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3법 통과, 인공지능 과 로봇 시대를 앞당긴다.
지난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인 'CES 2020'이 열렸다. 매년 하는 행사지만 올해는 인공지능으로 시작해서 인공지능으로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상당히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현실로 선보였다.
한국에서는 KT, LG유플러스, LG전자, SK, 두산, 삼성전자, 현대차, 카카오, 바디프렌드, 코웨이, 하이브시스템, 휴테크 등 390여개 대기업 및 중소기업이 참여를 했고, 많은 인공지능(이하 AI) 관련 제품을 출품했다.
LG전자는 'AI 발전단계'를 발표하고 'AI' 기반 '프로액티브 고객 서비스'를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기조연설에서 'AI'를 강조했고 AI 로봇 '볼리'를 전시하여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KT는 5G 네트워크 관제 시스템에 AI 기술을 적용해 5G 품질을 높인 '5G 아이콘(AIKON)'을 개발하여 전시했다.
해외 기업으로는 '보쉬'가 모든 제품에 AI를 적용한다고 발표했고, '소니'는 사람의 눈을 능가하는 AI를 적용한 이미징·센싱 기술인 '비전-S(Vision-S)'를 선보였고, '파워비전'은 AI 자동 촬영 기능을 적용한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 '파워에그X'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AI'라고 하면 2016년 이세돌과 구글 알파고와의 바둑 대전 정도를 떠올렸다면 이번 CES 2020에서는 그것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 지 가까운 미래를 보여줬다고 말할 수 있다.
'AI'는 산업 분야는 물론 사회·문화 분야에 까지도 적용되어 우리의 일상을 바꿀 것이다. 그래서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기반 기술이고 무엇보다 빠른 준비가 필요한 분야다.
이세돌과 알파고와의 바둑 대전이 있었던 2016년 부터 현재까지 '인공지능' 언급량을 보면 최근 가파르게 관심이 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일상에 까지 파고들보니 이야기거리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20년 1월 9일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CES 2020에서 출품한 제품들에서 보듯이 'AI'는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동시 언급된 연관어를 살펴 보았다. 스피커·로봇·자율주행차·5G·TV·개인거래·블록체인·드론 등의 제품군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일상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기기에는 AI가 접목되어 인간의 일상을 여유롭게 할 것이다.
연관어 Top100에 지역으로는 '광주광역시'와 '서울시'가 포함되어 있다. 그중 '광주광역시'는 AI 분야를 미래전략산업으로 채택하였다. 해당 지역에는 인공지능 및 드론 기업 '공간정보', 재활치료용 로봇장비 기업 '이버메딕',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업 '넷온', 핀테크 기업 '고스트페이', AI기반 음악추천 및 스트리밍 기업 '인디제이', VR/AR 게임 개발 기업 '지니소프트', 장애물 감지용 라이다센서 기업 'SOS Lab' 등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런 기업에 기술 및 자본을 지원하여 '광주형 인공지능 비즈니스 모델'를 목표로 차근 차근 준비를 해 가고 있다.
대기업 및 중소기업, 그리고 지자체 까지 나서서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준비하고, 그 기반인 인공지능 기술 확보를 위해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의 기술은 글로벌 톱 기술 수준에 비해 부족한 면이 많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글로벌 Top10 자동차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인공지능이 필수인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중국에도 뒤쳐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제시하는 자율주행 기술 6단계 중 완전자율 주행이 가능한 레벨 3에 못 미치는 레벨 2.5 수준의 기술을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세돌은 다시 인공지능과 바둑 대국을 진행했다. 대국 상대였던 NHN의 바둑 AI ‘한돌’은 알파고에 비해 뛰어다나고 하지만 몇년이 지난 상태다. 아직 소프트웨어 분야도 구글, 페이스북 등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과 글로벌 기업들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오래전부터 인공지능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는 어떨까?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8년 우리나라 인공지능 분야 (A.I.) 수준 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 스타트업 154개사에 투자된 금액이 늘고 있고, 특히 2018년 총 1,163억원의 금액을 투자하여 전년 대비 약 12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이 인공지능 스타트업 투자금이 연간 50억 달러(약 5.5조원)에 이르는 것을 생각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1~3차산업혁명 시대를 지나오는 동안 우리는 겨우 따라가는 정도였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은 이제 시작이고 준비에 따라서는 주도를 할수도 있다. 인공지능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첨단기술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