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츠의 꿈

어느 동네 해지는 풍경, 하늘의 눈동자가 된 일몰의 해 본문

새벽2시의 가로등

어느 동네 해지는 풍경, 하늘의 눈동자가 된 일몰의 해

명섭이 2013. 5. 26. 21:10

 

지는 해를 바라보는 시간은 왠지 모를 엄숙함이 있다. 마치 하루를 정리해야 할 것 같은 느낌, 아니 살아온 세월을 돌아봐야 만 할 것 같은 큰 아우라가 느껴진다. 이런 시간의 이런 해는 매일 같이 반복되고 있지만 그것을 보지 못하고 살다보니 어느날 문득 보이는 일몰의 해가 크게 느껴지는 것일 것이다.

 

퇴근 시간에 보는 해는 더욱 느낌이 짠하다. 길이 막혀서 짜증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일몰이 내 길을 따라 안내해 주는 듯 느껴질 때면 나도 모르게 카메라 셔터를 누르곤 한다. 그리고 누군가에세 말하고 싶지만.. 그저 나 혼자 만의 느낌일 뿐.

 

일몰의 해는 언제나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그림으로 노을을 만들며 지고는 하지만 그날 하루를 투영하듯 내 분위기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다.

오늘 일올의 해는 '하늘의 눈동자'다. 반지의제왕에 나오는 사우론의 눈 보다는 선해 보이지만 세상을 내려다보는 하느님의 눈인 듯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진다. 하늘 아래 하잘것 없는 인생들이 바둥거리며 사는 것이 재미있을 수도, 신기할 수도, 또는 부러울 수도 있겠지. 그 중 먼지 만한 존재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해는 시간의 약속에  맞춰 서서히 낯익은 동네의 아파트 사이로 사라져 간다. 내일 또 볼 수도 있겠지만 그 해는 지금의 이 해는 아닐 것이다. 그저 비슷한 사람들과 마주치며 어제의 그 사람인듯 대하며 살아가는 우리네 하루 처럼 말이다.

 

어둑해지는 하늘에 새 한마리 날았다면 더 아름다운 풍경이었겠지만 온르은 이것 만으로도 내 가슴은 벅차다. 내일을 사는 인생이 성공한다지만 지금을 보지 못하면 내일도 없겠지. 지금의 사람, 공간, 느낌... - 괜한 감성에 몸이 무뎌진 어늘 하루에서

 

 

Comments