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츠의 꿈

노랑이 깊어가는 칠갑산 장곡사의 가을 풍경. 본문

여행과 일상

노랑이 깊어가는 칠갑산 장곡사의 가을 풍경.

명섭이 2011. 11. 1. 12:30

칠갑산 깊은 곳에 위치한 장곡사는 규모가 큰 절은 아니지만 천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보는 이를 편안하게 한다. 지난 봄에 더블로거 여행으로 다녀간 적이 있고, 얼마전 회사(크레아랩) 야유회로 다시 찾은 장곡사는 가을 한복판을 그대로 담아 노란 아름다움을 폼내고 있었다.

<아래의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봄에 들렀을때는 그저 나무가 크고 아릅답다라고 생각했는데 가을에 와보니 그 나무들이 은행나무였다는 것을 알았다. 나무마다 알알이 열려있는 은행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하다. 

노란 은행잎은 바닦에도 나무 의자 위에도 담뿍 앉아 있었다.

장곡사로 들어가는 짧은 길이었지만 아름드리 나무들이 많고 저마다의 색으로 치장하고 있다.

입구에서 보이는 장곡사는 그저 자그마한 사찰이지만 세월이 묻어나는 모습은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는 듯 장엄함이 느껴진다.

대웅전을 지나 하늘에 닿을 듯한 계단에도 아름답게 물들은 단풍나무가 있다. 특히나 봄의 풍경과 다른 곳이 여기다. 그때는 그냥 계단이었는데 지금은 계단을 묻고 있는 단풍나무 그림이 되어 있다.

계단 좌측에는 장곡사의 세월과 함께한 듯한 커다른 고목이 한그루 서 있다.

계단 위로 올라가면 약수터가 하나 있다. 약수터 위에는 조그마한 불상이 있고, 약수터를 찾는 이들은 이 곳에서 기도를 하고 약수를 한모금 마시곤 한다.

어릴적 신고다니던 고무신을 여기서 볼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어딜봐도 오래전 그대로의 모습이어서 친근하고 푸근하다.

세월을 짐작케하는 이런 아름드리 고목들이 장곡사 주위에 즐비하다.

길가에 시멘트로 만든 턱에도 초록색의 이끼로 장식이 되어 고목들과 가을잎과 함께 어울려 있다.

인물이 좋아서 사진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깊어가는 가을이 사람을 풍경으로 만들어 아름다워진다.

노란 은행잎을 뿌려본다. 꼭 확대해서 보시길~ 표정이 재미있다. ㅎㅎ


깊은 가을, 천년의 고찰 장곡사, 노란 은행잎...
사람이 만든 사찰이지만 천년의 세월을 거쳐 자연이 되었고, 그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 또한 천년을 함께 지내며 하나가 되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위엄은 말로 할 수 없는 힘이 있다. 또한 평온함이 있다. 다시 찾을 그때는 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지... 머리 아픈 일상을 벗어나 한장의 가을 사진을 선물해 준 이 곳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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