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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관의 재밌는 아이디어, 트위터 번개로 월드컵 16강을 응원하다. 본문

여행과 일상

청와대 비서관의 재밌는 아이디어, 트위터 번개로 월드컵 16강을 응원하다.

명섭이 2010. 6. 25. 09:06

지난 23일 새벽, 90여분 간의 나이지리아전은 잊지 못할 경기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나이지리아를 이기면 16강 진출이고, 비겨도 승산이 있는 경기였지만 어찌 그리도 가슴 조리게 경기를 하는 지 나중에는 숨도 잘 안쉬어 지더라구.
결과는 대한민국 16강 진출!!!

숨막히는 경기였고 결국 우리는 숙원과도 같은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거리에서, 술집에서, 그냥 집에서, 어디서 응원했더라도 모두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고 모두가 역사의 그 곳에 있었던 것이다. 그 감동과 기쁨은 아마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얼마전 청와대 트위터의 팔로어가 '대통령이 월드컵 응원할 때 치킨 한마리 쏘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이를 본 김철균 비서관이 '제가 쏴 드리겠다'라고 응답하면서 월드컵 응원 번개가 이뤄졌고, 나도 그 곳에 참여하게 되었다.  김철균 비서관은 현 청와대 뉴미디어 홍보비서관이며, 이전에는 다음 부사장을 지낸 경력이 있는 PC통신부터 인터넷 까지를 아우르는 IT 전문가이다.

정말 번개를 할까 생각했었고 23일 당일 저녁에야 확정된 것을 알게 되었다. 부랴부랴 약속 장소인 KT광화문지사로 향했다. 서울 광장을 지나 광화문 광장을 지나는 동안 지금이 새벽 시간인 것을 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서 응원을 하고 있었고, 나도 지금 동참하러 간다는 것이 설레였다.

응원 장소는 생각지도 못한 KT광화문지사의 올레스쿼어였다. 아마도 청와대와 관련된 행사라고 하니 KT에서 제공해 준 것이라 생각한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홍보용으로 막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덕분에 다양하고 맛있는 막거리를 맛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새벽이 아니라면 아마도 월드컵 경기를 못 보았을 것이다. 살짝 취하네*^^*  이렇게 다양한 막거리가 주점에 진열된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더 인기를 끌 지 않을까 생각했다.
초대받은 분들이 치킨과 부침개, 그리고 여러 안주를 가지고 오셔서 테이블이 꽤나 푸짐했다. 빈손으로 온 나는 배 만 채웠다.

잠시 잊고 있었던 것 하나, 김철균 비서관께서 초대해 준 것인데 그것을 잊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비서관은 분주히 오는 분들을 맞이하고 계셨다. 쭈~욱 보았는데 단 한번도 자리에 앉지를 않으신다. 오는 분들과 인사하고, 안내하고, 막걸리 가져다 주느라 막걸리 한잔 따라 드리고 싶었는데 그리하지 못했다. 그에 비해 행정관들은 각각의 자리에서 막거리를 즐기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잠깐 시간이 되시는 것 같아 사진을 부탁했다. (앗! 내가 비서관님 어깨에 손을^^;;)

막걸리와 안주로 배를 채울 무렵 올레스퀘어 안으로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올레스퀘어의 스크린은 상당히 컷다. 하지만, 공연을 위한 공간이었는지 좌/우측 좌석에서 관람 하기에는 그리 좋은 조건은 아니었다. 곧 중앙에 앉는 사람들이 생겼고, 대부분 중앙의 바닦에 앉아서 응원했다. 나는 좌석에서...^^;;

경기가 시작되었고, 여느곳과 마찬가지로 뜨거운 열기와 함성으로 응원 했고, 모두는 경기에 몰입했다.
여러번의 환호와 탄성과 가슴 조림이 반복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누가 옆에 있는지 앞에 있는 지 모르고, 마치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같이 뛰는 듯한 흥분으로 90여분을 즐겼다.

결국 나이지리아와 비겼고, 대한민국은 16강에 진출했다. 모두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태극기를 흔들었다. 내가 없고 네가 없는 듯 했다. 지금도 그때의 흥분이 가슴을 뛰게 한다.

밖에 나와보니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 우리 일행은 걸어서 광화문광장을 지나 서울광장으로 향했다. 역시 서울광장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노브레인의 열창은 그 열기를 증폭시키고 있었다. 노브레인도 좋지만 이런날은 윤도현밴드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청와대 비서관의 번개 모임으로 생각지도 않게 월드컵 응원을 하고 돌아왔다. 그분(?)과 그분(?), 그리고 그분(?) 때문에 청와대라면 치를 떠는 분들도 많지만, 그런 것을 떠나서 청와대 비서관이 트위터를 통해 번개를 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날은 초대해 준 비서관이나 동석한 행정관 들 모두 그저 월드컵을 즐기는 한사람 한사람이었다.


김철균 비서관님! 초대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살은 좀 빼셔야 겠던데요^^ 
그리고, 의심의 눈으로 보는 사람들까지도 진심을 알 수 있도록, 청와대라는 딱지가 불편할 정도로, 지금보다 더욱 멋진 모습 보여주실 것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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