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2014', 생활 속 실용 디자인 많아
모처럼 주말인데 아이를 데리고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에 다녀오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그냥 좀 쉬었으면 좋겠지만 아이랑 함께 시간 보낸지도 오래되고해서 순순히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삼성동 코엑스로 향했다. 디자인 분야 전시는 오랜만이어서 어떤 아이디어가 눈을 사로잡을 지 기대를 했다.
오전 시간이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학생으로 보이는 단체 관람객이 기념 사진을 찍는 등 많이 눈에 띄었다. 좀 일찍 알았다면 무료 입장권이라도 구해봤을텐데 그런 것 없이 바로 도착을 해서 10,000원을 주고 입장권을 구매했다. 좀 계획성있이 움직이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해서 좀...
행사장에 들어서자 븕은 커튼 같은 것이 늘어져 있고 그 속에 영상이 흐르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비추고 있는지 아니면 스스로 영상을 품어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름다워 발길을 멈춰서게 했다.
처음 들른 곳은 입구 쪽에 있던 에어비앤비(airbnb) 이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을 공유한다는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로 대박 성장을 이어가는 곳이어서 눈길이 갔다. 그런데, 그런 기업이 왜 디자인 페스티벌에 참여했나 했더니 몇가지 패션 아이템이 있어서였다.
사실 아이템을 판매한다기 보다는 앱 다운로드를 받으면 쇼핑 주머니를 주는 행사를 하면서 에어비앤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함으로 보였다. 우리도 앱을 설치하고 쇼핑 주머니를 받아 들었다. 이후 방문할 곳에서 받을 경품과 팸플릿 등을 담을 요량으로 말이다.
근처에 네이버 웹툰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만든 아이템들이 전시된 곳이 있었다. 나는 잘 모르는데 아이가 보자마자 알아채고는 나를 끌 듯이 들어섰다.
컵과 가벼운 티셔츠 등에 웹툰 캐릭터가 인쇄되어 있었고, 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제품을 구매했다. 웹툰도 이제는 중요한 문화 산업으로 발전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좀 걷다보니 3D 프린팅 솔루션이 있는 부스를 보게 되었다. 요즘 3D 프린팅은 워낙 관심을 많이 받는 곳이어서 바로 입장을 하였다. 부스에 들어서니 3D 프린터로 출력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여러가지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모형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작품이었던 모양이다.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 만졌더니 부스 직원이 만지지 말고 눈으로 만 보라고 한다. 이런 전시장에 오면 대부분 전시물은 판매나 바이어 상담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특별한 안내가 없으면 만져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곳은 그런 안내가 필요해 보였다. 괜히 민망하게 만들지 말고.
안쪽에는 작고 큰 3D프린팅 모형들이 있었고, 한쪽에는 3D 프린터가 실제 제품을 제작하고 있었다. 처음 3D 프린터를 보니 동작하는 모습이 신기해 보였다.
캐논도 부스를 차리고 여러가지 카메라를 전시하고 있었다. 작은 크기의 DSLR인 100D와 최신 모델인 M2 등을 전시하고 있었고, 행사장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 렌탈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었다.
한 부스에서는 멸종위기 동물 알림 팔찌를 판매하고 있다. 꽤 많은 종류의 팔찌에 각각 멸종위기 동물을 인쇄하여 판매하고 있었고 디자인이 좋아서 아이에게 사 주었다.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도 눈에 띄었다. 모자뜨기 팩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으며 개인의 능력 껏 제품을 만들어서 보내주면 되며, 무료로 나눠주는 대신 후원을 약속하도록 하고 있었다.
시간이 좀 지나니 행사장 안에는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반 정도 돌아서 좀 더 빨리 나머지를 구경하고 나가자고 했다.
요상한 소리를 내는 LED 전광판 같은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sadi 라는 디자인 그룹(?)의 작품이었다. 검은원판이 빠르게 돌면서 글씨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행사장 안에는 예쁘고 실용적인 디자인의 컵, 노트, 인형 등등이 가난한 호주머니를 자꾸 뒤지게 만들었다. 조금만 방심하면 정말 많은 물건을 사게 될 듯 했다.
SLG Design 이라는 곳에서는 페이스북 팬페이지에 좋아요를 하면 경품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다. 이곳의 노트 등 디자인이 매우 마음에 들었지만 구매는 하지 못하고 무료 행사에 만 참여를 했다.
함께 간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스트랩을 고르라고 했다. 시중에 파는 싸구려 스트랩이 아니고 꽤 고급스러운 제품이었다. 처음 알게 된 SLG Design 이었지만 앞으로 자주 눈에 띌 듯한 회사였다.
'세경'이라는 곳에서는 원단이 상당히 좋은 노트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함께 간 아이 눈이 완전 반짝여서 어쩔 수 없이 드로잉 노트를 사 주었다.
RAWROW 라는 가방 회사에서는 20,000원을 내면 최소 39,000원 이상의 가방을 얻을 수 있는 럭키백 행사를 하고 있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참여를 했고 우리는 그 중 가장 저렴한 가방을 받았다.
사실 조금 서운하기는 했지만 집에 와서 가방을 보니 꽤 만족스러운 제품이었다. 이왕 갔었으니 한번 더 할 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모든 부스를 돌고 밖으로 나가려는 데 음악 소리와 함께 많은 수의 아름다운 방울이 춤을 추듯 움직이는 것을 보게 되었다. 소리에 맞춰서 수많은 방울들이 위 아래로 움직이며 공간을 채우는 작품이었다. 아름다운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구경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