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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혁신 대 토론회, 행자부 정종섭 장관의 의지와 각계의 고충 들어

명섭이 2015. 7. 5. 16:59

경제·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를 풀어라, 5시간 끝장 토론

지난 6월 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경제단체, 기업인, 전문가, 시민,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약 400여 명이 참석한 ‘경제단체와 함께 푸는 규제혁신 대토론회’가 열렸다.

원래는 3~4시간 가량 진행되는 토론회를 예상하고 참석했으나, 각계의 뜨거운 논쟁으로 무려 5시간 가량의 마라톤 끝장 토론이 되었던 자리였다.

조금 늦었지만 그날의 뜨거운 열기를 회상하며 대토론회의 소감을 정리한다.

 

"되게 하려면 '방법'이 보이고, 안되게 하려면 '규제'가 보인다." 이날 배포한 인쇄물의 맨 끝에 기재된 문구다. 행정자치부 정종섭 장관이 이 날 주장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반드시 이 문구를 기억하고 토론이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간만에 방문한 대한상공회의소. 이전에는 세미나를 듣거나 회의를 하기 위해 방문했었는데 오늘은 패널로 발표를 하기 위해 방문을 하니 기분이 남다르다. 비록 내 발표 시간이 짧아도 행정자치부 정종섭 장관을 비롯한 수많은 분 들의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 준 것이니만큼 의미있게 보낼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이날 토론회는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 후속조치 일환으로 개최되었으며, 4대 경제 단체인 전경련, 중기중앙회, 대한상의, 외국상의 등이 모두 참석하여 10대 핵심규제에 대해 발표 및 논의를 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총 5개의 세션으로 구성된 토론회는 제1세션 외국인 투자기업의 규제애로, 제2세션 전경련의 규제 토론, 제3세션은 자유토론 형식으로 생활공감모니터단, 블로거, 청년사업가, 사이버 서포터즈 등이 발표를 하였다. 제4세션은 중기중앙회 본부장 발제,  인증규제, 공공기관 입찰참가 진입장벽 등의 토론, 마지막 제5세션은 대한상의의 입지규제와  행태규제 개선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이 있었다.

 

김종석 홍익대학교 교수께서 이 날의 사회를 맡아주셨다. 김 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간간히 날카로운 비판으로 긴 시간을 이끌어 주었다.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면 발표를 하는 분들은 규제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해 해당 부처의 공무원 분들이 답을 주는 방식이었다. 장관까지 동석한 토론회다 보니 담당 공무원 분들은 조금 긴장된 모습이 보이기도 했으며, 최대한 성실히 답을 하려는 자세가 보였다.

 

제1, 제2 세션이 끝나고 휴식시간을 가진 후 제3세션이 이어졌다. 이전에는 차관계서 참석하였다가 이 때부터는 정종섭 장관이 참석하여 7시가 다 될 때 까지 자리를 지키셨다.

 

정종섭 장관은 각 발표자의 발표와 담당 공무원들의 답변이 있은 후, 때때로 문제점에 대해 행정부 수장으로써 방향을 재 정립하고 담당 공무원들에게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하셨다. 이번 규제 개혁은 목숨을 걸고 추진하겠노라는 말씀을 여러차례 하시며 의지를 보이셨다.

 

제3세션 자유토론 시간에 나는 블로거를 대표하여 온라인 규제에 대해 발표를 하였다. 글로벌 마인드를 고려한 규제 완화와 빠른 인터넷 산업의 발전에 미치지 못하는 법제화에 대해 발표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글로벌 마인드를 제한하는 규제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게임 앱 서비스를 중단한 지 몇년이 흘렀습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해 국내에 서비스되는 게임은 모두 심의기구의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의 등급분류를 받기 만무하고 굳이 그에 따르면서 사업을 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애플 사용자 중 일부는 한국 앱스토어의 앱 다양성이 떨어져서 한국과 미국에서의 애플 아이디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는 애플의 규정 위반이고, 발각되면 계정 삭제 등 조치가 취해지지만 이런 방법을 선택합니다.
이유는 음악, TV, 영화, 책 등의 서비스가 한국에서는 지원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서비스가 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언어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외치지만에 기존 법 테두리는 이처럼 글로벌 스럽지 못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런 것은 산업 발전이 되고, 사업을 펼치는 입장에서 뿐 만 아니라 글로벌 인재가 나올 수 없는 환경에 일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 보호를 위한 법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용자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짚어져야 합니다. 특히 거대한 인터넷 시장을 잃지 않으려면 빠르게 고처져야 합니다.

 

2. 업에 대한 이해없이 느린 법제화에 따른 피해
"규제"라는 것은 특정 사항을 제한하는 것이지만, '핀테크'와 같이 해당 업에 포커스된 법이 없어서 산업 자체가 형성되지 못하고 그래서 의도치 않게 규제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인터넷을 통한 '클라우드 펀딩' 사업을 하려면 대부업이나 그와 유사한 업종으로 신고를 해야 합니다. 이런 업종은 국민의 인식 상 사업이 되기 어렵습니다. 빅데이터 분석 분야 또한 심각합니다. 우리는 현재 개인인정보보호법의 프레임에 갇혀 제대로 된 분석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법이 만들어져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분야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빠르게 변화해갑니다. 관련 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어도 선점하지 못하고 쫓아가야 만 하는 신세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마존의 원클릭 결제와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규제 개혁이라는 틀에서 발표를 하다보니 세부안 보다는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을 하였다. 그래서 다소 거친 부분이 있다.


 

이날 옆 자리에는 경북대학교 김성준 교수께서 동석을 하였고, 내가 발표할 내용에 대해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눴다. 후에 전문가 의견 시간에 김교수께서 내 의견에 동의를 하며 그 내용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몇가지 제시하셨다. 

김성준 교수는 이날 처음 뵈었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옳은 방향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제3세션의 발표가 끝난 후 정종섭 장관께서는 나의 의견과 같은 언지로 말씀을 해 주셨다. 특히 글로벌 마인드를 입으로 만 외치는 현실에 대해서 강하게 지적을 하셨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날 각 산업 분야별로 매우 많은 의제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서 내가 관심있고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들으면서 적어 보았다. 아마도 아래 내용을 보면 이 날의 분위기를 다소나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기술에서 각광받는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탑재하려면 현재 법으로는 국내에 제공하는 서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유럽의 자동차 기업들은 해당 국가에 서버를 위치시키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 출시되는 차량에는 탑재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64%가 山地로 구성되어 있다. 생태 및 환경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여 난 개발을 피해야 한다.

설악산에 추가적인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찬반 논리가 있다. 노약자들도 설악산 정상을 밟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발을 해야 하지만 너무 많은 분들이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산지 훼손이 가속화할 수 있다.

우리의 관광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몇몇 유명한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관광지가 미개발 생태다. 관광객이 늘어날 경우 환경이 훼손된다는 것은 예전에 기반 지식이 없을 때의 말이다. 해외 최고의 관광 자원 관리 방법 등을 잘 살펴서 유연하게 추진할 부분이 있다. 하지만 산지의 관광특구 등은 고민할 부분이 많다.

관광 개발과 관련되어서는 101개 부처에서 20개의 법률로 다루고 있다. 이렇게해서는 옳은 방향으로 개발을 해 나가기가 어렵다.

매일 2만여 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만들어지고 있다. 화평법,화관법 등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다만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세분화하고 중복 규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

여러 부분에서 규제를 풀기 위해 법안을 만들고 있고 만들었지만 잘 모르는 것들도 있었다. 이런 것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규제를 해온 분야에 있어서 그 덕을 본 승자와 그로 인해 피해를 본 패자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을 하기가 어렵다. 개혁은 어느 한쪽의 손익을 따지기보다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 환경오염은 비도덕적인 행위다. 시장 실패 시 필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하기 위해 정종섭 장관은 전국을 돌면서 끝장 토론을 하겠다고 하셨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날의 의제들이 모두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개혁의 의지가 있고 지속한다면 세상은 조금씩 변할 것이다. 이제 시작했으니 끝을 보기 어렵더라도 부디 멈추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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