념폰이 아닌 탄핵 대상과 연결지어졌다면 어땠을까?
어떤 마케팅보다 뛰어난 마케팅은 따뜻한 햇빛과 같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착한 기업'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