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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랄라 스마트폰 리뷰

강제 기본 설치 통신사 앱, 호응 없이 사용자 락인(Lock-in) 될까?

명섭이 2016. 4. 29. 08:00

보급형 스마트폰에 설치된 21개의 통신사 앱, 정말 너무한다.

최근에 새로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SKT 스마트폰의 기본 설치 앱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다. 이번에 사용하는 폰은 보급형인 'LG 스타일러스 2'라서 그동안 사용하던 프리미엄 폰에 비해 사양이 떨어진다.

가급적이면 꼭 필요한 앱 만을 설치해서 사용하려고 했는데 이미 초기 상태부터 꽤 많이 설치된 앱들은 보면서 조금은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스마트폰에 기본 설치된 앱을 보니 그나마 제조사 앱은 기존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제조사 앱은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설치되어 있지 않고 추천 만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통신사인 SKT의 앱은 달랐다. 갯수가 줄기는커녕 여러 앱 서랍에 나누어서 더 많고 복잡하게 설치가 되어 있다. 기본 통화 앱을 바꿔버리는 T전화부터 쿠폰 앱, 전자기갑 앱, 지도, 네이트, 11번가 등 SK텔레콤과 SK 자회사 앱들이 수두룩 빽빽하게 설치되어 있다.

 

통신사 SKT 기본 설치 앱 통신사 SKT 기본 설치 앱
통신사 SKT 기본 설치 앱 통신사 SKT 기본 설치 앱

앱 서랍의 이름을 보면 '행복한 T', '편리한 T', '알뜰한 T' 등이 있고, 앱 서랍에 담아두지 않은 Syrup 웰렛 등의 앱들도 여럿 보인다.

'행복한 T'에는 이제는 거의 머리속에서 잊혀진 '네이트'가 보이고, '편리한 T'에는 수년간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T Cloud', 'T 연락처', '스마트터치' 등이 보인다. '알뜰한 T'에는 '11번가 쇼킹딜', '11번가', 그리고 낯선 앱들이 있다.

그 밖에도 전자지갑 'Sysrup 웰렛', 'T map' 등은 앱 서랍이 아닌 화면 바닦에 설치되어 있다. 총 21개의 앱의 SKT 관련 앱이 기본 설치되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로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삭제할 수 있는 앱은 최대한 삭제하고 사용을 시작한다. 새 폰을 사용하면서 기본 설치된 앱을 삭제하고 사용을 시작한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LG 스타일러스 2'에 탑재된 'LG UX 5.0'에서는 삭제한 앱을 24시간 안에 복원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그러므로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앱을 마음 편하게 삭제할 수 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삭제한 앱 때문에 문제가 된다면 '공장 초기화'를 하면 되므로 안심하고 앱을 삭제해도 된다. 꼭 필요하지 않은 앱들도 삭제를 못하게 하고 있으니 문제가 생길 염려는 거의 없다.

 

SKT가 곱게 차려놓은 앱 들 중에서 10개 이상의 앱을 삭제하였다. 삭제한 앱은 폰을 보호해줄 것 만 같은 'T guard', 주변 음식점 등을 찾아 미리 주문한다는 'Syrup 오더', 'T연락처', '11번가 쇼킹딜', 'T통화도우미', 'oksusu', '멜론', 'Syrup Table', '11번가', 'T cloud' 등이다.

삭제한 앱들 이외에도 전혀 사용하지 않는 'T전화'는 삭제가 불가능하다.

 

통신사에서 앱을 미리 설치해두고 삭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부가 수익을 올리려는 것 보다는 다른 통신사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락인(Lock-in)' 효과 때문이 크다.

대표적인 앱이 'T map'이다. 일단 네비게이션으로 해당 앱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눈과 손에 익어서 이후에도 'T map'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해서 SKT를 선택할 가능이 있다.

그리고, 몇년전부터 밀고 있는 'T전화' 또한 대표적인 '락인(Lock-in)' 앱이라 하겠다. 스팸 차단, 주소록에 없는 전화번호 검색, 녹음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대부분 다른 앱들로 사용이 가능하고 오히려 기본 통화 앱에 비해 무거워서 불편할 때가 많다. 그렇지만 'T전화'를 사용하게 되면 기본 통화 앱이 낯설어지고 그래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그럼 이런 기본 설치 앱들이 사용자 '락인(Lock-in)' 효과는 충분히 주고 있을까?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런 앱들 때문에 기본 폰 사용에 불편함을 줄 수 있고, 자꾸 아무것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순정 폰을 찾는 이들도 늘어가고 있다.

자사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으로 강제 설치 앱을 유지하는 통신사는 좀 더 사용자 가치 측면에서 바라봐 주길 바란다. 특히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늘어가고 있는 지금 이런 행태는 더욱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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