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워치'가 바라보는 기존 시계 시장의 재해석, 그리고 패션
애플의 첫번째 스마트워치 '애플워치(Apple Watch)'가 공개되었다. 2014 키노트에서 공개할지도 모른다고 기대를 했던 '아이워치(iWatch)'가 저작권 분쟁을 피하기 위해 '애플워치'라는 이름으로 공개를 한 것이다. 이 날 발표에서 '아이폰6'이 주력 제품이었지만 디자인과 기능적인 면에서 기대에 크게 부응하지 못했고 어쩌면 함께 소개한 '애플페이'에 좀 더 관심이 간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One more thing...'을 외치며 히든 카드로 마지막에 발표한 제품이 '애플워치'다.
애플워치는 전형적인 시계 모습의 '애플워치', 활동성을 강조한 디자인의 '애플워치 스포츠', 스페셜 에디션을 연상케하는 '애플워치 에디션' 3가지 종류로 출시가 된다. 3가지의 기능 상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이며 디자인 면에서 차이를 두는 듯 하다.
"세계 최고의 시계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정교하고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기계를 만들려 노력했다."
"보는 것, 듣는 것, 느끼는 것을 모두 고려했다."
아마도 위 3가지로 애플워치를 만든 애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가장 시계 다운 스마트워치, 정교한 동작, 어느 누구에게나 사용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시계, 사람의 감각을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시계가 '애플워치'라는 것이다.
발표에서 애플워치 소개 영상에서 위의 제품과 스트랩이 '촤르륵'하며 감아 돌아가는 장면에서는 탄식이 절로 났다. 어쩜 저렇게 영상을 잘 만들었을까! '저건 무조건 사야 돼~'를 마음 속에 외치게 만드는 영상이었다.
애플워치의 소개 영상을 감상해 보시라. 금속 스크랩이 채워지는 장면, 18K 골드로 테두리를 두른 애플워치 에디션에 로즈 스트랩이 장착된 모습 또한 예술 그 자체다. 이 영상을 보고도 떨리지 않을 사람 얼마나 될까! 뒤에 이어지는 휘트니스 등의 기능도 영상을 보면 어느 정도 기능에 대한 이해가 될 것이다.
애플워치의 측면에는 예전의 아날로그 시계에서 보던 '크라운(용두)'와 그 아래에 버튼이 하나 위치해 있다. 이 2개의 버튼과 직접 화면을 터치하며 모든 기능을 컨트롤하게 된다. LG전자의 G워치R이 터치 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한 것과는 상당히 비교가 된다. 삼성 기어S의 버튼과는 다른 사용성의 버튼 들이 존재한다.
모든 모바일기기에 최대한 버튼을 자제해 온 애플이기에 애플워치에 이렇게 많은(?) 물리적인 조작 버튼을 달고 나온다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한 점이다.
측면의 크라운은 돌리면 화면을 줌인/줌아웃 할 수 있고 화면이 긴 경우에는 화면을 스크롤할 수 있다. 또한 길게 눌러서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를 실행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설명하면서 '조그만 화면을 손가락으로 핀치투줌 하겠는가, 우리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선보인다' 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화면에 보이는 여러가지 아이콘은 실행 가능한 앱 들이다. 앱이 많은 경우 화면을 상하좌우로 움직여서 볼 수 잇고, 또는 크라운을 돌려서 줌아웃을 하여 전체를 볼 수 있다. 원하는 앱이 보이면 터치해서 바로 실행하거나 크라운을 돌려서 줌인하여 해당 앱을 확대하여 실행할 수 있다.
또한, 갤러리(사진 보기 앱)의 경우 수백개의 사진을 최대 줌아웃으로 아주 조그맣게 보다가 점점 확대해서 특정 사진을 볼 수 있다. 이런 점은 기존의 스마트워치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UI이다.
크라운 버튼 아래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주소록의 연락처 목록이 나온다. 특정 인을 터치하면 전화 또는 문자를 보낼 수 있게 메뉴가 나타나고 또는 사진을 터치해서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새로운 대화란 아래에서 말할 감성적인 대화를 말한다.
애플워치는 38mm, 42mm 두가지 종류의 크기로 출시한다. 특정 크기로 출시되는 경우 크면 여성의 손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고, 작으면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이렇게 크기를 다르게 출시가 되면 그런 이야기에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시계의 디자인은 조합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애플 홈페이지에서 11가지의 시계 화면을 확인할 수 있고 이런 다양한 시계 모습도 장점이라 설명을 하고 있다. 소개하는 시계 화면 중에 특이하게도 '미키 마우스' 디자인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찌보면 하나의 배경 화면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 굳이 '미키 마우스' 배경 화면을 11가지의 시계 화면에 넣은 이유가 뭘까? 디즈니와 계약했다는 것을 알리려고 한 것일까?
미키 마우스 시계를 별도로 전시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진정한 시계를 기본으로 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른들 만 사용하는 시계가 아니라 아이들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시계 말이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스마트워치는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장을 리드해 가려는 성격이 강했다면 '애플워치'는 기존에 존재하는 팔목 시계 시장을 재해석하고 있다는 점이 신선하고 놀랍다.
기본적으로 아이폰에 전달되는 메시지를 애플워치로 받아 볼 수 있다. 웬만한 문자의 답은 시리를 통해 바로 음성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한 동그란 스마일 아이콘에 다양한 표정 효과를 주어 전달할 수도 있다. 이런 감성적인 부분을 애플이 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동 중 몸에 착용하고 다니게 되므로 다른 스마트워치 들과 마찬가지로 헬쓰와 휘트니스에 많은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하루 종일 휘트니스를 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도 한다.
이런 휘트니스와 건강 관련 기능은 애플워치 뿐 만 아니라 아이폰6 등 모바일 기기에 중요한 영역이라 생각을 한다고도 말한다. 그래서 보다 애플워치를 차고 있으면 보다 활동적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기능을 넣었다고 한다. 소개하는 여러 장면에서 위 화면 모습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애플워치는 개인용 기기일 뿐 만 아니라 기기 간에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넣었다. 크라운 아래의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주소록에서 선택하면 원하는 친구를 선택할 수 있다. 해당 친구를 꾸~욱 누르면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애플워치 간에 연결을 한 후 위 사진과 같이 내 시계에서 그린 그림이 상대에게 전달되기도 하고, 내 심박수를 전달할 수도 있다.
'애플워치'는 가벼운 터치와 누르는 압력을 구별할 수 있어서 화면 인터페이스가 다양하다. 이런 점이 신기하긴 하지만 여러개의 버튼이 존재하는 것이나 다양한 입력 방식이 존재하는 등 기존의 애플 기기에 비해 매우 복잡하다. 이 또한 애플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뒷면에는 4개의 단자가 위치해 있다. 좌우 2개는 심장박동수를 체크하는 단자이고, 상하 2개는 충전을 위한 단자다. 뒷면의 이 부분이 조금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어서 심박수 체크할 때 유리할 수 있을 듯 하다.
충전크래들은 자석으로 '착~!' 달라붙게 설계되어 있다. 기존에 애플의 아이맥 등을 사용해 본 분이라면 자석으로 달라붙는 충전기 접촉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애플워치의 특징 중 하나인 다양한 스트랩이다. 기본 시계 모양과 거의 같은 '링크 브레이슬릿'이 있는가하면 활동성이 강한 '스포츠 밴드', 뱀을 연상케하는 '밀레니즈 루프', 정장의 버클을 연상케하는 '클래식 버클' 등 다양한 스트랩이 준비되어 있다. 애플워치의 소개 영상을 보면 스트랩을 강조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스트랩과 마찬가지로 애플워치 케이스도 '스테인레스 스틸', '실버 알루미늄', '18K 엘로 골드', '스페이스 블랙 스테인레스 스틸', '스페이스 그레이 알루미늄', '18K 로즈 골드' 등 6가지가 준비되어 있다. 소개 영상에서 보면 스트랩은 간단히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케이스가 교체되는 모습은 볼 수가 없다. 하지만,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교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각 디자인의 조합에 따른 다양한 모습을 사진들이다. 누구나 이런 조합 중에서 마음에 드는 한 두가지 스타일인 있을 듯 하다.
<左 42mm 스테인레스 스틸 케이스 + 밀레니즈 루프, 右 42mm 스테인레스 스틸 케이스 + 스톤 가죽 루프>
<42mm 스테인레스 스틸 케이스 + 화이트 스포츠 밴드>
<42mm 스페이스 블랙 스테인레스 스틸 케이스 + 스페이스 블랙 스테인레스 스틸 링크 브레이슬릿>
<上 42mm 실버 알루미늄 케이스 + 블루 스포츠 밴드, 下 38mm 스테인레스 스틸 케이스 + 브라운 모던 버클>
<18K 엘로 골드 케이스 + 클래식 버클 스트랩>
<18K 로즈 골드 케이스 + 로즈 모던 버클 스트랩>
케이스와 스트랩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코디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여러 케이스와 스트랩을 준비하면서 틀림없이 디자인 소품으로의 활용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실제 모습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아래 착용 컷을 보면 패셔너블한 시계로써 손색이 없어 보인다.
<남성의 손목에 착용한 모습>
<해변의 여성 손목에 착용한 모습>
<사무직 여성 손목에 착용한 모습>
마지막 착용 컷인 여성의 손목에 착용한 골드 케이스와 로즈 컬러의 스트랩 조합은 꽤나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을 듯 하다.
애플워치는 함께 발표한 아이폰6 뿐 만 아니라 아이폰5 부터 지원이 된다. 또한, 함께 발표한 애플페이를 애플워치에서 직접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애플페이는 국내에 도입되려면 여러 장애물이 있어서 언제 실현될지는 알 수 없다.
애플은 스마트워치를 시계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이는 LG전자가 G워치R을 공개하면서 했던 말과 일치하며, 삼성전자가 기어S를 발표하면서 스마트기기라고 해던 말과 배치된다. 시계의 관점에서 바라봤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확히는 디자인과 버튼의 배치 등 여러 면에서 시계의 의미를 재해석했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원형으로 만들었으면 더 시계 같아서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는 점과 너무 많은 인터페이스를 장착하여 혼란스럽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좀 더 애플스러운 심플함이 있었더라면 호응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LG전자가 발표한 원형의 G워치R에 대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는 분들이 많다. 일반적인 원형의 시계 형태를 기대했던 분들에게 '애플워치'는 다소 미흡한 모습일수도 있다. 하지만, 애플이 잘 하는 것 중 하나인 '생태계'를 만드는 것, 또는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는 도구로 '애플워치'는 사용이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애플워치'는 지켜볼 만한 기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