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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일상

[국내여행] 전남 가볼 만한 곳, 장관의 강진만 갈대밭

명섭이 2016. 12. 26. 17:32

강진만 갈대밭의 장관, 살아있는 생명의 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지난 10월 전라남도 강진군 여행 중 '강진만 갈대밭'을 걸었었다. 근처에 있는 순천만 갈대밭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규모나 시설로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공업시설이 없어 더 고요한 강진군의 1박2일은 그 자체가 힐링이었고, 특히 갈대밭은 끝이 없을 것 같은 갈대밭 사이를 걸을 수 있고, 드넓은 공간, 그리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편안한 숨을 쉴 수 있게 해 주었다.

 

우리가 강진만 갈대밭을 찾은 날은 아직 갈대가 하얗게 만개하기 한주 정도 전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새하얀 갈대밭의 모습을 볼수는 없었다. 조금 아쉬운 마음은 있었지만 내 키 만한 갈대밭 사이로 난 길을 걷는 것은 그 자체로 조선시대 선비가 된 듯한 작위적이지 않은 설레임이 있었다.

바람이 불어 갈대가 서로 비비며 내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백색 소음(White Noise)'으로 머리를 가볍게 해 주고, 갈대를 비켜 몸에 부딛치는 바람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옆에 누군가가 있다면 좋은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갈대밭 사이로는 나무로 만든 길과 위 사진처럼 어릴적 자주 걷던 기차길 같이 만들어 놓은 길이 있다.

 

갈대밭의 바닦은 바닷물이 스민 갯벌과 같은 모습이다. 일행들이 일제히 바닥을 들여다보길래 무엇이 있나 했더니 아주 조그마한 '짱뚱어'와 작은 꽃게들이 보인다.

강진군 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갈대밭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일부 개발을 하고 있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해치지 않는 것을 기본 컨셉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갈대밭을 걷는 중간 중간 '왜 이렇게 길을 만들었을까?' 생각드는 곳에서 잠시 자연을 바라보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드넓은 갈대밭은 아직 하얗게 풍경을 바꾸지 않았는데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끝없이 펼쳐져있는 갈대와 그 사이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그리고 함께 걷는 사람들의 포근함이 어우러지고, 길게 숨을 들여마실 때 느껴지는 냄새가 좋아서일 것이다.

 

간간이 갈대밭 축제 때 오면 보게 되는 새하얀 갈대도 볼 수 가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면서 햇빝에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강진만 갈대밭이 모두 이 색으로 물들었을 때 모습은 정말로 장관일 것이란 상상을 했다.

 

강진만 갈대밭은 갈대 사이를 걸을 수 있도록 길이 만들어져 있고, 그 옆으로 자전거를 타고 갈대밭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도로가 함께 이어져 있다. 다음에 오면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참을 걸으니 바다로 이어지는 물길이 보인다. 강진군은 지역 자체가 깊은 만(灣)으로 되어 있는 곳이고 여기가 바로 그 만의 끝자락인 것이다. 강진군의 지도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구글 지도 보기)


 

갈대밭 사이에는 바라도 향하는 물줄기가 몇개의 벌판을 만들어 놓았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까지만해도 아직 그런 줄기가 이어져 있지 않았지만, 공사가 한창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지금쯤은 다리로 이어져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우연히 바닦의 뻘을 바라보니 꽤 커다란 짱뚱어가 팔딱 뛰어오른다.

 

한시간 넘게 걷다보니 갈대밭 한줄기의 끝에 다다랐다.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을 만드는 것이 보이고 아직 끝 부분은 공사가 다 되지 않아서 마무리를 하는 곳도 있었다.

 

우연히 강진군의 담당자 분을 만날 수 있었다. 이 날이 일요일이었는데 휴일없이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신다. 우리가 여행한 그 다음주가 축제기간이니 만큼 쉴 새가 없는 시기였던 것 같다.

 

그렇게 한시간 넘게 갈대 사이를 걸어 우리 일행을 기다리는 차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 곳에는 커다란 태양광 집전 패널이 전체를 뒤덮고 있는 시설이 보인다. 하우스로 보이고, 이 정도면 하우스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차고 넘칠 정도로 만들어질 것 같다.

 

강진군의 여러 곳을 1박2일 동안 여행하였고, 그 중에서 가장 여유롭고 마음을 설래게 한 곳이 여기 '강진만 갈대밭' 이었다. 갈대가 새하얗게 색을 바꾸고 햋볕에 반짝이는 시기에 갔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날 산책 시간은 그런 최고의 경험이 아니었더라도 충분히 좋은 기억으로 남는 시간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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