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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츠의 꿈

박근혜 탄핵 광화문 촛불집회, 악의 축 몰아내는 200만 촛불을 들다. 본문

새벽2시의 가로등

박근혜 탄핵 광화문 촛불집회, 악의 축 몰아내는 200만 촛불을 들다.

명섭이 2016.12.04 13:01

200여만명의 광화문 촛불집회, 그날의 함성을 잊을 수 없어.

박근혜 탄핵을 외치는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몇번이고 가려고 했는데 게으름과 여러가지 이유로 참여를 못하다가 너무 늦을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이번에는 도저히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광화문까지 주말에 가는 것은 처음인 듯 하다. 주말에는 잘 움직이지 않는데다 특별히 광화문까지 갈 일이 없기 때문이다. 직접 촛불집회에 참여하니 그 함성, 그 열정, 그 바램이 온몸을 감싸며 전율을 느끼게 했다.

정말이지 참여하지 않았으면 많은 후회를 했을 것이란 생각, 우리 국민이 자랑스러웠다는 생각, 또 하나는 정권이 이 함성에 귀울이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던 하루다.

 


<'박근혜 퇴진' 5차 촛불집회가 열린 광화문 광장>

 

필자는 최대호 전 시장님이 위원장으로 있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안양시 안양동안을 분들과 함께 했다. 이 날은 서울에 첫눈이 오면서 날씨가 추워진 날이었다. 그래서 혹시 많은 분들이 집회에 참여하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역에 내려서 보니 젊은 분들 뿐 만 아니라 나이가 지긋한 분들도 상당히 많아서 그런 걱정은 없겠다는 안심이 들었다.

 

시청역을 나서자 박근혜 탄핵 메시지가 담긴 인쇄물, 촛불 등을 무료로 나눠주는 분들이 많았다. 그들은 저마다 자신의 메시지를 조그맣게 달고 현 정권을 비판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나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영화화 한 '무현 두 도시 이야기'를 제작한 팀에서 배포하는 인쇄물을 메인 메시지로 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안타까움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노무현 대통령...

 

우리 일행이 먼저 도착한 곳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집회를 하고 있는 청계광장이었다. 앉을 자리는 물론이고 서 을 곳도 만만치 않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광장을 가득 매웠다.

광장의 맨 앞 무대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추미애 대표 등이 단상에 서서 연설을 하였다. 그들의 힘있는 강연 속 외침에 모두는 환호로 응답하였다.

 

군중 속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아이가 '주권자의 7대 요구'가 인쇄된 배포물을 읽고 있다. 이런 어린이 까지 이런 추운날 광장에 나오게 만든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권, 그리고 새누리당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가에서는 한 학생이 박근혜 저서 '내 마음의 여정'의 문구를 들고 서 있다. 추운 날 한참을 서있어야 할 학생에게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네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의 인상깊었던 문구가 지금 그대로 박근혜 자신에게 향하고 있음을 반전적으로 알리고 싶어서 들고 나왔다 한다.

사람들이 흔히 부러워하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 해도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필요는커넝 오히려 사회에 해를 끼치고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어 제발 좀 물러나 주었으면 좋겠다는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다. - 박근혜 <내 마음의 여정>, 1995

 

군중 속에 외국인 한분이 쓰레기를 치우면서 '홍익인간~'을 외치며 나타났다. 현 상황을 놀리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지만 연신 쓰레기를 치우며 다니는 모습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우리 일행은 한참동안 더민주당 집회에서 참여하다가 본격적으로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일행이 이동을 시작하자 바닦에 놓여져 있던 신문이 눈에 띄었다. 해드라인의 '육면초가 박근혜'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과연 이런 상황을 박근혜 대통령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아직도 빠져나갈 궁리 만 하고 있다면 결국 가장 큰 악(惡)으로 밖에 남지 않게 될 것임을 알았으면 한다.

 

이날 참여한 국민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이 가득하고 집회를 축제처럼 즐기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박근혜 탄핵을 외치는 함성 만큼은 무거웠다.

 

여러 행사와 집회가 열리는 청계 광정이지만 이날처럼 질서정연한 경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끔하게 집회가 이어졌다.

 

더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이 서서 연설하던 무대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성분은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하여 투표에도 잘 참여하지 않았던 것을 반성한다고, 이런 정권을 세운 것에 일조했다는 후회가 있다는 것을 시작으로 박근혜 최진을 외쳤다.

 

광화문 광장에는 어마어마한 국민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냥 대략 세어봐도 100만은 족히 넘을 것 같은데 경찰이 추산하는 숫자는 어떤 방식을 이용하는 것인지 의아했다.

우리 일행은 출근길 빡빡한 2호선 지하철 같은 군중속에서 한참 만에야 무대에 조금 가까운 곳에 설 수 있었고 더이상 이동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무대는 잘 보이지 않는다.

 

모인 분들은 서로 서로 촞불을 나누며 시위에 불을 밝혔다. 이렇게 모두가 하나의 초가 되어 광장을 밝히고, 그 빛은 더러워진 정권을 물리치고 세 세상을 열 수 있게 된다는 믿음이 가득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국회의원(강원도 춘천)은 촛불은 바람에 꺼진다는 말을 했는데, 지금 광장에 나와 촛불을 꺼 보라고 말하고 싶었다. 일부러 그런 말을 하는건지 몰라도 그런 그의 언사에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현장]사퇴 촉구 촛불 번진 김진태 사무실 앞 - 경향신문)

 

광화문 광장의 무대에는 탄핵을 주제로 한 공연과 미리 자유 발언을 신청한 분들이 무대에서 소신을 밝혔다. 그 중 한 가족 4명이 모두 무대에 올라 어린 아이부터 아빠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광장 끝에 보이는 '조선일보' 간판이 아슬하게 보인다. 지금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은 국민과 같은 마음으로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과연 그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만으로 세상을 바꿀수는 없다. 진정한 악의 축은 언론일수도, 기업일수도, 정치권일수도 있다. 아니면 그들이 얽혀서 하나의 악일수도 있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수백만의 국민들은 그런 점을 인식하고 긴장을 늦추면 안될 것이다.



 

이날 집회는 광화문 광장 뿐 만 아니라 종로 거리, 사직로, 새문안로, 시청까지 가득 한명 한명의 국민들로 가득 채워졌다. 이들의 주말 시간을 먹어버린 박근혜 대통령과 정권은 어떤 이유로든 미안해해야 한다.

 

누군가 들고 나온 피켓이 재미있다. "아이들이 놀이터 그네마저 싫어한다. 아이들 놀권리 위해 '근혜 퇴진!'"

 

처음 시청역을 나올 때 받았던 촛불의 받침컵을 무심코 바라보다 이 컵이 '한진해운'에서 나눠주었다는 것을 알았다. '한진해운'이 침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 또한 밝혀져야 할 사건이지 않을까?

 

갑자기 '아침이슬'이 울려 퍼진다. 무대에 예고없이 가수 양희은 씨가 등장한 것이다. 모두가 함성을 지르며 그녀를 반겼고, 또한 노래를 따라 불렀다. 80년대 민중가요로 불리던 그녀의 노래가 3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렇게 불러야 하는 현실이 무겁다.

 

이날 촛불의 엄중함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로 1분 소등을 했다. 모인 분들 모두가 정각 8시에 모두 불을 껏다. 주변의 일부 건물들도 함께 하는 모습이 보여졌고, 1분 후 모두가 다시 촛불을 붙여 광장을 밝혔다. 암흑 같은 지금을 촛불로 밝힐 수 있다는 퍼포먼스였다.

 

집회는 청와대를 둘러싸는 행진으로 이어졌다. 행진 중 JTBC 방송 차량이 보이자 'JTBC, 손석희~'를 외치기 시작했다. 언론이 바로서면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지, 그 반대로 악의 축에 서면 어떤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지 'JTBC'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 일행은 삼청동 쪽으로 행진을 시작했으나 얼마 가지 못해서 경찰의 차벽에 막혀서 행진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외국에도 이런 차벽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 정말 흉물스러웠다. 지금까지 평화로운 집회와 행진을 해 왔는데 차벽을 보자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차벽을 만들기 위해 경찰 버스를 어찌나 잘 세워놓았는지 한사람이 지나갈 수도 없을만큼 꼼꼼하게 버스를 붙여 두었다. 이런 정성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어떨까하는 안쓰러움 마음이 든다.

 

박근혜 퇴진, 탄핵을 위한 광화문 촛불집회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평화로움(이날 한명의 연행도 없었음), 대규모(수백만의 국민)로 진행이 되고 있다. 약 30년 전 선배들이 이뤄놓은 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침몰하는 듯한 안타까움이 국민들을 광장에 불러모았고, 그들은 지금 자신의 촛불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잘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 퇴진으로 악을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언론, 기업, 검찰, 정치권은 여전히 연결고리를 가지고 세상을 움직여 가려 할 것이다. 지금 국민의 열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의 힘이, 근원이 되는 악을 뿌리뽑을 수 있도록 지켜보고 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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