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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일상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부산역 공연, 현장을 담다.

명섭이 2012. 7. 1. 18:33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용산역 공연(바로가기)을 블로그에 소개한 것이 계기가 되어 부산역 공연에 초대를 받고 가족과 단원들과 함께 짧은 하루 여행을 하게 되었다. 함께 출발한다고 해도 그들과 무슨 말을 하겠냐마는 그래도 같이 여행한다고 생각하니 웬지 설레임이 있다.

출발 장소는 서울역 코레일 탑승장이었다. 이미 많은 단원들이 각자의 악기를 들고 도착해 있었다. 곧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열차에 탑승을 시작했다.

열차에 탑승하자 단원들이 직접 음료수와 간식거리를 들고서 서로에게 전달해 준다. 일반적인 오케스트라 였다면 이런 귀찮은 일을 직접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의 단원들은 친구들과의 여행이라도 되는 듯 간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곧 밥과 반찬이 나왔다. 반찬이 차가워서 좀 그렇긴했지만 열차 안에서 이 정도의 식사라면 최고가 아닐까할 정도로 맛있게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마칠 무렵 몇분이 악기를 점검하는 듯 하더니... 헉! 연주를 시작한다. 달리는 KTX 열차 안에서 아름다운 바이올린 연주를 실제로 하는 것을 상상하기 하겠는가!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 장면을 다른 단원은 카메라로 담고, 서로가 서로의 팬인듯 연주하고 환호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연주와 어우러져 무척이나 인상 깊다.

가족과 함께 한 단원의 아이를 다른 단원이 머리를 따주고 있다?? 아이는 그것도 모르고 스마트폰을 만지작 만지작.. ㅋㅋ 마치 가족 여행을 온 것 같다^^

식사하고 연주도 구경하고 하다보니 어느새 부산역에 도착했다. 우리 일행은 연주가 시작되기 까지 몇시간이 남아서 근처의 용두산과 광복로 등을 구경하였다.

다시 돌아온 부산역 대합실에서는 지휘자님과 연주자들이 분주하게 공연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공연 장소에는 지난 용산역 공연에서는 없었던 좌석이 배치되어 있었다.

적당한 자리에 앉으려고 보니 대부분 좋은 자리에는 코레일을 비롯한 관계인들의 의자라는 표시가 있었다. 결국 우리는 뒷쪽에 있는 자리에 앉아야 만 했다. 지난 용산역 공연 포스팅에 의자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관계자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심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주회라는 취지에 좋지 않은 인상을 줄 것 같아 염려스러웠다.

간단하게 연습과 악기를 맞춘다. 지난번 용산역 공연에서 솔루 연주를 하였던 분이 다시 보인다. 이 분과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다^^

곧 연주회가 시작되었다.

모든 좌석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서서 관람하는 분들도 많았다. 아마도 이런 오케스트라 공연을 본 분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열차시각 알림 방송이 들리지 않아서 차를 놓친 분들도 꽤 있을 듯 했다.

엇! 열차 안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했던 분이 바이올린 솔로로 섰다. 열차 안에서 연주했던 것이 솔로 연주를 위한 연습이었던 것 같다.

단원 중 한분이 솔로로 연주하며 공연은 계속되었다.

한시간에 걸친 연주는 아름다운 공연이 마무리 되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객석은 여전히 빈자리없이 모두를 열심히 관람을 하고 있었다.

준비된 연주가 끝남을 알리자 객석에서는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일부는 일어서서 감사를 표한다.

오케스트라는 답례하듯 앵콜곡을 연주하였다. 마지막에 앵콜곡에서는 지휘자님이 모자를 쓰고 연주하는 모습이 마치 끝까지 함께해 준 관객들에 대한 인사로 보여서 좋았다.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부산역 공연이 마치고 길지 않은 하루의 여행을 마쳤다. 음악을 잘 몰라도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쉽게 관람할 수 없는데 이렇게 찾아다니며 연주하는 그들이 참 좋다. 이제 공식 연주 행사가 3회 밖에 되지 않았지만 서로 간의 모습이 열정이 보여서 앞으로가 기대된다.

여름 피서철에 내 고향 보령시에 위치한 대천역에서도 이런 공연이 열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단지 해수욕장을 즐기러 왔을 뿐인데 오케스트라 공연까지 볼 수 있다면 여름 여행이 무척이나 보람될 것이고 그만큼 대천해수욕장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여행 연주는 찾는 이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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