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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대성횟집, 민어회의 고소함과 어릴적 푸근함이 있는 목포 맛집 본문

여행과 일상

목포 대성횟집, 민어회의 고소함과 어릴적 푸근함이 있는 목포 맛집

명섭이 2015. 5. 2. 21:18

목포 대성횟집, 살살 녹는 민어회에 인심을 더해.

 

아주 오랫만에 목포에 있는 친구를 만났다. 수년 전부터 전화로 만 안부를 물으며 보자 보자 했었는데 목포 근처에 볼 일이 생기고서야 찾아 갈 수가 있었다. 아마도 10여년 만에 친구를 만나는 듯 하다. 

대학을 졸업한 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친구는 얼마전 봤던 것 같은 모습이라 반가웠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어 낮이었지만 서둘러 식당에 향했다.

 

 

살살 입에 녹는 일품 '민어회'와 정겨운 분위기가 좋았던 목포 대성횟

 

<목포 대성횟집>

친구가 특별한 음식을 대접하겠다며 찾아간 곳이 오늘 소개할 목포 대성횟집이다. 민어회를 주로 하는 곳인데 다른 곳보다 저렴하고 맛이 좋은 집이란다. 오랜 친구와 함께 있는 것이니 음식이 뭐 중요하겠냐며 찾았지만 처음 먹어 본 민어회에 감동을 하고 말았다.

 

식당에 들어서자 참으로 오래전 시골 동네 음식점과 같은 실내 분위기에 어리둥절했다. 오래전 나무 테이블, 벽지, 형광등, 바닥재 등 도심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인테리어였다. 거기에 구석구석 먼지 하나 없을 것 같은 깔끔함도 눈에 들었다.

 

민어회 가격은 4만원이었다. 서울에서 먹으려면 족히 10만원은 넘는다고 알고 있는데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다. 거기에 매운탕이 5천원이라니, 정말 어디보다 착한 가격이었다.

 

우리가 대성횟집을 찾은 시간이 많이 일러서 주인 어르신이 휴식을 취하던 때였던 것 같다. 우리가 주문을 하자 혼자서 이것 저것 준비하시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가게 안에 놓여진 TV와 냉장고 난방기구 등을 보니 오래된 기기들은 아닌 듯 한데 주인 어르신의 취향을 물씬 덧입혀 놓아서 오래된 기구들로 보였던 것이다. 빨간색 꽃무늬를 좋아하시는 듯^^

 

곧 밑반찬이 놓여졌다. 민어회를 주문했는데 돼기고기 수육과 박대 또는 서대로 보이는 찜과 함께 얹어 먹는 기본 반찬들이다.

 

민어회를 찍어 먹는 양념장이 개인별로 놓여졌다. 빨간 고추장 같은 것이 주되 보이지만 별로 맵거나 하지는 않았다.

 

드디어 매인 음식인 민어회가 등장했다. 민어회라는 것 자체를 처음 보았고 다른 회와는 조금 다른 거친 모습이었다. 친구는 연신 먹어보라고 난리다. 먹어보면 그 진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친구 말대로 먹어보니 민어회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이런 회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 양념장을 올려 먹어도 깻잎에 파 등을 올려 먹어도 다 맛있다.

 

민어 껍질을 불에 그을린 것과, 부레, 뱃살(?) 등이 함께 제공되었다. 부레는 껌을 씹는 것 처럼 쫄깃쫄깃했고, 껍질은 부드러웠다. 각각 부위마다 다른 맛이 있어서 민어회를 먹으며 하나씩 짚어먹는 것이 별미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민어 뼈를 조아서 양념을 해 내어주셨다. 처음에는 뼈라고 해서 어떻게 먹을까했는데 전혀 뼈 같지 않고 술 안주로 먹기 좋았다.

 

민어회를 거의 먹어갈 때 쯤 매운탕이 나왔다. 솔직히 회를 너무 맛있게 먹은 이후라 매운탕은 어떤 맛이었는 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쁘지는 않았던 정도였던 것 같다.

 

<대성횟집 전화번호 : 061-272-9308 <- 댓글로 알려주셨네요^^ >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민어회가 지금도 생각난다. 회가 입에서 녹는 듯 사라지는 식감과 함께 제공되었던 민어의 여러 부위 요리들이 참 신선했다. 화려하지는 않은 소박함과 맛난 음식, 그리고 음식을 주시면서 웃음지으시던 주인 어르신이 생각난다. 친구 덕분에 뜻밖의 포식을 한 하루였다.

 

제수씨가 조금 늦게 도착을 해서 함께 했다. 친구야 행복하게 잘 살아라.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언제일 지 모르겠으나 마음 만은 언제나 너와 함께하던 대학 시절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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