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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냉면' 인천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거리를 다녀와서. 본문

여행과 일상

'할머니 냉면' 인천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거리를 다녀와서.

명섭이 2013. 8. 11. 15:33

인천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 할머니 솜씨가 묻은 옛 맛의 냉면

인천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거리로 가족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 소문으로 만 듣던 곳이었고 차를 타고 가서까지 먹을 곳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는 했지만 아내와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소중한 주말 시간 일부를 할애하기로 했다.

화평동 냉면거리는 더이상 도심에서는 볼 수 없을 것 만 같은 70년대 향수가 물씬 풍기는 그런 골목이었다. 십수개의 냉면 가게가 한줄로 늘어서 있고, 저마다 '원조' 또는 '소문난' 등의 수식어와 함께 간판을 걸고 있었다.

가로등에도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거리'라는 안내판이 걸려 있었다. 아마도 인천시에서도 명물로 지정해 놓은 모양이다.

 

어떤 가게가 맛집인지 알 수가 없어서 인터넷도 찾아보고 가게마다 둘러보다가 '오백냥 할머니 냉면'이라는 간판을 보게 되었고 30년 전통이라는 문구가 함께 있는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래 전 냉면 한그룻에 500원할 때 부터 시작한 원조집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할머니 냉면' 가게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냉면거리의 한쪽에는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넓게 있어서 주차장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가게에 들어가서 눈에 띄는 것이 연예인 들 인증 사진과 위의 문구였다. 아마도 양이 많아서 하나 시켜놓고 둘이서 먹는 사람이 많아서 사람 수대로 주문해 달라는 것일 듯 하다. 얼마나 양이 많길래..

 

아이들이 다 못먹을 것 같아서 어른들은 비빔냉면을 시키고, 아이들 둘은 한그룻을 시켜서 나눠서 먹기로 했다. 위 사진 왼쪽에 있는 그릇이 원래 그릇이고, 오른쪽의 작은 그릇이 널어 먹은 것이다. 큰 그릇에 냉면이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국물 속에 냉면이 가득하다. 양이 진짜 많았다.

 

 

내가 주문한 비빔냉면이다. 그냥 봐서는 별다른 것이 없어 보이는 그냥 녕면이다. 면의 색깔이 검은빛을 띄는 것은 칡이 들어가서 그런 것 같다.

 

세숫대야 냉면이라더니 냉면 그룻이 정말 크다. 중학교 다니는 큰 아이의 얼굴과 비교해봐도 엄청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만한 그릇에 양도 많아서 한 그릇 시켜서 두세명이 먹는 이들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반찬은 대충 썰어 담근 듯한 무우 김치 하나가 전부다. 약간 달달한 맛의 김치가 시원하긴 했지만 손이 많이 가지는 않았다.

 

작은 아이는 조금 매울 듯도 한데 국물까지 후루룩 마신다. 맛은 땅콩 가루를 넣은 듯하고 다른 냉면들에 비해 고소한 맛이 많았다. 얼음이 좀 더 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체적으로 맛은 좋은 편이었다.

 

벽에는 여러 연예인이 방문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인승 사진이 많았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하지원 양도 먹었다는 사진을 보고 살짝 미소가..^^;;

 

냉면은 물냉면과 비빔냉면 두가지가 전부이며, 한그룻에 5,000원이었다. 500원일 때 부터 시작했다니 어느새 10배가 오른 가격이다.

 

가게 앞에는 호박엿 파는 리어카가 있었다. 작은 아이가 졸라서 엿을 사서 먹어보니 맛은 괜찮았는데 이빨에 많이 달라 붙는다. 틀림없이 엿 파는 아저씬느 달라붙지 않는다고 했는데.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을 차를 타고 이동해서까지 먹을 만 하냐고 물으면 한번은 먹을 만 하다고 답할 수 있겠다. 다른 곳과는 다른 고소한 맛이 있고, 양도 충분해서 한끼 식사로 충분했다. 그렇다고 대놓고 다닐 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이 근처를 지날 일이 있다면 다시 들러보고 싶은 정도이긴 하다.

그리고, 예쁘게 다듬지 않은 가게 풍경이나 냉면 그룻, 그리고 냉면거리가 '할머니 냉면' 가게의 이름처럼 오래된 할머니가 생각나는 그런 맛이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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