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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과 인터넷

'다음뷰'의 변화에 대한 4가지 깊은 우려

명섭이 2013. 7. 15. 08:00

 

블로그의 아지트를 버리고 미디어 포탈을 꿈 꾸는가?

 

다음뷰가 새롭게 개편한 지 보름이 넘어가고 있다. 개편된 모습을 보면 여러 부분에서 개선이 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불편하고 답답해진 부분도 많다. 이런 변화는 나 뿐 만 아닌 다른 많은 블로거들이 그 동안 생활하던 아지트를 읽은 듯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떤 것 들 때문에 이런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인지 정리해 본다.

 

 

이전의 경험을 버리고 새로운 경험을 채워라?


다음뷰의 이번 개편은 개편이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 기본 UI나 운영 방향 등이 모두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를 여러 면에서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하나를 꼬집자면 지금까지 사용자가 적었던 기존 서비스를 바꾸면서 기존 사용자에 대한 배려 보다는 새로운 사용자의 유입에 더 중점을 두었다고 말할 수 있다.

 

<2012.05.08과 현재의 다음 뷰 모습 비교>

그럼 새로운 모습의 다음뷰는 많은 사용자에게 어필할 만한 멋진 서비스일까? 내가 보기에는 매력적인 부분은 별로 보이지 않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블로거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었다면 지금의 모습은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에 가깝다.

지금까지 다음뷰를 악용하려는 블로거들이 많았던 것도 사살이다. 우선 순위 및 열린 편집 등의 알고리즘이 약해서 마음 만 먹으면 어느 정도 까지는 자신이 원하는 데로 다음뷰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변경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런 취약한 알고리즘과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었겠지.

어쩌면 블로그의 포스트 마다 붙어 있는 손가락 모양의 'View On 박스'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View 애드 박스(이전 명칭)'을 통한 일반 사용자 유입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뷰의 방문자 수 보다 다음뷰를 연동해 놓은 블로그 방문자 수의 합이 훨씬 크니까 말이다.

 

 

Daum은 '다음뷰'를 미디어 포탈로 키우려는가?


다음뷰가 변화하면서 이전의 메타블로그의 성격을 완전히 벗어나 정보를 제공하는 일반적인 미디어 포털의 모습을 지향하고 있다. 대부분의 영역은 모두 운영진의 방향에 의하여 결정되고 '많이 본 글', '소셜 공유 많이 된 글' 정도의 영역 만을 사용자의 선택에 맡겨두고 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지금까지 많이 봐 오던 언론사 들의 사이트도 매우 흡사하다. 개념 있는 데스크 한 명(또는 몇 명)이 헤드라인 기사를 결정하고, 각 섹션의 꼭지를 잡고, 그런 결정으로 메인을 꾸민 후 사용자가 읽어주길 기다리는 언론 사이트의 모습... 과연 이 모습을 원하는가?

이런 고민에는 글을 송고하는 블로거들을 생각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며, 'View 어워드'를 강화하겠다는 것도 일환일 것이다. 하지만, View 어워드 또한 어떠한 정책으로 운영되는 지 모호하다.(View 어워드 소개 바로가기)

새롭게 바뀌면서 좋은 글에는 [Best] 대신 [pick] 이라는 버튼이 달린다. 최근 내 글에도 [pick]을 받은 적이 있다. [pick]을 부여 받았다고 해서 View 어워드의 '이 주의 글'로 선택되지는 않는 것 같다. 좀 더 명확한 기준을 적시하여 오해의 소지를 제거해야 원활한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국내 대부분의 미디어 사이트는 몰락해 가고 있다. 모 언론사가 기사 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꾀하려는 모습이 있기는 하지만 아주 미미하다. 여기에 편승해서 사용자에게 호응을 얻거나 수익을 꾀하기는 어렵다. 보다 많은 사용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 그리고 블로그의 컨텐트와 방문자의 Activity를 제대로 엮어서 큐레이션하는 서비스 만이 답이 될 것이다.

 

 

'다음뷰' 내의 검색을 버린 건 다음뷰를 버리겠다는 것?


다음뷰가 변화하면서 다음뷰 상단에 위치해 있는 '검색'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다음뷰 내(게시글, 닉네임)의 컨텐츠를 검색할 수 있게 했던 것을 Daum의 검색 결과로 보내게 한 것이다. 말로는 검색 통합이라고 하겠지만 결국은 다음뷰의 힘을 빼앗아 '다음 검색'으로 보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블로거를 검색하기 어려운 다음뷰의 검색>

다음뷰 상단의 검색창에서 검색을 하면 새로운 창이 아닌 현재 창에서 '다음 검색'의 검색 결과가 표시된다. 이는 검색을 하고 나면 다음뷰를 벗어나게 되는 것이고, 다음뷰의 체류시간을 빼앗아 검색 서비스에 던져주게 된다. 결국 검색 통합이긴 하지만 누구를 위한 통합일까?

검색을 통합 하려면 적어도 기존에 다음뷰에서 제공하던 '닉네임' 검색이나 '블로그 명' 검색 정도는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닐까? 지금은 단순한 통합 만 해 놓았기 때문에 유명한 블로그가 아닌 이상 닉네임이나 블로그 명으로 검색이 되지 않는다.

특정 글을 읽다가 해당 블로그의 글을 더 보기 싶어서 검색해봤자 다음 메인에서 검색하는 것 같은 결과를 얻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다음뷰 내의 컨텐츠를 검색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진 것이다.

검색도 되지 않는 '다음뷰'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보기 좋게 꾸며놓은 미디어 포탈로써 Daum의 '검색 키워드 수입'을 위해서 거쳐가는 하나의 통로로 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변화의 방향은 블로거들과 공감해 가고 있나?


현재의 다음뷰는 특정 블로거의 글을 보기 어렵고, 블로거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어려운 구조로 변했다. 이전에는 최신글을 먼저 보여주는 기능이 있어서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눈에 띌 수 있어서 초보 블로거도 자신을 드러낼 수 있었다. 또한 그 글이 베스트로 선정되는 경우도 간간히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길이 막혀 버렸다.

 

<최신글 순으로 글을 보기 어려운 구조>

블로거의 공감 형성 없이 서비스를 변화시키는 배경에는 '다음뷰'가 국내 유일의 영향력있는 메타블로그 서비스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변해도 블로거는 다음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 말이다. 이것은 사실이며 네이버 블로그 조차도 다음뷰의 트래픽을 받기 위해 'View On 박스'를 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하시라, 블로거 들에게 다음뷰는 '최선(最先)'이어서가 아니라 '만부득이(萬不得已)'하기 때문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이는 유사한 서비스가 생겨나거나 대안이 나타난다면 주저 없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 말할 수도 있다.

'세상을 보는 열린 창! 다음뷰' 에게 묻고 싶다. 블로그 스피어의 성장 없이 다음뷰 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나? 다음뷰의 트래픽을 만들어 줄 블로거 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나? 블로그 컨텐츠 사용은 지금의 커뮤니케이션과 대가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나?

 

'다음뷰'는 생각하시라, 지금 블로거들이 모래알 같지만 그들도 뭉칠 수 있다는 것을!
'블로거'도 생각하시라, 자신의 트래픽과 글의 가치를 다음뷰가 제대로 평가해 주는지!

 

어떤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은 너무 가혹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훨씬 깔끔하고 보기 편해진 화면 구성이 그러하고, 모바일에서도 잘 보일 수 있도록 최적화 한 부분들이 그러하다. 모든 것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다음뷰가 진정으로 블로거와 상생해 나가기를 바란다면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 것들을 말한 것 뿐이다. 진심으로 다음뷰가 블로거와 함께 상생·공존해가며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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